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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잔 janjan Nov 09. 2021

행복, 분노, 돈? 20대들의 묻고 답하기 part 2

잔잔의 궁금증.zip & Talk



이전 브런치 게시물과 이어집니다!

사랑? 우정? 20대들의 묻고 답하기 Part1


https://brunch.co.kr/@janjanby040dd/56 ​







다섯 번째 질문

나를 눈물나게 만드는 것은?


설문 결과 일부


040

나를 눈물 나게 만드는 것.


DD

나는 그냥 잘 울어. 그래도 나를 가장 울게 만드는 것은 따뜻한 말. 슬프고, 주눅들어 있는 상황에서 괜찮아. 하는 이런 말들이 눈물 나게 만들어. 근데 사실 나는 아무 때나 잘 울긴해.

첫 번째 답변도 바로 나랑 되게 비슷하네. “나를 위해주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

너는 뭐야?


040

나는 생각보다 눈물 없는 것 같아. 왜 화나면 눈물 난다는 사람들 있잖아. 그런데 나는 화나도 눈물은 잘 안나거든... 언제 눈물이 나지? (생각)


나는 뭔가 그렇게 내가 큰 잘못을 하면 미안해서 눈물이 막 나와. 내가 왜 그랬지. 너무 바보 같았어. 하면서 눈물이 나는 것 같아. 화가나거나 슬프거나 이럴 때는 울컥하긴 해도 미안할 때. 그 때가 가장 눈물이 나는 것 같네.


040

답변을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덕질하는 걸 적어준 사람들이 되게 많았어.


DD

맞아.


040

그리고 ‘가족’이라는 답변이 많아.


DD

‘사랑니 발치’ 이건 인정이지.


040

난 울진 않았어. 나는 사랑니 발치하고 다음날 합창 대회 했는데.


DD

헐?! 나는 집에와서 두 시간 동안 울다가 잠들었는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너무 힘들었어.


040

나는 그 때 교정 중이어서 치아가 아픈 거에 대한 감각이 좀 무뎠나봐. (하하)


040

많이 나온 답변이 그런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무언가 공감해줬을 때. ‘사소한 진심’ 이런 거. 평소에는 낯간지러워서 잘 꺼내지 못했던 말인데. 막상 정말 필요할 때 받으면 진짜 눈물 나지.

 ‘나의 기대’ 이것도 나는 되게 공감이 갔어.


DD

최근에 운 적 있어?


040

최근에? 조금 창피한데 밤에 갑자기 자소서 쓰는데 자존감이 팍팍 떨어져서 눈물이 찔끔 나더라고요. 내가 뭐가 부족해서..! 이렇게. 하하

요즘에 영화 같은 거 잘 못 보겠어. 감정 소모 심할까봐. 눈물 아껴놓게 되고 그래요.


DD

나도 언제 울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그냥 혼자서 열 받아서 눈물 났던 것 같아. 하기 싫은 일 너무 많고, 하려던 일을 잘 안되고. 답답해서. 근데 또 그렇게 눈물 찔끔하고 한 5분 뒤에 또 괜찮아졌던 것 같아. 어쩔 수 없지. 이러면서.


근데 나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잘 안 울어. 아직까지도 누구 앞에서 우는 건 좀 많이 부끄러운 기분이야.


040

최근을 돌이켜보니까 되게 메마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음 질문!


여섯 번째 질문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설문 결과 일부

040

나를 분노하게 하는 것. 최근에 너를 분노하게 만든 건 뭐야?


DD

보통 분노의 원인은 사람이었는데.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예의 없는 사람.

그리고 약자를 향한 범죄 이런 건 당연하고, 특히 요즘은 어린이들에게 너무.. 너무 각박한 것.


040

맞아. 나도 <어린이라는 세계>라는 책을 읽고 많이 반성하게 된 것 같아. 나도 어린이였는데 그 때 생각을 왜 못할까? 하면서. 너무 어른의 시선으로만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구나, 하고 반성을 많이 했지.


나는 요즘 유튜브 같은데 댓글을 보면 인류애가 확 떨어져. 맥락도 없고, 이해하려는 노력도 없이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들. 얼마 전에 본 영상에서 기억에 남는 게, 요즘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정보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정보든 빨리 빨리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니까 검증이나, 논리적인 사고 과정 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게 되게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이었어. 내가 가진 정보를 빨리 남 한테 ‘집어 던지고’나서 ‘난 이런 수치도, 이런 정보도 있어. 그니까 무조건 내 말이 맞는거야. 네가 틀려.’ 이런 식으로 나가는 거지.


