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오라클 클라우드)의 도전

AI 시대 Alt 클라우드의 가능성과 한계

by Yameh

안녕하세요.

요새 신문 지상에서 AI 빅테크들이 앞다투어 오라클과 전략적 초거대 규모의 제휴를 맺었다는 뉴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현재까지의 클라우드 시장에서 오라클의 OCI(Oracle Cloud Infrastructure)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늦은 시작으로 하이퍼스케일러 3사, 즉 AWS, Azure(MS), GCP(구글)에 밀려왔고, 시장에서도 Alt 클라우드(대안 클라우드)로 인식돼 왔습니다.

그래서 최근 연이어 터지는 오라클발(發) 빅뉴스들을 보면서 오라클 클라우드(OCI)가 무엇인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또 오라클의 전략은 무엇인지 클라우드 컴퓨팅의 주변 이야기로 주말 편으로 두 번에 걸쳐 오라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번 주는 OCI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다음 주는 OCI를 포함한 오라클의 비즈니스 전체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프롤로그: 후발주자의 역설

클라우드 시장의 판도는 오랫동안 명확했다.

AWS가 31%, Azure가 25%, Google Cloud가 11%를 차지하는 동안, 오라클은 한 자릿수 점유율로 '그 외' 범주에 머물렀다. 2006년 시작된 AWS에 비해 10년 이상 늦게 뛰어든 오라클은 선점 효과를 극복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2023년 말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2023년 11월, Microsoft가 자사 클라우드 Azure가 아닌 Oracle Cloud Infrastructure(OCI)에서 Bing의 AI 검색을 돌리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의 xAI는 Grok 모델 초기 훈련을 위해 OCI를 선택했고, 2025년에는 OpenAI가 30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후발주자 오라클이 AI 시대의 필수 선택지가 된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오라클의 차별화된 기술이 진짜 우위를 가져왔는가, 아니면 운 좋은 타이밍이었는가? 그리고 OCI는 프리미엄 Alt 클라우드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네 번째 하이퍼스케일러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Part 1: OCI의 강점 - 약점이 무기가 된 순간

2세대 클라우드라는 역발상

오라클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이미 게임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AWS와 Azure는 수년간 쌓아온 선점 효과와 방대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었다. 오라클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기존 클라우드를 '1세대'로 규정하고, 근본적으로 다른 아키텍처의 '2세대 클라우드'를 만들기로 했다.


핵심은 오프박스(Off-box) 가상화라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클라우드를 아파트에 비유해보자. 여러 세대가 한 건물을 공유하는데, 각 집(가상 머신)은 건물 전체의 엘리베이터, 복도, 공용 설비를 함께 사용한다. 누군가 엘리베이터를 독차지하면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지고, 한 층에서 파티가 열리면 다른 층까지 소음이 들린다. 이것이 '시끄러운 이웃(noisy neighbor)' 문제다.


오라클의 2세대 클라우드는 다르다. 각 세대가 전용 엘리베이터와 독립된 출입구를 갖춘 타운하우스 같다.

공용 인프라는 건물 밖의 별도 시설로 분리되어, 각 집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기술적으로 설명하면, 1세대 클라우드인 AWS, Azure, GCP는 네트워크와 I/O 가상화 기능이 서버 안에 들어있다. 이는 CPU 자원을 '세금'으로 떼어가는데 보통 5~20% 정도다. 여러 고객이 같은 서버를 쓰면서 성능이 들쑥날쑥해지고, 한 고객의 트래픽 폭증이 다른 고객에게 영향을 준다.


반면 2세대 클라우드인 OCI는 가상화 기능을 서버 밖, 네트워크 자체로 이동시켰다.

고객은 순수한 베어메탈 성능을 얻고, 네트워크 레벨에서 완벽히 격리되며,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성능을 보장받는다. 결과적으로 고객은 클라우드 제공자의 소프트웨어 간섭 없는 진짜 베어메탈 성능을 얻는다.

한 고객이 해킹당해도 네트워크 레벨에서 격리되어 다른 고객에게 영향이 없는 강화된 보안이 제공된다. 그리고 모든 리소스가 평평하고 빠른 네트워크로 직접 연결되는 초저지연 네트워크가 구현된다.


