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론 5부작 연재
1화: AI 버블의 실체 - 400조가 움직이는 이유
2화: 수익 없는 성장 - AI 기업들의 적자 보고서
3화: 버스트의 조건 - 언제, 어떻게 터지는가 ← 지금 읽고 있는 글
4화: 폐허에서 싹트는 것들 - AI 산업의 재편
5화: 버블의 심판 - AI는 버블인가, 혁명인가
세 번째 이야기
2화에서 우리는 AI 기업들의 현실을 보았다. OpenAI는 2025년 약 9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고, Anthropic은 30억 달러의 적자가 전망된다. 비용 절감과 수익 증대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손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압박하기 시작했다.
2년 안에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라고, 수익을 내라고, 담보를 내놓으라고 한다.
그런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빅테크조차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2025년 10월, Meta의 투자자 발표는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2026년까지 AI 투자를 "눈에 띄게(materially)" 증가시킬 것이라고 했다. 2025년 이미 700억 달러를 쓰고 있는데, 더 늘린다는 것이었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Meta의 주가는 하루 만에 11% 이상 폭락했다. 시가총액으로 약 2,000억 달러가 증발했다. 투자자들이 보낸 메시지는 명확했다.
"AI 투자는 좋다. 하지만 언제 돌아오는가?"
이것은 Meta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Microsoft, Google, Amazon 모두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Bank of America의 분석은 충격적이다.
2024년, 4대 빅테크(Microsoft, Google, Amazon, Meta)의 AI 투자는 운영현금흐름의 76%를 차지했다. 이들이 영업활동으로 버는 돈의 4분의 3을 AI에 쏟아붓고 있었던 것이다.
2026년에는? 94%가 예상된다.
이 말은 이들이 벌어들이는 현금의 거의 전부를 AI에 쓰고 있다는 뜻이다. 더 투자하려면? 빚을 내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었다. Meta는 약 27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일으켰다. Oracle은 180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일부 분석에서 Oracle의 부채자본비율이 400~500%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금이 풍부하다고 여겨졌던 빅테크들이 차입에 의존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주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AI 투자가 정말 수익으로 돌아올 것인가? 아니면 우리는 다음 메타버스를 보고 있는 것인가?"
메타버스를 떠올린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Meta가 메타버스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아직도 의미 있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Reality Labs 부문은 2020년 이후 누적 손실이 6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Goldman Sachs는 보고서를 냈다.
"AI 자본 지출의 성장이 4분기부터 둔화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투자가 계속 늘어나면? "기업 밸류에이션이 압박받을 것이다."
그런데 빅테크들은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투자를 줄이면? 경쟁에서 뒤처진다. 계속 투자하면? 주주들의 신뢰를 잃는다.
이것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게임의 판이 짜여 있었다.
Microsoft는 OpenAI에 137.5억 달러를 투자했다. Azure는 OpenAI의 독점 클라우드 제공자였다.
만약 Microsoft가 AI 투자를 줄이면? OpenAI는 다른 클라우드 제공자로 갈 것이고, Microsoft는 지금까지의 투자를 날릴 수 있었다.
Google은 더 절박했다. 검색이 Google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AI 기반 검색이 확산되면서, Google의 전통적인 검색 광고 모델이 위협받고 있었다. ChatGPT, Perplexity, 심지어 Microsoft의 Bing까지 AI 검색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었다. Google이 AI 투자를 줄인다는 것은 자신의 핵심 비즈니스를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Amazon도 마찬가지였다. AWS는 Amazon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Azure와 GCP가 AI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가는 상황에서, AWS가 AI 투자를 줄이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된다.
Meta는? Reality Labs의 실패 이후, AI는 Meta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남은 유일한 카드였다. 광고 사업은 성숙했고, 메타버스는 실패했다. AI마저 포기하면 Meta는 성장 스토리를 잃는다.
이것은 죄수의 딜레마였다.
모두가 투자를 줄이면 모두가 이익이지만, 누군가 먼저 줄이면 그 기업만 손해를 본다. 그래서 아무도 먼저 멈출 수 없다.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이미 구축된 생태계였다.
개발자들은 OpenAI API, Anthropic API, Google의 Vertex AI에 익숙해져 있었다. 수백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이 API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기업들은 Microsoft Copilot, Google Workspace AI, Amazon의 Q를 도입했다.
이것이 네트워크 효과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생태계가 강해지고, 생태계가 강할수록 더 많은 사용자가 온다. 그리고 일단 생태계가 형성되면, 멈추는 것은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클라우드 기업들은 AI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고객들이 AI 기능을 요구하고 있고,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투자를 중단하면 고객을 경쟁사에게 빼앗길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죄수의 딜레마다.
