사업 5년 차, 잘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by 재니정

2022년 8월 15일은 광복절이면서 회사 설립 4주년이었다. 2017년 아버지의 업을 떠안고 1년 뒤 어느 빨간 휴일에 아무도 모르게 나는 내 이름이 대표로 있는 사업체를 만들었다.




#왜 사업자를 만들었을까?


첫째, 아버지가 했던 업은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오랫동안 가정을 위해 헌신하셨던 터라 회사의 자본이 가정과 많이 엮여있었다. 벌어들인 수익은 그대로 가정에 들어가야 했고 가정을 위해서 사업자 대출도 많이 받으셨었다. 내가 좋은 거래를 따오고 열심히 일해도 최우선은 사업을 키우는 게 아니라 가족을 돌보고 지키는 것이었다. 소위 말하는 가족 사업.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혈연관계가 나와 함께하는 든든함, 동시에 혈연관계가 아니면 아무도 믿지 못하는 양날의 검과 같았다. 가업을 물려받는 건 재벌들이 하는 얘기다. 가업은 대부분 떠안기 마련이다.


둘째, 기존의 공급처 네트워크를 벗어날 수 없었다. 잡지 인터뷰와 책 출간을 인연으로 좋은 공급처를 딸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활용하기가 어려웠다. 기존에 쌓아왔던 공급 이해관계가 무너졌기에 이 공급처를 커버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체를 설립할 수밖에 없었다. 함께 시장을 키우고 모두 성장하려는 공생의 시장 안에는 엄격한 상도덕이 존재했다.


마지막, 나의 말에 힘이 필요했다. 아버지 업을 떠안았어도 결국에 대표는 아버지였다. 거래처는 사장이 직접 납품하지 않는 것에 성의가 없다고 불평했다. 내가 옳은 말을 해도 넌 됐고 사장이랑 이야기하겠다며 재활병원에 있는 아버지에게 다짜고짜 전화하며 따졌다. 아버지는 '우리 애와 이야기해보셔라'라는 나를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로 깎고 들어가는 대답은 덤으로 골치 아팠다. 내가 사장이 되어 말하는 게 훨씬 편하고 내 성장을 위한 방법이었다. 내 방법이 틀릴지라도 그걸 고치고 보완하는 것조차 나 스스로가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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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면서 뭘 깨달았을까?


사업은 물 흐르는 것과 같다.

월말에 계산기를 딱딱 두드려보며 이번 달은 얼마를 벌었는지 알아도 실제로 이 수익은 존재하지 않는다. 거래처의 수금 기간은 생각보다 길고 나 역시 공급처에 제때 결제할 때가 적었다. 이번 달 결제를 다음 달 수익으로 메꾸는 게 다반사였다. 아무리 내가 깔끔한 맺음을 만드려 해도 결국 사업은 한번 출발하면 멈추지 않았다. 미래를 담보로 빌려온 현재를 과를 갚는데 썼다.


그렇기에 생존은 참 어렵다.

사업 사이클이 돌아가기 시작할 때쯤 참 많은 외부 조건이 나를 옥죈다. 고객과 공급처와 국세청과 그리고 내 가족과 싸운다. 큰 나무가 되기 전 묘목 주제에 거쳐야 할 풍파가 많다고 당연시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모험을 해야 하고 사업성이 좋다면 그 숱한 경쟁자를 물리쳐야 한다. 그 외에 자잘한 외부 자극에 맞서야 나중에 큰 나무가 된다고 배웠다. 묘목 때 아팠던 상처는 커가면서 아물거나 내 큰 몸에 아무렇지 않은 크기가 되어버린다.


사업은 돈을 편하게 벌자는 욕구에서 시작한다.

전라남도까지 직접 내려가서 납품을 하고 '오늘 하루 고생했다. 남은 하루는 쉬자'라며 맥주를 뜯어서는 안 된다. 화물 택배로 바로 붙여버리고 사무실에 앉아 제품의 지속적 판매가 들어올 온라인 알고리즘을 짜야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밤새서라도 고민해야 한다. 사업에는 거창한 가치는 없다. '나 좋자고' 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좀 더 편하게 일했으면 좋겠다. 오전에 여유롭게 운동을 해도 오후에 지인을 만나 가벼운 맥주 한잔을 해도 자동으로 돈이 벌리는 구조. 유튜브에서 항상 보는 그 '경제적 자유'. 꼴보기 싫은 단어이나 우리 마음 속 한켠에 자리잡은 욕망이 아닐까?


사업은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저냥인 뜻이 아니다. 사업은 구름같이 뿌옇고 미세한 입자고 이루어져 어떻게 특정하고 평가할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나는 스스로 못한다 생각하지만 누군가한테는 생존한 게 어디냐고 칭찬받기도 하는 등 싱숭생숭한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럴 바에는 잘하는지 못하는지에 대한 고민 자체를 접는 게 내 마음이다. 우직하게 행동하고 튼튼하게 성장하면 된다.




#좋은 사업 마인드란 무엇일까?


매일매일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지기. 단, 가볍게.

매일 스스로의 업데이트가 있나요?


과거 직장의 팀장님이 해주신 말이 떠오른다. 내가 번아웃에 빠져 아무 일도 못한다고 고민했을 때 해주신 말이었다. 종료만 누르면 윈도우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며 꾸역꾸역 꺼지지 않는 내 노트북처럼 오늘과 내일의 나는 어쨌든 달라야 한다. 먼 미래에서 지켜봤을 때 비록 실수이거나 다운그레이드일 수 있지만 오늘내일이 다름에 소소하게 만족하는 게 좋다.


단순하게 생각하기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요리조리 핑계를 대며 피하다가 결국 본전보다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 못할 이유가 없다면 어쨌든 실행해보는 게 좋다고 본다.


생각보다 실천하기

많은 사람들이 하는 조언과 이야기가 뻔하고 당연하게 들린다면 그건 내가 지식이 풍부해서가 아니다. 알면서도 못하는 것이다. 가끔은 나를 잘 아는 사람보다 처음 보는 사람이 지나가며 임팩트있는 조언을 해줄 때가 있다. 거기에 뼈가 있다. 얼마나 훤히 보였으면 처음 봤는데도 그런 얘기를 해줄까?


가끔은 결과보다 과정을 보기

학창 시절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고, 사회에 나가며 결과가 좋다면 과정도 좋다는 현실을 느꼈다. 지금은 다시 옛말을 되새기는 중이다. 결과만 보면 성격이 급해지고 하지도 않는 실수를 한다. 어쩔 때는 차근차근 과정만을 보며 어느덧 결과가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기쁨을 누려보는 것도 좋다. 결과가 까마득하고 시간이 걸린다면 나는 군시절에 예초기 돌리던 시절을 떠올려본다. 어떻게 하다하다 보면 결국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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