오프박스 가상화는 기술적으로 훨씬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 각 서버에 가상화 칩을 박는 것보다 네트워크 자체에 가상화 기능을 넣는 게 훨씬 복잡하다. 하지만 오라클은 이 길을 선택했다. 그들은 이미 뒤처진 상황이었다. 같은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아키텍처라면 언젠가 자신들이 맞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 순간은 2022년 말, ChatGPT와 함께 왔다.


AI 혁명과 완벽한 타이밍

ChatGPT가 세상을 놀라게 한 후, 모두가 더 크고 강력한 AI 모델을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대규모 AI 모델을 훈련하려면 수천 개의 GPU를 마치 하나의 슈퍼컴퓨터처럼 연결해야 한다. 이때 병목은 GPU 자체가 아니라 GPU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였다. 아무리 강력한 GPU가 있어도, 그들 사이에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지 못하면 전체 시스템은 느려진다.


여기서 RDMA(Remote Direct Memory Access, 원격 직접 메모리 접근)라는 기술이 중요해진다.

이는 서로 다른 서버의 GPU들이 운영체제를 거치지 않고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게 해준다. 오라클의 RDMA 네트워크는 지연 시간이 2마이크로초에 불과하다. 일반 네트워크가 밀리초 단위인 것과 비교하면 수백 배에서 수천 배 빠른 속도다.

물론 AWS도 EFA(Elastic Fabric Adapter)로, Azure도 InfiniBand로 비슷한 기술을 제공한다. 하지만 생성형 AI 붐이 일어났을 때, 대규모로 즉시 사용 가능한 상태로 이를 제공할 수 있었던 곳은 OCI였다.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동맹

오라클의 또 다른 승부수는 엔비디아와의 깊은 파트너십이었다.

모두가 H100 GPU를 구하려고 안달일 때, 오라클은 이미 대량 물량을 확보했다. 차세대 액체 냉각 방식의 Blackwell GPU까지 선주문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하드웨어 구매가 아니었다.

엔비디아의 DGX Cloud를 OCI에서 네이티브로 제공하고, 160개 이상의 AI 도구를 통합했다. 이는 고객에게 '브라우저로 접속해서 바로 쓸 수 있는 AI 슈퍼컴퓨터'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빅딜의 비밀: 왜 Microsoft는 경쟁사를 선택했나

가장 극적인 순간은 Microsoft가 Bing의 AI 검색을 OCI에서 돌리기로 한 결정이었다.

Microsoft는 자체 클라우드 Azure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경쟁사인 오라클을 썼을까?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Microsoft 자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만큼의 GPU가 없었다. 둘째, OCI의 RDMA 네트워크가 대규모 AI 훈련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셋째, 직접 구축하려면 1~2년이 걸리지만 오라클은 지금 당장 가능했다.


xAI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일론 머스크는 Grok 모델을 빠르게 훈련해야 했고, OCI가 유일한 선택지였다. AI 붐 타이밍에 오라클만이 가진 것이 있었다. 16,000개 이상의 H100 규모를 가진 대규모 GPU 클러스터, 초저지연 RDMA 네트워킹,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상태. 이것이 오라클을 'AI 인프라의 필수 선택지'로 만들었다.


멀티클라우드 전략: 적을 친구로 만들기

오라클의 가장 영리한 수는 경쟁사와 협력한 것이다. Oracle Database@Azure는 Azure 안에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네이티브로 제공한다. Azure 고객이 오라클 DB를 쓰려고 클라우드를 옮길 필요가 없다. Microsoft는 Azure 매출을 유지하고, 오라클은 DB 라이선스 매출을 얻는다. 같은 모델을 AWS와 GCP에도 적용했다. 이제 어디서든 오라클 DB를 쓸 수 있다.


이 전략의 의미는 세 가지다.

첫째는 방어다. 기존 DB 고객이 클라우드로 옮길 때 이탈을 방지한다.

둘째는 공격이다. 경쟁사 클라우드에 있는 고객도 오라클 DB를 쓰게 만든다.

셋째는 네트워크 효과다. 더 많은 곳에서 쓸수록 오라클 DB는 더욱 표준이 된다.

이것은 단순한 제품 전략이 아니다. 생태계 전략이다.


Part 2: OCI의 구조적 한계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기술 차별화의 허와 실

오라클은 자사의 오프박스 가상화와 RDMA 네트워킹을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2마이크로초 지연 시간, 시끄러운 이웃 문제 해결, 진짜 베어메탈 성능이 그것이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이 있다. 경쟁사들도 비슷한 기술을 제공한다.


