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뉴스레터 난나나의 동선 Pt. 1
잔잔은 '동선'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동시간대를 살아가는 사람-여자-20대-친구들, '우리'라고 부르고 싶은 그들의 움직임을 쫓아보려 합니다. 잔잔의 인터뷰에서는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중 만나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부지런히 주변을 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인데요. 그런데 여기 매일같이 카톡방에 '영감 파티'가 열리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뉴스레터 난나나의 두 편집자 주디와 페퍼입니다!
뉴스레터 난나나는 방송국 뉴미디어 채널 인턴으로 만난 두 사람이 만드는 인사이트 뉴스레터입니다. 미디어, 트렌트, 환경, 최신 이슈까지 폭 넓게 다루고 있어요. 약 이천 명이 넘는 구독자가 난나나의 소식을 매주 기다리고 있죠.
함께 새로운 것을 찾고 기록하는 사람들. 뉴스레터 편집자이자 '우리' 중의 한 사람인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아요. 난나나와의 인터뷰는 두 번에 나누어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뉴스레터 편집자로 함께하는 팀 난나나의 이야기와 주디와 페퍼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나누어 준비했어요. 그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인터뷰 읽기 전 알아보는 난나나의 자기소개!
페퍼 | 매일 생각하고 기록해요. 세상에 휩쓸리지 않도록 노력 중입니다 (진지)
주디 | 4개국어를 하는 만큼, 만물에 관심이 많아요. KPOP, 웹툰, 문화 콘텐츠의 덕후랍니다. 잡식성 오타쿠가 엄선한, 비밀스런 취향들을 구독자님들에게만 공개할게요.
나나 | 저는 사이버 세계를 유랑하는 유령 나나예요. 취향 떠돌이 나나가 일주일간 수집한 취향들을 보내드릴게요. 미디어, 경제, 환경, 최신 이슈까지! 나나가 엄선한 인사이트들. 꽤나 쏠쏠할 거예요!
지금 구독하고 있는 뉴스레터가 있으신가요? 약속된 시간에 트렌드를 쏙쏙 모아주는 뉴스레터 덕에 메일함만 열어도 세상 돌아가는 걸 알 수 있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뉴스레터 난나나를 운영하는 에디터 주디와 페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려 해요. 벌써 일 년! 일 년 동안 난나나는 어떤 길을 걸어왔고, 또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의 난나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페퍼
네. 저는 간단하게 써 왔는데요. (웃음) 꾸준히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싶은 사람이라고 소개를 하고 싶어요. 제가 편집한 시선들이 타인한테 재미를 주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주디
저는 브런치에도 쓰긴 했는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은 에디터 주디’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편집자의 새로운 역할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요.
페퍼
흠, 나나는 보통 사이버 공간 속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돌아다니거나 자거나 둘 중에 하나예요. 저희도 자주 못 만나요. 제일 바빠요.
주디
지금은 놀이동산에 가 있어요.
주디
이거는 확실히 페퍼의 콧노래에서 탄생하게 되었어요.
페퍼
그 순간이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나는데. 집에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때 둘이 주디랑 ‘우리 레터 이름은 뭐 하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기분이 좋아서 ‘난나나~’ 그냥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데 '어? 난나나 괜찮겠다!' 싶어서 주디한테 얘기를 했어요. 그러다가 또 나나를 발견을 해서 모든 게 딱 들어맞았죠.
주디
섹션을 ‘난’, ‘난나’, ‘난나나’로 나눈 것도 그 이름에서 출발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잠깐!
난나나의 뉴스레터는 세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있어요.
- 난: 짧게 스크랩한 흥미로운 소식들
- 난나: 좀 더 긴 서사가 있는 소식
- 난나나: 나나의 사심과 취향이 듬뿍 담긴 긴 글
잔잔
우리가 요즘에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식이 많잖아요. 유튜브를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브런치나 블로그에 글을 기고할 수도 있는데, 그중에서 뉴스레터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페퍼
일단 저는 확산성, 간편하게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요. 블로그는 계속해서 글을 써야 노출이 되고, 유튜브는 편집을 해야 되고, 브런치도 일단 작가가 돼야 되는데 뉴스레터는 그냥 돈만 있으면...(웃음)
주디
그런 현실적인 이야기를!