이것은 빅테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산업이 같은 함정에 빠져 있다.
2025년 들어, 한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AI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먼저 나타났다.
AI 챗봇을 도입한 기업들은 고객 응대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절반 이상이 줄어들었다.
인건비도 수십 퍼센트 절감되었다. AI를 도입하지 않은 경쟁사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었다.
소프트웨어 개발도 마찬가지다.
GitHub Copilot을 사용하는 개발자는 코드 작성 속도가 55% 빨라졌다. 비용은 월 10달러였다.
Copilot을 사용하지 않는 개발자를 고용하는 것은? 연봉이 최소 5만 달러는 더 들었다. 경제적으로 말이 안 되었다.
마케팅, 재무 분석, 법률 검토, 의료 진단...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AI를 쓰는 기업은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정확해졌다.
AI를 쓰지 않는 기업은? 점점 경쟁력을 잃어갔다.
여러 컨설팅 회사들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했다.
AI를 적극 도입한 기업들은 생산성이 크게 증가했고, 운영 비용은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고객 만족도도 상승했다. 반대로 AI 도입에 뒤처진 기업들은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AI가 한 번 도입하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GPT-3를 쓰던 기업들은 GPT-4로 업그레이드해야 했다.
GPT-4를 쓰는 기업들은 GPT-5를 검토하고 있었다. Claude 3를 쓰던 기업들은 Claude 4로 전환했다.
왜? 경쟁사가 더 나은 모델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은 모델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더 정확한 분석, 더 창의적인 콘텐츠, 더 빠른 응답. 경쟁사가 업그레이드하면, 우리도 해야 했다.
이것은 끝없는 군비 경쟁이었다. 그리고 군비 경쟁에는 승자가 없다.
모두가 계속 투자해야만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GPT-3에서 GPT-4까지는 1년 반이 걸렸다. GPT-4에서 GPT-5까지는? 2년 반이 걸렸다. 대형 모델의 출시 주기는 오히려 길어졌다.
하지만 그 사이에 중간 버전 업데이트가 폭증했다.
GPT-4o, GPT-4.5 Orion, GPT-5.1... 3~4개월마다 새로운 버전이 나왔다. 각 업데이트마다 성능이 개선되었고, 기업들은 경쟁사가 업그레이드하면 따라가야 했다. 끊임없는 버전 추격전이었다.
그리고 각 업그레이드마다 새로운 API 통합, 직원 재교육, 워크플로 재설계 등 추가적인 비용이 들었다.
한 번 AI 경쟁에 뛰어든 기업은 빠져나올 수 없다.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면서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시범 프로젝트로 시작한다.
고객 서비스 챗봇, 마케팅 자동화, HR 프로세스. 효과가 좋으면 확대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회사 업무의 상당 부분이 AI에 의존하게 된다.
문제는 이제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24시간 즉각 응답을 기대한다. AI 없이는 그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직원들은 AI 도구에 익숙해졌다. AI 없이는 이전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없다. 경쟁사는 계속 AI를 쓰고 있다.
ROI가 명확하지 않아도 멈출 수 없다.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이것이 AI화의 불가역성이다. 일단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기업의 운영 구조가 AI에 맞춰 변했기 때문이다. 고객의 기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경쟁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산업이, 전체 경제가 AI화되고 있다.
이 거대한 변화는 이제 되돌릴 수 없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다. 이 거대한 AI 투자 열풍은 언제, 어떻게 끝날 것인가?
역사적으로 모든 버블에는 트리거가 있었다.
튤립 버블은 암스테르담의 한 경매장에서 꽃이 팔리지 않으면서 시작되었다. 닷컴 버블은 2000년 3월 나스닥이 5,000선을 넘긴 직후 Federal Reserve의 금리 인상과 함께 터졌다.
AI 버블의 트리거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다섯 가지 가능성을 지목하고 있다.
트리거 1: 투자 조건 미달성
가장 가능성이 높은 트리거는 OpenAI의 2025년 말 데드라인이다.
2024년 10월과 2025년 3월, OpenAI는 SoftBank를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최대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제안을 받았다. 조건은 명확했다.
2025년 12월 31일까지 영리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 실패하면? 투자 규모가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25년 11월 현재, OpenAI는 아직 전환하지 못했다. 이사회 구조 개편, 비영리 부문 지분 배분, 투자자와의 협상 등. 복잡한 법적 과정이 진행 중이다.
만약 2025년 말까지 전환에 실패한다면? 이것이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산업의 리더조차 투자 조건을 못 맞춘다."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다른 AI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도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트리거 2: 지속적인 수익성 실패
두 번째 트리거는 시간이다.