Azure는 InfiniBand 기반의 NDv5 시리즈로 HPC와 AI 워크로드를 지원한다. 지연 시간은 1.6마이크로초로 오라클보다 오히려 낮다. AWS는 EFA(Elastic Fabric Adapter)로 RDMA를 지원하며, 이미 수천 개의 GPU를 연결하는 대규모 AI 훈련에 사용되고 있다. Google Cloud는 A3 인스턴스에서 GPUDirect-TCPX를 통해 비슷한 성능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오라클의 기술적 우위는 환상인가? 완전히 그렇지는 않다. 차이는 아키텍처의 근본적 설계에 있다. AWS와 Azure는 기존 인프라에 고성능 네트워킹을 '추가'했다. 특정 인스턴스 타입에서만 제공되고, 레거시 워크로드와 공존하면서 복잡성이 증가했다. 반면 오라클은 처음부터 오프박스 가상화를 전제로 설계했다. 모든 워크로드가 동일한 고성능 네트워크를 기본으로 누린다.


하지만 진짜 차별화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었다. 타이밍과 가용성이었다.

2023년 초 생성형 AI 붐이 일어났을 때, AWS와 Azure는 자사의 클라우드 고객들을 먼저 챙겨야 했다.

제한된 GPU를 기존 고객들에게 배분하느라 신규 대규모 주문을 받기 어려웠다.

Google Cloud는 TPU에 집중하면서 NVIDIA GPU 확보에 소극적이었다.


오라클은 달랐다.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이 낮았기에 기존 고객 부담이 적었다. 대신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관계로 H100을 대량 확보하고, 16,000개 이상의 GPU를 한 클러스터로 연결한 상태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xAI가 찾았을 때, Microsoft가 급하게 Bing AI를 돌릴 곳을 찾았을 때, 오라클만이 "지금 당장 쓸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다.


결국 오라클의 승리는 순수한 기술 우위가 아니라 '타이밍 + 가용성 + 통합 스택'의 조합이었다. 문제는 이 조합이 지속 가능한 해자인가 하는 것이다. AWS와 Azure가 GPU 공급을 늘리고, 자체 AI 칩을 개발하면서 오라클의 창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

OCI의 비즈니스 모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근본적인 문제가 보인다.

이것은 대중적 클라우드가 될 수 없는 구조다.

AWS나 Azure와 달리 OCI는 AI 빅딜 위주의 프리미엄 Alt 클라우드로만 작동한다.


전통적인 클라우드 생태계를 보자.

AWS와 Azure는 수천 개의 MSP(관리형 서비스 제공업체)와 SI(시스템 통합) 파트너를 통해 확장한다. 기업 고객이 AWS로 마이그레이션하려면 수백 개의 MSP가 컨설팅부터 구축, 운영까지 도와준다. 스타트업은 AWS Activate 같은 프로그램으로 크레딧을 받고 신용카드 하나로 시작할 수 있다. 개발자는 방대한 튜토리얼과 커뮤니티, Stack Overflow의 수백만 개 답변으로 학습한다. 이 생태계가 매출보다 중요한 이유는 고객 획득 비용을 극적으로 낮추고, 자연스러운 확산을 만들기 때문이다.


OCI는 이 생태계가 거의 없다. MSP가 거의 필요 없는 구조다. xAI나 Microsoft 같은 빅딜은 래리 엘리슨과 사프라 카츠가 직접 협상한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 MSP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GPU와 DB를 묶어서 오라클이 직접 판매한다.

ISV(소프트웨어 벤더)는 Oracle Marketplace에서 SaaS를 팔지만, 이는 오라클의 기존 DB/SaaS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SI 파트너는 있지만 주로 DB나 Fusion 마이그레이션을 돕는다. 새로운 OCI 고객을 만드는 역할은 미미하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게 OCI는 더욱 멀다. 최소 약정 금액이 높고, 셀프서비스가 어렵다. AWS처럼 "회원가입하고 신용카드 넣으면 5분 만에 시작"이 아니다. 개발자 커뮤니티는 거의 없다. OCI로 검색하면 나오는 튜토리얼과 문서는 AWS의 수백분의 일 수준이다. 대학생이나 초기 스타트업이 자연스럽게 OCI를 배우고 선택할 이유가 없다.