주디
어쨌든 뉴스레터는 일대일로 다가가는 느낌이잖아요. 우리가 처음에 시작할 땐 뉴스레터가 그렇게 많지 않았고, 블로그나 이런 데 올리는 건 사람들이 직접 찾아와서 봐야 하잖아요. 뉴스레터가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개인화의 느낌이 강하기 때문인 것도 있으니까요. 글을 쓰는 사람이 일대일로 다가가면 좋겠다는 게 이유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잔잔
난나나를 운영한 지 1년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작성하는 방법이라든지 아니면 에디터님들 스스로 마음가짐의 변화도 좋고요.
주디
일단 우리 레터가 성장했다고 느낀 게, 며칠 전에 0호 레터를 봤거든요.
근데 0호를 봤을 때 내용이 진짜 짧고 그리고 우리만의 관점이라기 보단 큐레이션의 느낌이 초기에는 되게 강했는데, 이제 1년 정도 운영을 하다 보니까 '아, 우리가 이런 거에 관심이 많구나' 느꼈어요. 에그머나나도 그렇고 점자도서관 프로젝트도 그렇고 우리가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라서 우리의 관점을 녹여내서 하나 더 큰 글을 쓸 수 있구나를 느끼게 된 것도 되게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주디
페퍼가 처음에 하자고 멋진 아이디어를 내줬어요. 처음에는 ‘우리가 본 걸 궁금해할까?’라고 약간 보수적으로 생각했어요. ‘기존 정규 레터와는 좀 결이 다른데, 우리의 시청 기록을 보려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가볍다고 오히려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페퍼
그때가 한 20호쯤 발행했을 때인데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루함을 느끼면서 레터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왜냐하면 처음에 시작할 때 무겁게 하려고 한 게 아닌데. 근데 점점 책임감을 너무 막 갖게 되고 ‘더 많은 뉴스를 전달을 해야 하나?’ 이런 고민에 빠져 있던 찰나에 그냥 나는 다른 사람들 생각이 더 궁금한데 구독자들도 그러지 않을까 했어요. 그러면 우리가 시청 기록을 한번 만들어 보자 해서 갑자기 하게 됐죠. 근데 진짜 처음에 좀 보수적으로 생각하긴 했어요.
주디
그리고 사람들 취향을 제보 받는 것도 좋아요. 추천을 보면서 취향이 되게 다양하구나를 느낄 수 있는데 그것도 좋은 성장인 것 같아요.
잔잔
또 그걸 다시 추천하는 선순환도 있을 것 같아요.
페퍼
저는 시청 기록 덕분에 오히려 나나가 좀 더 정체성이 생긴 것 같아요.
잔잔
바로 다음에 할 질문이 나나의 정체성에 대한 거였는데. (웃음) 뉴스레터를 통해서 가벼운 글이던 무거운 글이던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고, 이걸 읽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했으면 좋겠는지 궁금해요.
페퍼
이거 진짜 대답하기 너무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저희는 좀 철저히 제작자의 관점에서 제작이 되는 레터거든요.
주디
‘일단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자’가 더 강하게 작용하니까.
페퍼
메시지를 전달하려기보다는 우리가 의미 있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였으면 좋겠다. 이해되시나요?
주디
왜냐하면 내가 재미없으면 재미가 없어요. 사실 우리는 이거를 업무적으로 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 좀 더 자유롭게 원하는 걸 제작할 수 있고요. 그래도 그건 있어요. ‘무겁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 있긴 해요. 왜냐하면 이제 뉴스레터 점점 많아지고 메일이 쌓이다 보니까 저만 해도 좀 재미있는 것만 열어보더라고요. 난나나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재미있게, 그냥 가볍게 읽기 좋은 뉴스레터로 받아들여졌으면 해요.
페퍼
그리고 보면서 ‘생각보다 세상에 재미있는 게 많구나’라는 거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진짜 많거든요.
잔잔
점자도서관 기부 같은 사이드 프로젝트는 어떻게 기획을 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그냥 뉴스로만 전할 수도 있는데 모금을 하고 직접 기부금을 전달한다는 행위까지 이어진 그 과정을 알려주세요.
주디
저는 처음에 시작하고 싶었던 이유는 아까도 말했지만 뉴스레터가 일대일로 찾아가긴 하지만 일방적이고 다소 폐쇄적이라고 느낄 수가 있잖아요. 유튜브 댓글처럼 바로 댓글 반응을 보고 이렇게 바이럴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래서 같이 보는 사람들이랑 뭔가를 하고 싶었어요.
