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mäldegalerie, Berlin
오늘로 무려 8번째의 피터 브뤼헬 (아버지)의 <네덜란드 속담>에 대한 시리즈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두둥~
애초에 길어지면 5회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하다보니 8회에 이르렀네요. 앞으로도 한 두어번 정도는 더 진행하게 될 듯합니다. 몇 년전에 한번 진행했을 때에는 안다뤘던 것도 다루고 첨언을 하다보니 점점 길어지네요.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이왕 시작한 것이니 매듭은 지어놔야 할 것 같아서요. (재미없는 책도 끝까지 읽어야지 속이 시원해지는 타입이라 예전 집에 있는 전집 읽을 때 고생 좀 했어요.) ^^ 물론 재미있어서 하는 것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즐겁게 읽어주세요~
이전 포스팅을 안읽으신 분들이라면 1편부터 7편까지의 이전 포스팅을 먼저 읽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1편에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두었으니 그 편은 먼저 읽으시는 것이 좋을거에요. (전편의 길이가 길다보니 링크는 본문의 아래 쪽에 걸어둘테니 참고하세요~)
우리가 살펴볼 그림의 전체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매번 진행할 때마다 전체 그림에 표시를 해서 어디인지 알려드리고 시작했지만, 오늘은 여러군데에 걸쳐진 곳을 살펴볼 것이라 그 부분은 건너뛰고 진행할 것이다. 역으로 독자 여러분이 확대부분이 전체 화면에서 어디인지 '숨은 그림 찾기'하듯이 찾아가며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첫날 지붕 위에 올려진 타르트와 빗자루 해석으로 친숙하고 원체 눈에 띄게 그려져서 화면의 어느부분인지는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 맨 먼저 위의 화면에 오른쪽을 살펴보자.
상단에 자리하고 있는 활을 쏘는 인물을 살펴보자. 엄밀히 말해 저 남자가 쏘고 있는 것은 석궁이지만, 편의상 활이라고 해석해도 큰 차이는 없다. 이는 '첫번째 화살을 찾기 위해 두번째 화살을 쏘다'라는 속담을 표현한 것으로 '바보 짓을 반복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사람은 활을 쏘면 쏠수록 화살을 잃어갈 뿐 되찾을 수 는 없을 것이므로 화살을 찾기위해 계속 활을 쏘는 것은 바보짓임이 분명해보인다.
그의 아래에는 얼굴에 붕대를 감은 인물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이 장면은 여러가지 속담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이 남자가 얼굴에 감은 붕대는 이 인물이 치통을 앓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인데, '귀 뒤로 치통을 앓는다'라는 속담을 의미한다. 이는 '꾀병을 앓다'라는 해석을 할 수 있다고. 예나 지금이나 꾀병을 앓는 사람은 있었나보다. 거짓말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어설프면 이렇게 속담 속에 등장하게 된다.
이 꾀병을 앓는 남자는 손을 밖으로 내밀어 초승달이 그려진 깃발의 깃대를 만지작 거리는 것으로 보인다. 해석을 살펴보면 이는 '달을 향해 오줌을 누다'라는 표현이고, 그 해석으로는 '헛된 노력으로 시간을 낭비하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그 행동을 표현한 속담과 그 해석도 딱히 와닿지는 않는다. 게다가 위의 장면으로는 이 사람이 달을 향해 소변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힘들다. 오히려 그의 다른 작품이 표현 면에서는 알아보기 쉽다.
Pieter Bruegel the Elder, Pissing Against the Moon (1558) oil on panel. Musée Mayer van den Bergh, Antwerp
그 남자의 오른쪽, 우리가 봤을 때 왼쪽에는 계단처럼 생긴 목조의 구조물이 있는데, 이는 외 혹은 욋가지라고 불리는 것으로 회벽을 바를때 잘 발리게 하기 위해 벽안에 설치하는 나무가지라고 한다. 이 모습과 관련된 속담은 '벽에는 욋가지가 있다'라는 것으로 '벽에도 귀가 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만한 속담이고 표현이다. 해석해주면 뜻은 알기 쉽지만 말이다.
그 위쪽으로는 누덕누덕 낡고 구멍난 지붕이 보이는데, 이건 좀 쉽다. '오래된 지붕은 수리가 필요하다 (An old roof needs a lot of patching up).'라는 표현인데, 이는 액면 그대로 해석이 가능하다. 오래 된 것은 새 것보다 수리가 필요할 일이 많을 것이다.
이번에는 타르트가 널린 지붕의 왼쪽을 살펴보자.
그 건물에는 총 3개의 창이 있고, 각각의 창에는 인물들이 뭔가 행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맨 위부터 살펴보자.
첫 시간에 바깥에 내놓은 빗자루는 '주인이 없을 때 농땡이를 친다'라는 표현이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자세히 보면, 그 빗자루 아래 한 커플이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빗자루에 얽힌 속담 하나를 오늘 덧붙인다. '빗자루 아래서 결혼하다.'라는 속담인데, 이는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엔 '정한수 한그릇 떠놓고 하는 결혼'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것이랑 비슷한게 아닐까 짐작해본다.
두 번째 창에는 한 남자가 한 손을 얼굴 위에 얹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손가락 사이로 (사물을) 바라본다'라는 속담이고, 이는 '보고도 못본체 한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옳지 않은 일, 혹은 남이 곤경이 처한 일을 보고도 귀찮거나 얽히기 싫어서, 혹은 두려워서 모른체 할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한편, 그 남자가 보이는 창에는 네덜란드 전통 나막신이 한 켤레 나란히 내놓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헛되게 기다리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아마도 신발을 신고 행동에 옮겨야지 신발을 내놓는 것 만으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에 만들어진 속담이 아닐까 싶다.
이에 반해 '칼을 매달다'라는 속담의 의미는 '도전을 하다'라는 의미라고. 이 분은 반대되는 행동을 한 장면에 연출하고 계신다. 불의를 보고 모른척 하시는 와중에 말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창에는 인물도 많고 행동도 가장 복잡하다.
먼저 창에 매달린 인물은 자세히 보면 엉덩이를 까고 있는 것을 알수 있다. 그리고 그의 엉덩이 아래쪽엔 지구본이 있다. 이는 '세상을 향해 똥을 싸다'라는 속담인데, '만사를 경멸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저번에 살펴볼 때 (4편 참고 요망), 옛날의 부족한 위생관념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는데,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비오는 날 물 웅덩이의 물이 튀는 것도 불쾌한데 말이다....
이 세상에 대한 경멸을 비위생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이분의 옷차림은 피에로 차림인데, 무척 바쁘시다. 용변을 보시는 와중에 손을 뻗어 카드를 집어들고 있다. 이는 '바보가 가장 좋은 패를 갖는다'라는 속담의 표현이고, 이는 '행운은 지성과는 무관하다'라는 의미다. '눈먼 행운'이라는 표현도 있는 걸 보면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일이 꽤 많은 모양이다. 참고로 그 옆에 놓여진 주사위 2개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속담의 표현이다.
그가 매달린 창틀의 안쪽 실내에는 두명의 인물이 서로의 코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서로 코를 잡아 상대를 이끈다'는 속담인데, '서로를 속인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딱히 와닿지는 않는 표현이다.
오늘은 좁은 공간에 다양한 속담이 밀집되어 있는 장면을 살펴 보았다. 전체 화면에서는 잘 알아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있는 시간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럼, 다음 시간엔 어느 부분을 살펴볼까 기대를 하시길 바라며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