이것은 의도된 선택인가, 아니면 한계인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오라클은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DNA를 가지고 있다. 영업 사원이 CIO를 만나 수백만 달러 계약을 따내는 모델에 익숙하다. 개발자 커뮤니티를 키우고, 오픈소스에 기여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상향식(bottom-up)" 방식은 오라클의 문화와 맞지 않는다. 동시에 이미 늦었다는 현실도 있다. AWS는 15년간 쌓은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지금 와서 개발자 커뮤니티를 만들려 해도 AWS/Azure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OCI의 고객 프로필은 극단적으로 좁다. 수십억 달러를 쓸 수 있는 AI 기업들, 오라클 DB를 이미 쓰는 엔터프라이즈, Azure나 AWS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근하는 멀티클라우드 사용자. 이 세 그룹 밖의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다.

"클라우드 시작하려는데 어디가 좋지?" 했을 때 OCI가 선택지에 오르지 않는다.


Part 3: 현재 전략의 우려사항 - AI 중심 전환의 그늘

기존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은 어디로 갔나

OCI에는 AI 빅딜 이전부터 있던 고객들이 있다.

2018년 현대상선(HMM)은 SAP 워크로드를 IBM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에서 OCI로 마이그레이션했다. 블록체인과 IoT 기술 연구를 위한 Joint Lab도 구성했다. Mazda는 글로벌 인벤토리 관리 시스템을 OCI로 옮겨 70% 성능 향상과 50% TCO 절감을 달성했다. FedEx는 가격 및 수익 시스템을 OCI에서 운영한다. Zoom은 성능, 확장성, 보안을 이유로 OCI를 선택했다.


이들은 xAI, OpenAI, Microsoft 같은 AI 빅딜 고객과 완전히 다른 층이다.

현대상선은 16,000개 GPU 클러스터가 필요 없다. SAP ERP를 안정적으로 돌리고, 컨테이너 추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재고를 관리하면 된다. Mazda는 자동차 부품 재고 데이터베이스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쿼리하면 된다. FedEx는 수백만 건의 배송 가격을 실시간으로 계산하면 된다.


그런데 2024년 이후 오라클의 모든 마케팅과 투자는 AI 워크로드에 집중되어 있다.

래리 엘리슨의 실적 발표는 xAI와 OpenAI 같은 빅딜을 자랑한다. 제품 발표는 GPU 클러스터와 생성형 AI 서비스다. CloudWorld 행사도 AI, AI, AI다. 그렇다면 2022년 이전부터 OCI를 쓰던 일반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은 어떻게 되는가? 단순히 VM을 돌리고, 웹 애플리케이션을 호스팅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고객들은?


우려는 여러 측면에서 제기된다. 리소스 배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GPU 공급이 부족할 때, 데이터센터 확장이 필요할 때, 네트워크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때, 누가 우선권을 갖는가? 수십억 달러 계약의 AI 빅딜 고객이다.

연간 수백만 달러를 쓰는 일반 엔터프라이즈는 대기 순서에 밀릴 수 있다. 기술 지원도 마찬가지다. 오라클의 최고 엔지니어들은 16,000개 GPU 클러스터를 관리하고, AI 훈련 파이프라인을 최적화하는 데 투입될 것이다. 일반 고객의 네트워킹 이슈나 스토리지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제품 개발도 AI 중심이다. 새로운 기능은 대부분 "AI 통합", "생성형 AI 서비스", "벡터 데이터베이스"다. 일반 IaaS 기능 개선이나 개발자 경험 향상은 로드맵에서 뒷순위로 보인다. 오라클은 기존 고객들에게 "당신들도 AI를 써야 한다"고 말한다. Fusion에 AI 기능을 넣고, NetSuite에 AI 에이전트를 통합하고, Autonomous Database를 AI Lakehouse로 만든다. 하지만 AI가 필요 없는 고객은? 단지 안정적이고 저렴한 클라우드 인프라만 원하는 고객은?


AI 서비스는 있지만 쓰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OCI는 AI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OCI Generative AI는 Cohere 기반 LLM을 제공한다. OCI RAG AI Agents는 엔터프라이즈 지식베이스와 연동된다. OCI Vision, Speech, Language, Document Understanding까지 AWS나 Azure가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서비스들이 있다. OCI Data Science로 모델을 훈련하고 배포할 수 있다. Autonomous Database Select AI로 SQL에서 AI에 접근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AWS SageMaker, Azure OpenAI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공개된 고객 사례를 찾아보면 이상한 점이 보인다. OCI Generative AI를 사용하는 기업으로 공개된 사례는 Royal Flying Doctor Service와 Raedyne Systems, 두 곳뿐이다. 흥미롭게도 둘 다 호주 조직이다. 북미나 유럽, 아시아의 사례는 공개적으로 찾을 수 없었다. 현대상선, Mazda, FedEx 같은 기존 엔터프라이즈 고객이 OCI AI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사례도 없었다.