OpenAI는 2029년까지 흑자 전환을 못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Anthropic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 사이 누적 손실은 OpenAI만 440억 달러, Anthropic까지 합치면 6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의 인내심은 무한하지 않다.
특히 2026년, 2027년에 손실이 계속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 시점이 계속 미뤄진다면? 투자자들은 이탈하기 시작할 것이다.
일부 VC들은 비공개 석상에서 우려를 표명한다.
"2~3년은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5년? 그건 다른 얘기다. 계속 손실만 나고 전망만 제시한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손절해야 한다."
트리거 3: 경쟁 심화와 가격 붕괴
세 번째 트리거는 중국이다.
2024년 말, 중국의 DeepSeek가 충격적인 모델을 출시했다. 성능은 GPT-4 수준이었는데, 추론 비용은 6~10배 저렴했다. 일부 분석에서는 그 이상의 가격 경쟁력을 지적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미국의 GPU 수출 제한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효율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더 적은 컴퓨팅으로 비슷한 성능을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필자가 AI의 미래: 두개의 엔진 브런치북에서 AI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AI 발전의 필수 요소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중국이 제약을 넘어서기 위해 그것을 실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DeepSeek만이 아니었다. Alibaba의 Qwen, Baidu의 Ernie, ByteDance의 Doubao 등.
중국 AI 모델들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서구 모델보다 훨씬 저렴하다.
만약 중국 모델들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면? 가격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OpenAI와 Anthropic이 지금의 가격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성 달성은 더욱 멀어진다.
트리거 4: 규제 충격
네 번째는 규제다.
2025년 8월, EU AI Act가 본격 시행되기 시작했다.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규제이다. 위반 시 최대 전 세계 매출의 7%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미국도 움직이고 있다.
2024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던 AI 안전 법안(SB-1047)이 2025년 더 강력한 버전으로 재상정되었다. AI 모델 개발사에게 안전 테스트와 위험 평가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이번에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저작권 소송도 폭증했다.
뉴욕타임스, Getty Images, 여러 작가와 예술가 단체들이 AI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나라도 원고 승소로 끝나면? 수천억 달러 규모의 배상금이 발생할 수 있다.
규제가 강화되고, 소송에서 패소하기 시작하면, AI 기업들의 운영 비용은 급증한다. 이미 적자인 상황에서 추가 비용 부담은 치명적일 수 있다.
트리거 5: 거시경제 충격
다섯 번째는 외부 충격이다.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에 불안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다. 금리는 여전히 높다. 중동 정세는 불안정하다. 미중 무역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만약 경기 침체가 온다면? 기업들은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다.
AI는 아직 "필수"가 아니라 "좋으면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영역이 많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들은 AI 지출을 먼저 줄일 것이다.
그리고 경기 침체는 스타트업에게 치명적이다. VC 투자가 마르고, 고객사들이 계약을 취소한다. 이미 적자인 AI 스타트업들은 버티지 못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버블이 터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다음은 업계 분석과 과거 버블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한 가상의 시나리오다.
Phase 1: 트리거 (2025년 말~2026년 초)
OpenAI가 2025년 12월 31일까지 영리 전환에 실패한다고 가정하자. 투자자들은 투자 규모를 축소한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OpenAI의 기업가치 평가는 급락한다. 투자자들은 다른 AI 스타트업들도 재평가한다.
Phase 2: 전염 (2026년 1분기~2분기)
AI 스타트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하락한다. 새로운 투자 라운드들이 다운라운드로 진행된다. 일부 스타트업은 자금 조달에 실패한다.
VC들은 신규 투자를 중단한다. 2025년 AI에 약 1,900억 달러를 투자했던 VC들은 2026년 투자를 대폭 축소한다.
Phase 3: 구조조정 (2026년 하반기~2027년)
자금이 마른 AI 스타트업들이 쓰러지기 시작한다. 대규모 인력 감축이 시작된다. AI 산업 전반에 구조조정 바람이 분다.
M&A가 급증한다. 빅테크들이 저렴한 가격에 기술과 인재를 인수한다.
독립 스타트업의 90%가 사라진다. 생존한 10%는 대부분 빅테크에 인수된다.
OpenAI와 Anthropic 같은 대형 스타트업들은?
극단적인 비용 절감에 나선다. 무료 서비스는 대폭 축소되거나 폐지된다. 직원 30~40%를 해고한다. IPO를 서두르지만, 공모가는 최근 밸류에이션의 1/3 수준이다.