점자 도서관 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페퍼의 친구가 기부 같은 것도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렇게 시작을 했던 것 같아요. 모금액보다도 어쨌든 단순히 뉴스레터를 읽고 끝난 게 아니라 내가 뭔가를 읽음으로써 함께 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페퍼
커뮤니티를 좀 더 난나나스럽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 행위가 기부였어요. 그리고 점자 도서관인 이유는 제가 알라딘에 갔는데 ‘시각장애인은 책을 어떻게 읽지?’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점자도서관이라는 게 많이 없고 점자 책을 만들기가 어렵대요. 우리 그래서 막 점자 책도 만들자 막 그런 얘기를 했었잖아. 그래서 단가도 알아봤는데 비싸서... 이건 안 되겠다. (웃음) 그래서 아마 기부를 하자고 했어요. 그렇게 해서 그다음 주에 바로 레터로 내보냈어요.
주디
저는 소통하는 게 좋아요. 봐주는 사람이 있기에 이 레터가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물론 내가 쓰고 싶은 얘기를 쓰는 거긴 하지만... ‘에그머나나’는 이 사람들이랑 뭔가 조금 더 소통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한 거예요. 다같이 타임캡슐 열어보면 좋잖아요! 연말에 같이 타임캡슐을 열어보면 더 새로울 것 같아서 눈누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와 소통의 개념으로 타임캡슐을 기획했어요
페퍼
둘 다 같이 하고 싶어서,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거예요.
잔잔
지금 일주일에 하나 이상의 레터를 발행하고 계신데, 소재 고갈과 같은 부담은 없나요?
페퍼
먼저 답을 하자면, 저는 소재가 고갈돼서 못하겠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어요.
주디
최근에는 좀 잦아진 것 같아요. ‘없어 없어’ 하다가도 안 한다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페퍼
‘소재가 없어 없어…’ 하다가 뭐 눈앞에 포크가 있으면 ‘야 포크 어때? 이거 무늬가 예쁜데. 그러면 이 무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찾아볼까?’ 그러면 갑자기 또 다른 소재가 딱 나와요. 이제 그걸로 만드는 거죠. 우당탕탕.
잔잔
반대로 소재는 있는데 글이 안 써지는 경우는 없나요?
주디
그래서 약간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해야 되나. 저희는 얘기를 할 때 크게 1 2 3 4 이렇게 기승전결을 나눠가지고 얘기를 하거든요. 한 줄로 정리를 해 놓으면 그거에 맞춰서 자료를 찾고 글을 쓰기가 쉬운 것 같아요. 또 내가 예전에 읽은 기사가 읽으면, '이 소재에 이걸 예시로 들면 어때?' 라고 이야기해보기도 해요. 서로 알고 있는 게 다르니까 그니까 글을 쓰기 힘들거나 소재가 고갈 나면 이런 식으로 덧붙이곤 해요. 한 명보다는 둘이니까!
페퍼
뭐 어떻게든 해 나가니까 웃겨요.
주디
그리고 되게 좋은 게 안 하자는 얘기를 안 해서 그게 극복이 되는 것 같아요. 한 사람이 ‘그냥 다음 주에 보낼까?’라 하면 사실 그런 게 연속이 될 수 있잖아요. ‘그럼 이번에도 다음에 보낼까?’ 처럼요. 근데 페퍼는 제가 '토요일에 보낼까?’하면 ‘아니야, 할 수 있어.’라고 또 말을 해줘요. 그것도 극복 방법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하지 말자는 말 대신 일단 해보자고 하니까.
페퍼
응 할 수 있으니까.
잔잔
자연스럽게 팀 난나나로 주제가 넘어온 것 같아요. 함께 일해서 좋은 점을 이야기해보자면?
주디
이거 생각해왔어요. 페퍼는 사고가 진짜 유연해요. 그러니까 저는 아까도 말했지만 스스로 다소 보수적이라고 느끼거든요. 어찌 됐든 크리에이티브 일을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인데, 생각보다 틀에 짜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보통 썸네일은 ‘뭐!? 시내버스에 안전벨트가 없다고?!’ 약간 이런 게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썸네일은 이렇게 만들어져 있으니까 우리도 이런 식으로 만들자’라고 생각을 했는데, 페퍼는 ‘우리 썸네일 약간 재미있게 만들어보면 안 되나?’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에요. 아예 생각해 보지 않은 되게 창의적인 생각을 잘해요.
페퍼
(머쓱)
주디
칭찬을 견뎌야 해. 그것도 멋진 사람이 해야 되는 일 중에 하나라고. 아무튼 그래서 저는 그런 게 같이 일해서 좋은 점 같아요. 같이 하자고 해서 뭐 잘 안 된 게 없으니까.
