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받아들이는 법
부산에서 출발한 나는 어느새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 있었다. DARMASISWA 장학생으로 머물렀던 그 시간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학문을 넘어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바꾸어 놓았다.
현지 대학에서 인도네시아어를 배우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교재 속 문법과 단어는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고, 발음은 낯설었다. 하지만 매일 아침 현지인들과 인사하며,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Grab과 Gojek을 통해 오토바이 택시 타고 길을 묻는 과정 속에서 언어는 조금씩 몸에 스며들었다. 언어는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동시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활동도 했다. 언어센터에서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주며,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교환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는 일이었다. 학생들은 한국 문화와 음식 이야기에 눈을 반짝였고, 나는 그들의 일상과 꿈을 들으며 인도네시아 사회를 배웠다.
방학마다 배낭을 메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곳곳을 여행했다. 발리의 해변에서 서핑을 배우고, 롬복섬과 길리섬의 작은 마을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족자카르타에서는 보로부두르 사원의 웅장함에 압도되었고, 말랑과 바투에서는 시원한 공기 속에서 현지 시장을 걸었다.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언어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과정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다름’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한국에서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존재했다. 식사 시간, 교통 문화, 이슬람 문화권의 종교적 의식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 낯섦 속에서 나는 유연해졌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말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었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공존’의 가치를 알려주었다.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뒤섞여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함께 살아갔다. 그 모습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언어와 문화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수라바야에서의 시간은 나를 성장시켰다.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체험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얻은 경험은 단순한 유학 생활을 넘어 내 삶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그곳에서 배운 것은 단순한 인도네시아어가 아니라, 다른 세계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였다.
한국에서 남들과 비슷한 선에서 살아가야지라는 안일한 마인드로 미래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없었다. 하지만 현지 학생들, 전 세계 다양한 국가출신 유학생들의 학구열, 경험을 받아들이는 태도, 커리어를 쌓아가는 열정을 보며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한 발자국 더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그 당시의 배움과 경험들은 다양한 공모전과 대외활동에 출전하게 된 동기가 되었고 내가 해외취업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