비교해보자.

AWS Bedrock은 수백 개 고객 사례가 공개되어 있다. Azure OpenAI Service는 수천 개 기업이 사용한다. OCI Generative AI는? 두 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 기존 고객들이 OCI AI 서비스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둘째, 채택했지만 NDA나 다른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 셋째, 아직 도입 초기 단계다.


어느 쪽이든 우려스럽다.

만약 첫 번째라면, OCI의 AI 서비스는 실제 엔터프라이즈 워크로드에서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두 번째라면, 마케팅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세 번째라면, 생태계 성숙도가 너무 낮다.

현대상선이 "SAP에 AI 챗봇을 붙이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AWS라면 SageMaker와 수천 개 레퍼런스, MSP 지원을 받을 수 있다. Azure라면 Azure OpenAI와 Microsoft 생태계 통합이 있다.

OCI는? 서비스는 있지만 누가 써봤는지 모른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것은 단정할 수 없는 우려다. 명확한 물증은 없다.

하지만 공개된 정보만 봐도 생태계 성숙도 격차는 명백하다. AWS와 Azure는 개발자가 자연스럽게 AI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OCI는 AI 빅딜 고객에게는 완벽하지만, 일반 엔터프라이즈에게는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


Part 4: 시장 포지셔닝과 미래 - Alt의 왕인가, 도전자인가

정체성의 모호함

오라클의 정체성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 말하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이 다르다.

오라클은 "우리는 네 번째 하이퍼스케일러가 될 것이다", "AWS, Azure, GCP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AI 훈련과 데이터베이스에 특화되어 있고, 좁지만 깊은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며, 프리미엄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숫자가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인 5~6%다.

성장률은 높지만 절대 규모는 AWS의 8분의 1 수준이다. OCI를 사용하는 회사는 2,601개로 확인된다. 이것은 Alt 클라우드의 숫자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숫자가 아니다.


Alt 클라우드로서의 가능성

만약 오라클이 "최고급 AI 및 DB 클라우드"로 포지셔닝한다면 어떨까? 장점이 있다.

첫째, 차별화된 가치 제안이 가능하다. "모든 것"이 아닌 "최고의 AI와 DB"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둘째, 프리미엄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다. CoreWeave도 프리미엄으로 성공했다.

셋째, 명확한 타겟이 생긴다. AI 훈련이 필요한 기업과 미션 크리티컬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엔터프라이즈다.


CoreWeave의 예를 보자.

IPO 전 밸류에이션이 350억 달러였다. 좁은 영역인 GPU 클라우드에 집중했고, 높은 마진과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했다. "Alt 클라우드"로서 성공적이었다. 오라클도 같은 길을 갈 수 있다. 그것도 더 유리한 조건에서다. CoreWeave는 GPU만 제공하지만, 오라클은 GPU에 데이터베이스와 SaaS 생태계까지 가지고 있다.


하지만 CoreWeave의 IPO 문서가 보여준 것을 기억해야 한다.

Microsoft 매출 의존도 62%, 상위 3개 고객이 85%. 투자자들이 우려한 것은 "몇 개 고객 잃으면 끝"이라는 점이었다. OCI의 구조도 비슷하다. xAI, Microsoft, OpenAI 같은 빅딜이 성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이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AWS/Azure로 돌아가면? 성장 스토리는 급격히 약해진다.


하이퍼스케일러 야심의 현실

만약 오라클이 진짜 "네 번째 하이퍼스케일러"가 되려 한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200개 이상의 범용 서비스 포트폴리오가 필요하고, 50개 이상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리전이 필요하며, 수백만 명의 개발자로 구성된 방대한 생태계가 필요하다. 수년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단기 수익성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현실적인가? AWS는 15년의 선점 효과와 압도적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Azure는 Microsoft의 엔터프라이즈 지배력과 Office 365 통합이 있다. GCP는 Google의 기술력과 데이터 분석 강점이 있다. OCI가 끼어들 틈이 어디에 있는가?


