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들이 저릿저릿 날아다닌다
손으로 읽는 시 하루 한 편 시 필사
여름 끝물
- 문성해
여문 씨앗들을 품은 호박 옆구리가 굵어지고
매미들 날개가 너덜거리고
쌍쌍이 묶인 잠자리들이 저릿저릿 날아다닌다
얽은 자두를 먹던 어미는 씨앗에 이가 닿았는지 진저리치고
알을 품은 사마귀들이 뒤뚱거리며 벽에 오른다
목백일홍이 붉게 타오르는 수돗가에서
끝물인 아비가 늙은 오이 한 개를 따와서 씻고 있다
글씨쓰는 기획자. 사람과 이야기, 음악과 초록을 좋아합니다. '내가 나로서 잘 살기'를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