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5. 집에서 드리는 예배(주일)

20260329/ 딸, 독감에서 얼른 나아

by 화원

고등학교 기숙사에 있는 딸은 매주 금요일, 저녁까지 학교에서 먹고 캐리어를 끌고 버스를 타고 7시쯤 집에 온다. 나는 아이 캐리어에서 세탁망에 담아 온 빨래거리를 찾아서 얼른 세탁기에 돌린다. 얼룩진 건 얼룩제거제를 묻힌 뒤 세제에 담가두어 다음날 손빨래를 한다. 주말 동안 이게 제일 급하다.


어제 카톡으로 연락할 때 딸은 몸이 좋지 않다고 했다. 같은 반에 독감 걸린 아이들도 있다고, 자기도 목이 아프고 콧물도 많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 오자 마자 물었다.


"어때 지금도 몸이 안 좋아?"

"네."

"그럼 병원에 가볼까?"

"아니요, 지금은 빨리 자고 싶어요."


그래서 딸은 금요일 저녁만 간단히 먹고 일찍 잤다.

다음날 점심 즈음에 일어난 아이는 오후에 있는 학원 못 갈 것 같다고, 온라인으로 듣겠다고 했다. 그러다가 6시쯤 잠시 방밖에 나왔는데 얼굴이 좋지 않다.


"오늘이라도 병원에 갈까?" 하고 체온을 쟀는데 38.3℃였다.

"독감일 수 있겠어. 병원에 가자."


토요일 저녁에 갈 수 있는 병원을 급히 찾아본다.

네이버에 진료 중인 병원치고 (공휴일, 야간) 누르니 몇 개가 보이고, 독감검사 가능한지 전화해 보니 한 곳만 가능했다. 저녁 6:30~7:00 휴게시간이라 7시에 진료 시작한다고 했다.


"그럼 7시에 맞춰 가면 되나요?"

"그건 알아서 하세요."


'아, 이건 뭐지.'

아파서 병원 찾는 급한 사람은 친절함을 바랄 수 없다. 문을 열어서 진료받을 수 있음에 감사해야만 한다.


"지금 바로 출발하자. 그래야 줄 선다면 가장 먼저 진료받을 수 있지."

그렇게 서둘러서 남편과 딸과 셋이 차를 타고 20분을 갔다. 마침 6:30, 간호사들은 자동문을 수동으로 밀면서 식사하러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 닫힌 문 앞에 1등으로 줄을 섰다.


"엄마, 이렇게 서 있어야 해요?"

"그래야 가장 먼저 진료받지. 넌 저쪽에 가서 좀 앉아있어."

"아니요, 같이 있을게요." 라며 옆에 서서 책을 읽는다.


그렇게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그 문을 드나드는 걸 보면서 7시가 되길 기다렸다. 10분 전에 문이 열렸고, 두 대의 키오스크에 한 명씩 순서대로 줄을 세우셨다. 그래서 아이 정보를 입력하고 기다렸다.


"자녀분 연락처에는 부모님 번호 넣으셨을까요?"

"아니요, 아이 번호를 넣었어요."

"그럼 다시 부모님 번호 불러주세요."

"010-****-****"


그렇게 기다려서, 진료실 들어가 열이 있고 독감검사 원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와서 아이는 면봉으로 코 안에 찌르는 그 검사를 받았다. 몇 분쯤 지나니 다시 불러서 진료실에 들어갔다.


"B형 독감입니다."

'아 작년엔 A형 걸리더니...'

"네, 학교에 낼 수 있게 서류 좀 부탁드려요." 말씀드리니 '진료확인서'를 주셨다.

[B형 독감 양성으로 약 5일간의 격리치료 필요함]


그래서 겨우 집에 와서 쉬고, 학교 담임선생님께도 문자로 연락드렸다. 아이도 선생님과 연락가능하지만 독감으로 학교 못 올 경우엔 부모님이 연락하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또 문구를 고민하며 문자를 보냈다.

'토, 일요일이야 내가 있으니 챙겨줄 수 있는데, 월, 화요일은 집에 어떻게 혼자 있을 건지..'

결국 월요일, 화요일 점심은 죽이랑 아이 먹고 싶다는 걸 배달시켜 줬다.


"내 뒤에 있는 아이는 독감판정받고 다음날 바로 학교 와서 계속 내 뒤통수에 대고 콜록콜록 기침을 했어."

고등학생인 아이들은 아파도 수업을 들어야해서인지 격리도 무시하고 무턱대고 등교를 하여, 괜히 내 딸이 독감에 걸린 것 같아 속상했다. 딸의 열은 약 먹고 금새 내렸지만 소화가 잘 되지 않아 토하기도 하고 안쓰러웠다.


그래서 오늘 주일에는 교회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예배드리기로 했다. 거실 TV에 노트북을 연결해서 유튜브 생중계 예배를 드렸다. 집이지만 예배 중 다같이 일어날 때 일어나고 찬양도 드리고, 말씀도 읽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유행할 때도 교회 인원 제한이 되거나 모임이 금지되었을 때 이렇게 온라인 예배가 많이 활성화 됐다. 그때 나는 예배팀 싱어를 하고 있었는데 목사님들과 예배팀만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성도분들 아무도 없이 온라인으로만 중계하던 그 예배도 기억한다. 하지만 이렇게 온라인으로라도 예배드릴 수 있음에 감사한다. 온라인으로는 무언가 아쉬운 생각도 들지만 나는 온라인으로도 기도, 찬양, 예배 그리고 치유나 성령의 임재가 똑같이 이루어지는 걸 경험한다. 결국은 말씀의 선포가 능력이기 때문이다.


월요일 출근하면서 우리반 아이들과 동학년 선생님들에게 혹여라도 옮길까 하고, KF94 마스크를 끼고 연구실에도 거의 가지 않았다. 상황은 메신저로 간단히 알렸다.


"저는 딸래미가 독감이라..안전을 위해 교실에 있어요.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 저는 다음주에 만나세요^^."


그렇게 일주일을 근신하고, 딸은 다행히 그 5일 내에 낫고, 다른 가족은 아무도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집의 위생 시스템이 나름 괜찮다. 수건, 식기, 슬리퍼, 물컵 등 가능한 건 모두 각자의 색깔로 구분되어 있기에 이럴 때 도움이 되었지 싶다.


열심히 공부하는 딸, 학교도 기숙사도 단체생활이라 감염에 취약하다. 더 건강히 잘 지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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