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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Han May 13. 2020

블록체인, 고객과 시장이 핵심

2018년 10월 7일 Ground X CEO Letter

고객과 시장이 중요하다는건 수천번은 더 듣고 알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실천하는건 별개인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분들은 그래도 고객 인터뷰와 PMF하는 과정을 겪어보며 고객 속으로 들어가 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흔한 경험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더 무서운건 고객을 알고 있다 자신하고 고객의 특징을 단정지어 버리는 것입니다. 특히, AI나 블록체인처럼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 고객과 동떨어지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으로 고객의 문제를 푸는데 집중하자고 설득하는 일을 많이 했는데, 역시 쉽지 않네요.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철학으로 시작된 기술이라 고객 지향적 사고보다는 그 철학을 어떻게 실현하느냐에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라운드X는 사업 초기부터 고객과 시장에 집중하자고 얘기해 왔습니다. 아래 고객집착과 관련해서 회사 멤버들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CEO Letter - 2018.10.07] 


# 아마존 제프 베조스의 고객 집착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방향이 정해지는데 저는 그것을 고객(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존의 성공과 그들이 이뤄내고 있는 혁신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고객에 대한 집착입니다. 그의 고객 집착은 유명하죠. 변하지 않는 고객의 요구사항인 1) 최저가 제공 2) 빠른 배송 3) 다양한 상품을 끊임없이 추구하죠. 그는 고객 집착을 단지 고객 목소리 듣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합니다. 고객 대신에 그들이 원할 것을 발명해 주는 것, 아마존 프라임은 그런 발명의 결과일 것입니다. 


이전 회사인 퓨처플레이에서 많은 테크 스타트업을 초기 단계부터 보아 왔습니다. 대부분 엔지니어들이 창업했는데 결과는 달랐습니다. 많은 테크 스타트업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팀"으로 고객과 시장보다는 특정 기술에 집착하여 최고의 제품 만드는데만 집중하는데, 이 경우 1-2년 빡세게 개발한 후 제품을 내놓는데 그제서야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이란걸 인식하게 되고 사업 아이템을 변경하거나 어려워 집니다. 반면 "해야 하는 것을 하는 팀"은 어렵지만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그에 맞춰 제품을 만들어 가며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며 맞춰 갑니다. 스타트업에선 이걸 Product-Market Fit이라고 합니다. 결국 이걸 잘하는 팀이 대부분 성공한다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래는 제프 베조스의 스피치 중에 고객 집착 부분이니 들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ctoEOdJxzE4 (3분40초)  

https://youtu.be/zN1PyNwjHpc (1시간 짜리 패널 토론인데 추천합니다)



# 블록체인에서도 고객과 시장이 최고 우선순위

고객 집착 말고도, 경쟁자 집착, 기술 집착, 제품 집착 등 여러 방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동네는 경쟁자 집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 이더리움이나 EOS 보다 우수해야 하며, 그들보다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라는 목표로 달려오고 있죠. 그런데 과연 그들이 블록체인의 최종 승자일까요? 아니 살아남기라도 할까요? 블록체인은 태생상 기술 중심으로 등장했습니다. 비트코인도 그렇고 이더리움도 그렇고 누군가 니즈가 있어서 나온게 아니라 사토시가, 비탈릭이 꿈꾸는 이상향을 만들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지금 블록체인이 real use case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블록체인 시장은 그런 틀에 잡혀 있습니다. 우리는 그 틀에 묶이면 안됩니다. 


블록체인의 효용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은 고객과 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줄 때 나옵니다. 단지 성공적인 중앙화 모델을 탈중앙화 사업 모델로 바꾼다고 효용이 나오는게 아닙니다. 진정한 가치는 고객의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풀어 줄 때 나오는 것이고, 플랫폼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enabler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객에 대해 연구하고 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파고들어야 합니다. 제가 알기로 어떤 플랫폼도 그렇게 접근하고 있지 않습니다. 모두가 선행 플랫폼의 문제점을 해결하자는 목표로 경쟁자 집착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게 가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고객을 만나고 산업을 연구하며, 진짜 문제를 풀기 위해 발로 뛰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아마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중에 우리만큼 대기업을 많이 만나본 곳은 없을 겁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의 어려움과 니즈를 듣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렴풋하게나마 블록체인이 어떤 방향으로 적용될 것인지 인사이트를 얻고 있습니다. 그것을 플랫폼에 녹여내어 고객의 선택을 받는다면 분명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저는 GX를 그런 방향으로 끊임없이 드라이브할 것입니다. 고객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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