DD

인터넷에 그런 사람들 진짜 많지. 무섭기도 해.


040 

답변들 보면, 자주 보이는 단어가 ‘무례한 사람’, ’예의 없는 사람’, ‘선 넘는 것’, ‘본인 기준으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다들 분노하는 것 같아.


DD

이기적이거나 무례하거나, 선 넘거나…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되게 당당해 이런 류의 사람들은.


040

맞아! 자기가 똑똑하고 잘 나서 그렇게 행동하고 요구하는 거다. 이런 태도를 가지고 있지.


DD

그니까. 내가 내 돈내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데! 하면서. 이런 건 양보하고 배려하는 배운 사람들을 한심하게 취급하는 태도야.

근데 요즘 보면 이런 태도가 점점 더 세상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문득 두려울 때가 있다?! 이러다가 착한 사람들은 멸종해버릴 것 같아.


040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 을 생각하니까 나도 누군가를 분노하게 만들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또 좀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도 들어. 최근에 드는 생각이 ‘남의 실수를 기회로 삼지 말아야지’ 하는 거야.


DD

맞아. 그래서 나는 정말 친절한 사람들을 존경해. 스스로도 늘 친절해야지 하고 되뇌기도 하고. (근데 정말 어렵지. 나는 좀 못된 인간인가봐.) 내가 인터넷에서 보고, 기억하고 있는 문구가 하나 있는데 ‘모든 이들은 각자 자신만의 전쟁을 하고 있으니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해라’ 이런 내용이었거든. 이게 되게 오래 전에 봤는데 아직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어.


040

그럼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것, 인간들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


DD

일일히 최선을 다해 분노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나를 분노하게 했으니 똑같이 되갚아주겠다!라기 보다는, 차라리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그 사람들이 못한 것을 내가 조금 더 잘해야지’하는 마음으로 넘어가고싶어. 물론 어렵겠지만.


040

나는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그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을 꼬집어줄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싶어. 나 그런거 정말 못하거든.


DD

나도 못해. 아직 내공이 부족해.


040

연습의 연습, 정진의 정진을 거듭해서 친절하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은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일단. 나부터 잘하자.


DD

맞습니다.


일곱 번째 질문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040

요즘에 행복할 때… 나는 며칠 전에 친구들이랑 술 먹어서 행복했어. 그냥 갑자기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아서. 그런 ‘유흥 모먼트’들이 요즘에 좀 소중해.


DD

나는 되게 단순하게 날씨가 좋을 때.


040

맞아. 날씨. 요즘 또 가을이라 더 그래. 나는 오늘도 좀 행복했어. 왜냐면 아침에 비가 너무 시원하게 내리는거야. 좀 일찍 해 뜨기 전에 일어났는데, 너무 시원하고, 딱 창문 1cm 열어두고 따듯한 커피 마시니까 ‘나 너무 부지런하고, 너무 짱이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행복했어.


DD

진짜 부지런한데.

나는 이 답변이 굉장히 공감이 됐어. ‘나의 좋은 점을 내가 인정할 때’. ‘나.. 좀.. 괜찮은데…?’ 이렇게 느껴질 때 되게 사소한 거라도 문득 행복한 것 같아.


040

나는 ‘평온한 마음’ 이라는 답변을 보고 든 생각이 난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이 오늘같을 수 있을 때가 좋아. 크게 변하지 않는 게 편안해. 그게 행복이랑 가까운 말 같아. 나는 뭔가 변화해야 될 때, 도전해야 될 때 부담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서.

DD

나는 그럴 때도 좀 행복해. 나랑 같이 있는 사람들이 재밌어 보일 때.


040

맞아. 그런 걸 보면 그냥 이만큼만 즐거웠다가도 이----만큼 즐거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야.


DD

나는 긴 여행을 하면서 좋았던 점 중 하나가 여행지에서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는 게 되게 재미있었어. 다 즐거워 보이는 장면.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멋진 것들을 구경하고 이런 것도 물론 좋았지만 사람 구경을 하면서 은근 인류애가 충전이 되었던 같아.


나 궁금한 거 있는데 혹시 ‘해피 플레이스’가 있으신가요. 전 있어서요. 명상을 할 때 나만의 해피 플레이스를 떠올리면서 호흡을 가다듬는 거지.


040

어딘데?


