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교육에선 말해주지 않는 이야기 , 청년 창업의 명과 암
창업에 관심이 많고 창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무슨 아이템으로 해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요즈음 후배들, 또 동기들에게 오랫만에 연락이 와서는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몇년 전만 해도 Start-Up 이라고 하면 "그게 뭐지?" 라고 묻는 사람이 정말 많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Start - Up 이란 단어는 청년 층을 중심으로 해서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제2의 닷컴 버블, 단군 이래 최고의 창업 지원 이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어느 샌가 우리는 창업이라는 것에 익숙해 지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LINC 사업단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들을 중심으로 창업 교육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고,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각종 코워킹 스페이스 들이 우리 주변에 마치 카페와 같은 모습으로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다. 대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 역시 정말 뜨겁다.
성공한 창업가들의 강연들이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많은 Start - Up 교류 모임들 역시 활성화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젊은이들이 크게 부담없이 창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오늘 나는 청년 창업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하여 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자 한다. 나 역시도 과거에 너무나 쉬운 생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고, 그에 따른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기에 글을 써 본다.
1. 창업을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왜 창업을 할까? 굉장히 기초적인 질문이다. 대부분 창업을 하고 싶다는 친구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명쾌한 대답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주로 "아 제가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거 팔면 돈 벌거 같아요~" 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온다. 창업을 한다는 것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창업을 할 때에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과연 내가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나 상품이 시장성이 있는 것인가 라는 부분이다. 그리고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과연 창업자와 그 팀원이 그 서비스를 시장에 내 놓을 수 있는 역량이 되는가 라는 부분이다.
하지만 많은 청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이것을 간과하거나, 시장 조사를 하더라도 마치 팀플 하듯이 1~2주 조사하고는 조사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쉽게 창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시장성과 실현 가능성은 회사의 성패 여부에서 가장 어떻게 보면 Critical 한 부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하지만 많은 청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는것 같아 걱정이 앞서는 부분이다.
2. 창업을 결심한다면 반드시 고려해 봐야 하는 기회비용
청년 창업을 하는 친구들이 또 하나 잘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청년창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이다. 많은 청년 창업가 친구들은 대학생 창업자다. 이 때문에 창업을 할 경우에는 잃어버리는 기회 비용이 꽤나 있는데, 그 중 몇가지 큰 것들만 한번 써보려고 한다.
1) 졸업을 위한 학점
창업을 시작하는 많은 대학생들은 처음 창업을 시작할 때, 이 사업에 대한 확신에 넘친 나머지 더 이상 대학 학점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가 그랬던 것 처럼 더 이상 대학 학점 따위 중요치 않아! 라고 말하면서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하거나 아예 접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 빌게이츠 처럼 되기 보다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온다. 실제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대학교 2학년 2학기에 창업을 했는데, 1년을 버린 나머지, 창업하기 전 2년동안 계절학기 등을 통하여 추가로 학점을 들어 1년 조기졸업 요건을 맞춘 것을 날려 버려야 했다.
2) 자금의 부분
창업을 시작하는 많은 청년창업가들은 요즈음 많은 정부지원 사업이 있기에 수 개월 내에 정부지원 사업, 혹은 엔젤 투자를 받아 수억의 현금을 일단 가지고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제품, 서비스가 완전히 개발 되지도 않았는데, 사무실을 얻고 업무에 필요하다는 명목하에 이것 저것 사서 쓰기 시작한다. 심지어 부족하면 빚도 마다하지 않고 쓴다. 하지만 실제로 엔젤투자나 정부 지원사업이 그렇게 쉽게 수개월 내에 턱하니 되는 경우는 정말 극소수이기 때문에, 결국 빚만 잔뜩 얻고 끝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나 역시 신용카드를 통하여 이것 저것 사서 쓰고, 돈을 갚아야 될 때를 다음달 다음달 넘기면서 카드빚을 내서 쓰다가 크게 곤혹을 치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 빚은 8개월 뒤 회사를 폐업하면서 고스란히 나에게 남았고, 다음 사업을 통하여 돈을 갚기 전까지 큰 압박으로 다가왔다.
3) 취업의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는 부분
요즈음 청년 실업이 심각한 시대라고 한다. 취업을 위해서는 수십개의 스펙이 필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대학 생활 4년 동안 취업을 위한 준비만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대학 생활 중 창업을 하다 보면 그 시기를 놓치게 되어 많은 기회나 시간을 날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창업을 잘 해서 그 이력을 통하여 취업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지만, 또 그런 기회가 쉬운 것도 아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데로 학점까지 엉망이 되어서 결국 1~2년을 학교를 다시 다니는 경우가 왕왕 있다. 특히 젊었을때 1년 1년은 몇십년 뒤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라 반드시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3. 그럼에도 창업을 하기로 했다면
여러가지 이것저것 고려해 보았는데, 나는 창업을 해야 겠다. 라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시작하자! 그리고 나 혼자 준비가 되어서도 안된다. 같이 창업을 하는 팀원들도 준비가 철저히 되었는지 점검하고 시작하자. 많은 창업팀들이 동반자가 한명 나가면서 우수수 무너진다. 더구나 창업을 해서 법인을 세우고 주식을 나눴다면 이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또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창업 팀 모두가 각오를 확실히 하고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