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CK 2018 끝나고 난 뒤

전시회 Young Creative Korea 2018 에 대한 단상

by 재니정

그래픽 디자인 브랜드 URBANOIZ가 디노마드에서 주최하는 Young Creative Korea 2018(이하 YCK)에 전시를 진행하였다. 이 전시회에서 있었던 일, 느꼈던 여러 단상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4.jpeg 어바노이즈의 전시 설치 모습



---READY---


*5월 18일-22일 아라아트센터

이번 YCK 2018은 석가탄신일이 끼어서 5일 동안 진행되었다. 5일간의 전시는 꽤나 힘들었다. 다행히도 전시자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룰은 없었지만, 나의 전시 규칙상 최대한 자리를 지키려 노력하였다. 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관람객은 우리 브랜드를 훑고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 자칫 지나칠수도 있는 흘끗 봄을 나만의 최애 디자인 브랜드로 만드는 것, 내가 전시장에 버티는 목표였다.


*전시 설치

전시를 설치하기까지의 철저한 준비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아무리 체크리스트, 제품리스트를 작성하여도 설치에서의 리스크는 어떻게 해서라도 발생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나오던 TV는 나오지 않고, 잘 포장되어있던 제품의 포장을 뜯어보면 부서져있다. 좋은 전시가 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생길 리스크를 어떻게 침착하게 대응할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YCK 도록 실수

도록을 보니 엉뚱한 이름이 적혀있었다. 물어보니까 우리가 빈 파일을 주었기 때문에 그 빈 파일을 그대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내가 1차적으로 잘못하긴 했지만, 주최 측에서 한 번만 재확인만 했다면 이런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아쉬웠지만 아쉬움을 토로할 수 없는 내 잘못의 상황이 너무 싫었다. 도록은 아직 뜯어보지 않았다.


*조명 설치

조명을 하나 추가하였는데 달아주지 않았다. 서포터즈 친구들을 통하여 요청하였지만 결국 3일째가 되어서야 달아줬다. 우리가 얼마나 싫었으면 달아주지 않았지 싶었다.


*낡은 TV

황학동에서 업어온 3개의 오래된 TV의 감가상각은 꽤나 빨랐다. 여럿 페스티벌에서 하루 종일 켜져서 열일하던 TV는 다시는 켜지지 않았다. 가전제품은 소모품이라는 이야기가 머리 주위를 맴돌다 이제서야 귓가에 박혔다.




---PRODUCT---


*모바일게임 <어바노이즈 공화국>

디자인 전시회에 게임이 있어?라는 의문을 남기는 고객이 대다수였다. 그냥 스마트폰으로 켜놓은 작품인 줄 알고 지나가다가 '이거 모바일 게임이에요.'라고 말하면 바로 플레이해보고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신기해한다. 디자인 전시회에서 모바일게임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일인 건지 모르겠다. 충분히 과거에도 엄청 많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우리는 좀 더 인터렉티브 한 작품을 원했을 뿐이고 그 인터렉티브 한 결과물이 '인디게임'이라는 분야에서 가장 구현이 잘 될 것 같다 생각했다. '얘네가 이런 것도 만들어?'하는 호기심 어린 표정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온다. 감탄보다 신기함, 호기심어린 반응이 훨씬 더 좋다.


시민이 되기 위한 주인공의 모험을 그린 모바일게임 <어바노이즈 공화국>


*그래픽스티커

그래픽스티커가 품절되니 다른 제품도 잘 팔리지 않는다. 제품이 연결성이 있어야 제품이 연쇄적으로 판매됨을 아는 순간이었다. 하나라도 무너지게 되면 판매량은 줄어든다. 디자인 브랜드에서의 디자인을 직관적으로 담은 스티커는 굿즈 판매의 중심이 된다. 그게 바로 그래픽스티커였다.



*카드스티커

카드 스티커는 예전에 몇몇 인디브랜드가 소소하게 만들던 굿즈였다. 카드 스티커를 재작년부터 생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뻔하기만 한 카드에 이런 디자인을 부착하는 행동은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는 비결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체크/신용카드가 거지같은 디자인으로 나오는 이상 카드스티커 판매는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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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

어바노이즈 제품 중에는 라이터가 있는데 고객 80%가 여성이었다. 담배 피우는 여성이 많아졌다는 뜻인지, 여성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이어서 그런 건지 궁금하다. 가격은 생각보다 적절하였다.