페퍼
근데 저는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하는데 구현이 잘 안 돼가지고. 구현은 주디한테 맡겨요. ‘이렇게. 이렇게 하면 어때?’ 하면 얘가 해주는 그런 시너지가 있고 진짜 최고의 팀원인 것 같아요. 최고의 동력. 한 번도 싸운 적도 없고 뭔가 마음이 꿍했던 적도 없어요. (정적) 혹시 너 있어?
주디
아니 나는…
페퍼
아차 싶었어.
주디
진짜 딱히 없어. 서로 잘 맞기도 하고 믿는다고 해야 되나? ‘페퍼가 하는 건 그래도 어느 정도 괜찮을 거야’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거든요. 아까 보수적이라고 말한 거에서 덧붙이자면 저는 누가 ‘이거 해보자’라고 하면 좀 두렵고 ‘왜 굳이 그걸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에요. ‘이거는 문제가 없을까?’같이 부정적인 노선에 관해서 먼저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페퍼가) 이런 식으로 뭔가 먼저 얘기를 해주고 페퍼의 얘기를 듣다 보니까 어셉터블한 자세가 생기는 것 같아요. 페퍼랑 얘기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데서도 어떤 사람이 뭔가를 말했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배우게 됐어요.
페퍼
저는 이런 얘기를 주디한테 되게 많이 해요. 어제도 갑자기 '나는 주디랑 왜 잘 맞지?’ 생각하다가 한 번도 못 미더워했던 적이 없다는 걸 알았어요. 주디가 하는 거는 믿을 만하고, 자기 역할을 너무 잘하고, 굳이 해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아도 알아서 잘하고. 그래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주디
최근에 면접에서 원하는 동료상이 뭔지 물어봤었거든요. 거기서 저는 딱 페퍼가 생각이 났어요. 제일 좋아하는 동료랑 싫은 동료가 누구냐고 물어봐서 싫은 동료는 말을 꺼냈을 때 ‘그거 안 돼’라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페퍼는 그 정반대의 사람이에요. 제가 약간 개소리를 해도 ‘일단 괜찮은데!’라고 해요. 안 된다고 말을 한 적은 없어요. 물론 방향이 부정적인 방향일 수 있어도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라던지 거기서 항상 생각을 한 번 더 해볼 수 있도록 하는, 아까 말한 어셉터블한 사람이에요.
페퍼
나 솔직히 이 팀워크에 대한 얘기는 하루 종일 해도 재미있어.
주디
진짜 딱 하나만 더 하면 지금 생각났는데, 일을 하고 있잖아요. 우리 뉴스레터 읽는 사람들이 우리가 일을 할 거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본업이 있는 사람들인데 쓰고 있는 거잖아요. 퇴근하고 한 8시 9시에 와서 이걸 막 12시 1시까지 쓰거든요. 그게 진짜 서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래서 저는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내일 보내도 된다’, ‘취미다’ 이야기해요. 그게 그 압박감으로 느껴지면 글이 안 나오니까. 근데 항상 어떻게 저떻게 다 써 놓더라고요.
잔잔
팀 난나나가 일하는 방식도 궁금해요. 난나나 소개하는 글에 난나나를 인사이트 레터라고 소개했잖아요. 그런 인사이트를 어디서 뽑아오는지, 뭘 보고 뽑아오고, 그 기준 같은 게 있을까요?
페퍼
일단 물리적 공간으로 봤을 때, 저는 지하철이랑 딱 사무실에 앉았을 때부터 30분 정도 나나랑 사이버 공간을 여행해요. 그때 뉴스 헤드라인 싹 보고, 또 타고 타고 들어가면 재미있는 게 많이 있더라고요. 아니면 집에서도 얻을 수 있고요. 사실 어디서 얻느냐기보다는 얻으려는 마음이 있느냐, 전 이게 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페퍼
그러니까 저는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마음가짐.
주디
저는 어디서 얻냐면, 요즘은 많이 못 하긴 하는데 원래 가장 큰 원동력은 사람이에요. 사람들이랑 얘기하다 보면은 그 사람의 새로운 관심사가 보이고,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를 느끼게 되거든요. 예전에 난나나에 번아웃 관련된 글을 쓴 적 있는데, 그것도 친구랑 같이 얘기하다가 어떻게 해서 일이 힘들었고, 살면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된다는 얘기를 하다가 나온 거라서 진짜 다양한 사람 만나서 얘기하는 게 인사이트 얻는 가장 큰 방법인 것 같아요.
