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스타트업 공모전과 대외활동

아세안을 잇는 도전

by Jason Yu

인도네시아에서의 유학 생활을 마친 뒤, 나는 자연스럽게 유학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곳으로 도전하고 싶어졌다. 언어와 문화 속에서 배운 경험들이 단순히 개인적인 성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때 내 앞에 나타난 기회가 바로 한-아세안 스타트업 공모전이었다.

스타트업 공모전에서 우리 팀은 ‘재활용 우의’라는 아이템으로 도전했다. 동남아 Grab과 Gojek(한국의 카카오 텍시, 미국의 우버같은 어플) 기사들이 매일 사용하는 우비, 그리고 동남아 특유의 기후와 산업화로 인한 폐기물 문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버려진 타포린을 재활용해 친환경 우의를 제작하는 방안이었다.

사실 이 아이디어는 프라이탁(FREITAG)이나 누깍(NUKAK) 같은 브랜드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들은 버려진 천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우리는 그 방식을 동남아 현지 상황에 맞게 적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는 타포린과 폐타이어의 안정적인 수급이었다. 현지에서 재활용 자재를 모으는 체계가 부족했고, 단순히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전이었다.

또 하나의 과제는 현지인들의 재활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었다. 재활용은 ‘낡고 불편하다’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긍정적인 가치로 전환할 것인지가 큰 고민이었다.

그리고 제품을 만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현지 쇼핑 플랫폼인 쇼피(Shopee)와 토코피디아(Tokopedia)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온라인 판매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단순히 올려놓는다고 팔리는 것이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가격 민감도를 고려해야 했다.

또한, Grab이나 Gojek 같은 플랫폼과의 협업 방안도 고민했다. 기사들이 매일 사용하는 우비를 직접 공급하거나, 플랫폼과 제휴해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식은 매력적이었지만,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협상과 제도적 장벽을 넘어야 했다.

결국 해결해야 할 문제는 너무 많았다. 자재 수급, 인식 개선, 플랫폼 활용, 협업 방안 등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힘들었다.

발표 당일, 긴장된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디어는 심사위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단순히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지인들의 생활과 연결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우리는 4등, Special Prize를 수상했다. 작은 아이디어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몸소 느낀 순간이었다.

이 경험은 내가 단순히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학생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전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공모전 이후, 나는 Asean Korea Futurist(AKF) 활동에 참여했다. 아세안문화원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아세안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한국 사회에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시회 참여와 홍보 활동은 물론,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푸드트럭 행사에서는 직접 메뉴와 행사를 기획해 사람들에게 문화를 전달했다.

푸드트럭 행사 준비 과정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 속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전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국의 대표 음식을 선정하고, 그 음식이 가진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설명하는 자료를 함께 준비했다. 사람들은 단순히 맛을 즐기는 것을 넘어, 음식 속에 담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 활동을 통해 나는 ‘문화 교류’의 힘을 다시금 느꼈다. 언어와 음식, 생활 방식은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였다. 공모전에서 배운 사회적 가치 창출의 경험과, AKF 활동에서 느낀 문화 교류의 힘은 서로 맞닿아 있었다.

결국 이 모든 경험은 나에게 하나의 확신을 주었다. 내가 걸어온 길은 단순한 학문이나 취미가 아니라, 사회와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였다. 그리고 그 다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더 큰 무대, 직접 현지로 나가는 선택이 필요하다는 결심에 이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