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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Dec 16. 2023

[대한민국혁신] 2. 인구문제

출산율 하락은 세계의 흐름, 부모가 되기를 원할 때 출산율 반등 가능

대한민국 인구는 5천175만 명이며, 2023년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로 2013년 이후 OECD 회원국 중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2050년 인구전망은 4천711만 명이다.


지난 16년간 280조를 투입하고도 출산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왜? 문제에 대한 이해와 접근방식이 잘못되었다. 출산율이 줄어드는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 진정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행하지 못했다.   


우선, 출산율이 줄어드는 현상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지구의 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나 출산율은 하락하는 중이다. 국가 별로는 상황이 다르나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니 다행일까? 1960년대 중후반부터 그 흐름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했는가? 1970년대의 ‘둘만 낳아 잘 기르자.’ 1980년대 ‘둘도 많다’와 같은 표어가 우리의 인구 정책이 어떠했는지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흐름을 읽지 못했다. 아니, 관심도 없었다. 대한민국의 인구가 늘어나는 것에 집중하여 이 세계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 스웨덴에서는 1934년에 '인구위기'라는 책이 발간되었고 주택, 교육, 여성의 취업 확대 등이 시행되었다.


이런 흐름을 읽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국가는 전략적 수준의 국가라야 가능하다. 우리는 전략적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70~80년대는 그렇다 치자. 그럼 지금은 전략적인가? 안타깝게도 아니다. 정치권과 언론은 문제의 현상을 지적하며 누군가를 탓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문제의 본질을 보고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각종 수당과 같이 출산의 대가를 지불하면 해결이 될까? 280조를 어디에 어떻게 썼으며 어떠한 효과를 봤는지, 효과가 없었다면 왜 실패했는지 분석은 했을까? 다른 측면으로, 정책 시뮬레이션을 했을까? 한 지역은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고 다른 지역은 그대로 둔 채로 여러 가지 정책을 시도하고 분석했더라면 어땠을까?


출산율이 줄어들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비혼자 증가, 기혼자의 초혼 연령 상승, 자녀를 원하지 않는 기혼자 증가, 자녀를 원하나 아이가 생기지 않는 난임부부 증가 등은 출산율 감소의 현상들이다. 원인을 찾기 위해 이런 질문을 해 본다. 대한민국 부모는 행복한가? 대한민국 아이는 행복한가? 행복은 너무 멀게 느껴지니 질문을 바꿔본다. 대한민국 부모는 안녕한가? 대한민국 어린이는 안녕한가?


아이들이 기꺼이 부모가 되어 자녀를 기르는 미래를 꿈꿀만한 사회인가? 학교와 학원을 돌며 비교와 경쟁에 지친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 자신과 같이 자라게 될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나를 키우며 경력이 단절된 엄마와, 일 하느라 가정을 돌보지 못한 아버지를 보며 나는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 아닌가?

안정적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가정을 꾸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도 이해된다. 다른 한편으로, 나 혼자 살 만큼의 수익이 있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추구하며 잘 살고 있기에 결혼을 거부하는 것 역시 너무나 이해되지 않는가?


인구 문제는 국민 삶의 질에 대한 문제이다. 출산율을 반등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어린이가 부모의 삶을 보며, 자신도 부모가 되어 자녀를 기르는 미래를 꿈꾸게 하는 일이다. 부모가 나를 낳아 기르며 삶이 더 풍부해지고 원하는 삶을 지속하는 것을, 부모가 일터에 나가도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학교와 선생님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일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장기적 관점의 국가 전략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 국가의 발전과 성숙이 나의 발전과 성숙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내 아이가 자라게 될 세상이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임을 알고, 희망을 품듯 아이를 품고 세상에 내어 놓을 수 있다.


‘출산율 하락 → 인구감소 → 지방소멸 → 국가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하는 안건들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꾸준히 추진하여 제도화, 시스템화해야 한다. 인구 문제가 대표적인 것이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비교와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시민적 덕성을 갖춘 온전한 ‘나’, 내가 바라는 나를 꿈꾸고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제도로 개편되어야 한다. 공교육에 철학을 반영하고 읽기, 쓰기, 말하기(수사학) 중심의 토론식/코칭식 제도로 개편하고 체육과 예술, 역사와 수학을 강화해야 한다.

체육과 예술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고 기본을 갖춘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 시대를 사는 내가,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정치와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을 지지해야 한다. 또, 내가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체육, 예술, 읽기, 쓰기, 말하기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내가 바라는 나를 꿈꾸고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아이의 꿈을 지지하며 실행을 지원해야 한다.

누구나 부모가 되기를 꿈꿔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부모가 되고자 하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모가 되어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며 대한민국이 그런 삶을 살기에 아주 좋은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 나라에 사는, 부모가 되기도 혹은 되지 않기도 하는 시민적 덕성을 갖춘 국민은 이 땅의 어린이를 위해 마음과 정성을 내어줄 것이며, 그런 어린이가 자라 더 좋은 나라를 만들 것이라는 희망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 영감을 준 것 ]

- 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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