잔잔
인사이트를 얻을 때는 마음가짐을 갖고 다니면 많이 보인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그 순간에 어떻게 기록을 하나요?
주디
카톡을 보내 놓기도 하고, 메모에 엄청 적어놔요. 얼마 전에 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 보는데 속옷이 무화과 나뭇잎에서 출발을 했다는 거예요. 아직 안 찾아보긴 했지만 그런 거 다 적어놓고 그다음에 찾아봐요. 사진을 찍어놓거나. 제 기억력을 믿지 못해서… 얘기하다가도 ‘나 그거 적고 싶어’라고 말해요. 어쨌든 적어놔야지 나중에 찾아볼 수 있어요.
페퍼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다가 재밌는 얘기들 나왔을 때 '잠깐만~'하고 카톡방에 옮겨 적어요. 기록한다고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으니까 괜찮아요.
잔잔
난나나는 각자 기록을 한 후 편집을 하잖아요. 하나의 글로 완성을 해야 되는데 그 과정이 궁금해요. 한 호씩 번갈아 가면서 쓰는지 아니면 같이 편집을 하는지?
주디
전격 공개! 일주일 동안 서로 본 게 있을 거 아니에요. 섹션 별로 재미있게 본 기사를 구글시트에 붙여놓아요. ‘난’에는 한 5개 정도 들어가는데 보통 자기가 가져온 건 자기가 써요. 내가 세 개 가져왔으면 세 개 써요. 그리고 '난나' , '난나나'는 한 명씩 맡아서 써요.
화요일까지 그렇게 스크랩을 하는 게 이상적이고. 그리고 이제 목요일 밤에 테스트 메일을 보내고 링크는 잘 걸렸는지, 이상한 점은 없는지, 문맥은 괜찮은지 같이 확인해요.
페퍼
원래 퇴고할 때 항상 2시간씩 영상통화를 했었는데 진짜 시간이 없어서 (지금은 못 해요)
잔잔
지금껏 난나나가 해온 것에 대해서 얘기해봤는데, 이제는 난나나가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좀 듣고 싶어요. 난나나의 넥스트 레벨은 뭔가요?
주디
저는 웹사이트가 있으면 좋겠어요. 정보 찾을 때 요즘 트렌드 어디서 보지 했을 때 ‘캐릿’을 많이 찾아봤었거든요. 저는 ‘트렌드 어디서 보지. 난나나를 좀 찾아보자’라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난나나에서 소스를 얻어서 새로 이제 뭔가 2차 3차 글을 쓰는!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게 웹사이트라고 생각을 했어요. 뉴스레터는 어쨌든 폐쇄성이라는 단점이 있으니까. 그리고 웹사이트가 있으면 안에 커뮤니티 공간도 만들 수 있을 거고요.
페퍼
저는 눈누들의 마음을 얻고 싶습니다.
주디
되게 다른 영역이다.
페퍼
우리 눈누들의 사랑이 있다면 우리가 앞으로 할 뭐든 간에 그냥 응원을 해줄 테니까. 그럼 (우린) 또 신나 가지고 하겠죠. 둘이 함께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건 굿즈 사업이요. 이름도 지었어요. ‘우당탕탕 연구소’라고… 스티커도 만들고 싶고 이모티콘도 만들고 싶어요.
주디
저는 지금까지 썼던 글들 다시 편집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 약간 이런 제목으로 책도 엮고 싶어요. 데미안 핸드북같이! 아이디어를 다 여기다 밝혀버렸네. 그리고 유튜브도 해보고 싶어요. 난나나에 굿즈 사용 후기도 많이 보내는데, ‘술잔 이런 것도 실제 써봤다!’ 같은 후기 콘텐츠를 만들거나, 또 우리 둘이 대화하면서 되게 새롭게 느끼거나 좋은 얘기 많이 나오는데 그냥 뒤에 배경 예쁘게 해 가지고 술 마시면서 얘기하는 그런 전형적인 유튜브 콘텐츠도 만들고 싶어요.
잔잔의 동선 인터뷰, 뉴스레터 에디터 팀 난나나의 이야기였습니다. 모두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이어지는 화에서는 주디와 페퍼 각자의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 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다음화도 읽어주세요! 난나나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난나나 인스타그램을 구경해보세요. 그리고 구독 링크를 통해 지난 레터도 확인하실 수 있으니 난나나가 수집해온 인사이트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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