하지만 오라클의 강점은 다른 곳에 있다.

43만 엔터프라이즈 고객, 지배적 데이터베이스, 완전 통합 스택이 그것이다.

이것은 하이퍼스케일러의 무기가 아니라 Alt 클라우드의 무기다.

좁지만 깊게, 프리미엄이지만 확실하게.


기회의 창은 좁혀지는 중

오라클의 기회의 창은 점점 좁혀지고 있다.

AWS와 Azure가 GPU 공급을 늘리고 있다. Microsoft는 자체 AI 칩 Maia를 개발했고, AWS는 Trainium과 Inferentia를 밀고 있다. Google은 TPU v5를 출시했다. NVIDIA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AI 빅딜 고객들도 영원하지 않다. xAI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OpenAI는 Microsoft와 긴밀하게 협력한다. 이들이 OCI를 계속 쓸 이유는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가용성과 성능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동시에 기존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은 AWS와 Azure의 성숙한 AI 서비스를 바라본다. 현대상선이 2028년에 AI 전환을 본격화할 때, OCI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AWS로 갈 것인가? 그 결정은 생태계, 레퍼런스, 지원 품질에 달려 있다.


Disrupt의 가능성

빅3를 Disrupt 할 수 있는가? 솔직히 말하면 어렵다. 하지만 틈새를 장악할 수는 있다.

AI 훈련과 미션 크리티컬 데이터베이스라는 두 영역에서 오라클은 충분히 강하다.

이 두 영역이 결합되면 강력한 시너지가 생긴다. AI 모델을 훈련하고, 그 모델을 프로덕션에 배포하고, 데이터베이스와 통합하고, 엔터프라이즈 앱에 연결하는 전체 파이프라인에서 말이다.


오라클이 이 비전을 실현할 수 있다면, 그들은 Alt 클라우드의 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CoreWeave보다 훨씬 강력하고, GPU만이 아니라 데이터와 앱까지 아우르는 Alt 클라우드.

이것만으로도 수백억 달러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하이퍼스케일러가 되는 것과는 다르다.

모든 워크로드를 위한 범용 클라우드가 아니라, 특정 워크로드를 위한 최고의 클라우드, 선택과 집중.

오라클이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들의 전략은 훨씬 명확해질 것이다.


에필로그: Alt의 왕이 될 것인가

OCI는 명백히 성공했다. 후발주자가 AI 시대의 필수 선택지가 되었다.

약점이었던 후발 진입이 오히려 차별화된 아키텍처를 선택할 자유를 줬고, 그 아키텍처가 AI 시대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타이밍과 가용성의 조합은 xAI, Microsoft, OpenAI 같은 빅딜을 가져왔다.


하지만 성공의 형태가 불분명하다. 네 번째 하이퍼스케일러를 향해 나아가는가, 아니면 최고의 Alt 클라우드로 자리잡을 것인가? 현재 오라클의 행보는 둘 사이 어딘가에서 헤매는 것처럼 보인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야심을 갖고 있지만, Alt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우려도 있다. 생태계가 부족하고, 기존 고객이 소외될 가능성이 있으며, AI 서비스 채택 사례가 보이지 않는다. 기술 차별화는 생각보다 약하고, 기회의 창은 점점 좁아진다. 빅딜 의존도는 CoreWeave가 보여준 리스크를 반복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오라클은 죽지 않았다.

클라우드 시대에 도태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AI 시대에 기회를 잡았다. 이제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남았다. Alt의 왕으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더 큰 야심을 품을 것인가?


답은 오라클이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좁지만 깊게 가는 것도 전략이다. 넓고 얕게 가려다 둘 다 놓칠 수도 있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참고자료

Oracle FY2024, FY2025, FY2026 Q1 Earnings Reports / Synergy Research Group Cloud Market Share Data / Oracle Customer Case Studies (HMM, Mazda, FedEx, Zoom) / Oracle CloudWorld 2024 Announcements / OCI Technical Documentation / Industry Analyst Reports (Gartner, IDC, Constellation Research) / CoreWeave S-1 IPO Filing (2025) / Azure, AWS, Google Cloud Technical Documentation




이번 주는 OCI에 포커스를 맞춰 오라클의 기술과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다음 주는 OCI를 포함한 오라클의 전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알아보고 OCI가 오라클 비즈니스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오라클이 생각하는 그들의 미래가 무엇인지 한 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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