*팔찌

팔찌는 가장 매끄럽게 빠진 어바노이즈 굿즈 중 하나이다. 꽤나 잘 팔렸다. 사실, 팔찌는 무료로 나눠주는 프로모션용으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우린 가격을 책정하고 팔았다. 굿즈를 가진다는 것은 디자인을 소유하는 것이고, 디자인 소유는 고유의 가치를 지닌다. 그 가치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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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액자

사실 일러스트 액자 판매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단 1개만 팔았다. 어바노이즈가 작품으로 소유하기에는 아직 브랜딩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PEOPLE---


*다른 작가들의 전시 관람후기

다른 작가들의 전시들을 봤는데 그리 눈에 띄는 작품은 없었다. 굿즈 구매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촬영도 하지 않았다. 작품을 구현하는 스킬은 뛰어났지만 뭔가 그들은 규정된 바운더리 밖을 못 벗어나는 느낌이었다. 맘대로 표현하렴!! 대신에 이 울타리는 벗어나지 말고!!라는 룰이 있는 목장 속 양 같았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비슷한 느낌의 디자인도 많았다. 놀러왔던 한 친한 디자이너 형은 나에게 말했다.

'내가 이 층에서만 카피캣 5개는 찾았어,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긴 하지..'

디자인은 어떻게 확장되어야 할까?라는 과제가 생긴 전시회였다. 여러 디자인의 작품을 보면 단면만을 보여주는 느낌이 많았다. 디자인이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되려면 어느 정도 농익은 경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무슨 디자인이라고 해서 꼭 그걸 액자로 걸고, 엽서로 팔고 상투적인 방법으로 보여줄 필요없다 생각한다.(우리도 그랬지만) 디자인 안에 철학이 돋보이게 할 무언가라면 다 실험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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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행동

게임을 플레이해보거나 글을 읽어보는 사람들이 굿즈를 사지 않는다. 굿즈를 살 사람은 바로 굿즈를 찾아본다. 굿즈 구매자는 굿즈를 보고 살지 말지를 판단한다. 이때 굿즈에 대한 부연설명, 소통을 끼워주면 구매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어바노이즈 제품은 주로 스트릿 패션의 구매자들이 많이 산다. 일반적인 복장의 관람객은 일반적인 관람을 한다.


*You Can Kickass

이번 YCK의 또 다른 슬로건이기도 하는데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kickass라는 단어가 의도하는 대로 열정적이며 발칙하게 보이지가 않았다. 한편으로는 10-20대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너를 억압하고 있는 윗세대, 사회 시스템을 한번 걷어차보라고 생각하니 또 재밌기도 한 슬로건이다. 그러나 정말 Kickass를 해줬던 브랜드, 작가는 결코 없었다.


*레터링 스티커

레터링 스티커로 새긴 소개글에는 코딩 양식이 있는데 몇몇 사람들은 저게 그렇게 웃기다며 깔깔 댄다. 어떤 사람은 눈 정화하러 나왔는데 저딴 걸 봐야겠냐며 손사래를 친다. 좋던 싫던 이 사람들은 모두 개발자임이 틀림없다.



---SUMMARY---


YCK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할 수 있는 어쩌면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있는 신진 디자인 전시회라고 볼 수 있다. 몇백명이 되는 작가들이 칸마다 자신의 작품들을 걸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갔다. 그런데 작품만 걸고 다 어디간 것일까? 한명이라도 우리 디자인에 대해 알고, 메시지를 공감했으면 좋겠는데 '볼라면 봐라 지나갈테면 지나가고' 하는 디자이너들의 태도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한다고 디자이너가 아니다. 자신의 디자인 작품을 비로소 관객과 교류할 수 있어야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요약 네줄*

-디자이너들은 전시작품만 걸고 다 어디간걸까?

-YCK 2018은 신진 디자이너를 가장 대규모로 볼 수 있는 장이다.

-작가들의 규모에 비해 운영 인력이 적고, 운영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이 여럿 있다.

-신진 디자이너들은 어느 제한된 창작 바운더리에서 자유롭게 노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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