Phase 4: 빅테크의 재조정 (2027년~2028년)
빅테크들도 AI 투자를 축소한다. 2025년 400억 달러를 넘었던 AI Capex가 상당폭 감소한다.
하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않는다. AI가 이미 핵심 인프라가 되었기 때문이다. 투자 속도를 늦출 뿐, 방향은 바꾸지 않는다.
주가는 조정을 받는다. 2026년 초 폭락했던 빅테크 주가는 2027년부터 서서히 회복한다.
투자자들은 깨닫는다. 버블은 터졌지만, 기술은 남았다고.
물론 다른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OpenAI가 2025년 말까지 성공적으로 영리 전환을 완료한다고 가정하자.
2026년 손실은 예상대로 140억 달러지만, 매출 성장세는 계속된다. 2027년 손실이 100억 달러로 줄어든다. 2028년 60억 달러, 2029년 드디어 흑자.
이 경우 시장은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받아들인다.
버블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기대치가 조정된다. 밸류에이션은 떨어지지만, 붕괴는 일어나지 않는다.
AI 스타트업 중 일부는 실제로 수익을 낸다. 특히 특정 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AI들이 성공한다.
헬스케어, 금융, 법률 등 전문 분야에서 AI는 명확한 ROI를 증명한다.
빅테크들도 AI 투자에서 수익을 보기 시작한다.
Microsoft는 Copilot으로, Google은 Gemini로, Amazon은 Bedrock으로 실질적인 매출을 올린다. 주주들은 안심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버블이 "터지지" 않는다. 대신 "식는다".
2025년의 과열은 가라앉지만, AI 산업 자체는 계속 성장한다.
닷컴 버블 이후 아마존과 구글이 살아남았던 것처럼.
그렇다면 어느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이 높을까?
2025년 11월 현재, 전문가들의 의견은 나뉘어 있다.
비관론자들은 하드 랜딩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근거는 명확하다. 수익성 달성 시기가 너무 멀다.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 트리거가 너무 많다.
낙관론자들은 소프트 랜딩을 예상한다. 이들의 논리는 이렇다.
AI는 실제로 작동한다. 생산성 향상이 입증되었다. 빅테크들이 버티고 있다. 시간만 주면 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다.
일부 투자은행들은 중간 입장을 취했다.
"2026년 중 조정이 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닷컴 버블 수준의 붕괴는 아닐 것이다. 밸류에이션이 상당폭 하락하고, 스타트업 상당수가 사라지는 정도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2026년이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OpenAI의 데드라인, 주요 스타트업들의 현금 소진, 빅테크의 투자 결정. 모든 것이 2026년에 판가름 날 것이다.
버블이 터질 트리거는 많았다.
OpenAI의 구조 전환 실패, 지속되는 수익성 악화, 중국 모델들의 가격 경쟁, 규제 강화, 경기 침체. 하나만 당겨져도 도미노가 넘어갈 수 있었다.
시나리오도 준비되어 있었다.
하드 랜딩이면 스타트업 90%가 사라진다. 소프트 랜딩이어도 밸류에이션 30~50% 조정은 피할 수 없다.
2026년이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AI 산업의 지형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다.
버블이 터진다면,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닷컴 버블 때 수천 개 기업이 사라졌지만, 아마존, 구글, 이베이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 10년을 지배했다.
AI 버블 이후에는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어떤 기업이, 어떤 기술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폐허에서 승자가 될 것인가?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 버블이 터진 후 남는 것은 무엇인가? 닷컴 버블은 광케이블과 데이터센터를 남겼다. AI 버블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
4화에서 계속 이야기 해보자.
AI 버블론 5부작 연재의 세 번째 이야기
다음 화 예고: "폐허에서 싹트는 것들 - AI 산업의 재편"
닷컴 버블의 교훈, AI 산업 재편 시나리오, 그리고 2025년부터 2035년까지 AI가 만들 새로운 세상을 다룹니다.
참고 자료
- Bank of America, "Big Tech AI Capex Analysis" (2025)
- Goldman Sachs, "AI Investment Analysis and Market Outlook" (2025)
- McKinsey & Company, "The State of AI in 2025" (2025)
- Sequoia Capital, "AI in 2025: Building Blocks Firmly in Place" (2024)
- Sequoia Capital, "AI Ascent 2025 Conference" (2025)
- The Information, "OpenAI Financial Structure and Investment Terms" (2024-2025)
- Bloomberg, "AI Is Dominating 2025 VC Investing, Pulling in $192.7 Billion" (2025)
- Reuters, "Tech companies tap debt markets to fund AI and cloud expansion" (2025)
- EU Artificial Intelligence Act, "Article 99: Penalties"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