DD

내 해피플레이스는 카페인데, 좀 웃긴게 정말 우연히 한 번 가본 카페였거든. 다시 가본 적도 없는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카페. 처음 가본 동네에서 혼자 걷다가 들어갔는데 너무 좋았어. ㄱ자 소파에, 햇빛 쫙 들어오고, 아무도 없고 커피 머신 소리 들리고.


밤에 생각이 너무 많아서 잠이 안 올 때 나만의 해피플레이스를 상상하면 그래도 불안한 느낌이 사라져. 추천할게.


040

나 요즘에 잠을 진짜 잘 못 자서 3일에 한 번씩은 밤을 새는 것 같은데. 나도 도전해볼게.


DD

답변 중에 ‘잠’, ‘포근한 이부자리’ 이런 것 꽤 있어. 정말 진심으로 동의해. 딱 누워서 잘 준비하는 것 만큼 행복한 것도 없지. 물론 ‘잘’ 자야 행복하긴 하지만.


040

노션에 답변 정리해둔 곳 아래 댓글에서 ‘읽기만 해도 행복해요’라고 하셨는데, 우리도 받은 응답 보면서 되게 행복했어. ‘맞아, 이런 것도 행복이었지’ 하면서.



여덟 번째 질문

돈으로 행복을 (   ?   )



040

돈으로 행복을…. 근데 다들 살 수 있다고 해서 조금 머쓱해졌어.


DD

'X나 살 수 있다' '사고 싶다' '살 수 있다'


040

이 답변 너무 웃겨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면 금액이 모자라지 않았나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ㅋㅋㅋㅋ 나는 이 답변에 동의해 ‘돈은 행복의 충분 조건이다.’


너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 편이야?


DD

음.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확답은 못하겠는데, ‘나’를 기준으로 두고 말하자면 나에게 지금보다 많은 돈이 있으면 나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긴 해. 그 이유는 나는 사실 지금도 불행한 사람은 아니어서야.


040

음. 돈이 있으면 플러스 알파의 개념으로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건가?


DD

아무튼 행복을 살 수 있냐는 질문에 ‘당연하지’ 라고 답변하기엔 고민이 드는데 일단 나는 돈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고…(?) 하하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말보단 답변들 처럼 ‘만들기 쉽다’는 말에 좀 더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 같아. 정말 내 온전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돈 그 다음의 내가 해야 할 몫이 또 있지. 행복이 가까이 올 수는 있는데 그걸 손에 쥐느냐 아니냐는 본인의 몫인거지.


이거 어때 ‘돈으로 행복을 땡길 수 있다’ ㅋㅋ


040

약간 줄다리기 하듯이. ㅋㅋㅋ


DD

근데 돈은 다다익선은 아닌 것 같아. 난 엄청난,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 돈 앞에서 초라해지지 않을 정도였으면 좋겠어. 그게 얼만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040

난 주거의 안정이 보장되는 정도. (그게 일단 엄청 어렵지만?) 그리고 제철 음식을 주저없이 사먹을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이면 충분할 듯 해. 봄에 꽃게 사먹고 여름에 수박이랑 복숭아 원 없이 먹고 ㅋㅋㅋ


나는 늘 로또에 당첨되는 상상을 엄청나게 구체적으로 하기도 하는데. 언젠가 되지 않을까?

(상상)


040

댓글에 ‘저 포함 대부분의 동년배들이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이 현실이 조금 씁쓸하네요’ 라는 말이 있었어. 거의 진짜 90%는 ‘살 수 있다’에 가까운 답변이었어.


DD

되게 비슷하면서도 뉘앙스가 살짝 씩은 다르게 느껴져. 더 자세히 얘기해보고 싶다. 궁금해.



에필로그


DD

생각보다 답변 읽으면서 사람들이 열심히 써 주셔서 놀랐어. 진심으로 공감되기도 하고 슬프기도하고, 이런 답변이 나오다니!하고 놀라기도하고, 또 조금 눈물이 날 것 같은 말들도 있고.

사실 이런 질문 하기도 쉽지 않고, 받기도 쉽지 않잖아. 그래서 나는 되게 모르는 사람들하고 가볍게라도 대화해본 것 같아서 정리하면서 또 우리끼리 같이 읽어보면서 되게 재밌고 즐거웠어.


040

‘동선’이라는 단어에 대해 쓰고 만들면서 가장 의미있던 시간이라고 생각해. 난 요즘 작은 감상을 털어놓을 곳이 없는 것 같아 조금 서글펐거든. 근데 이 콘텐츠가 그런 창구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뭐, 아무튼 인터넷 세상 친구들과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았어. 또 이런 거 하고싶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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