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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Sungil Kang Dec 21. 2017

베트남 차마고도 북베트남 하장 바이크 여행

쫄깃 짜릿, 여행 아드레날린 폭발

여행의 로망, 오지 바이크 여행은 우연한 통화로 시작


나에겐 여행과 관련해 하나의 '꿈' 아니 '로망'이 있었다.

그 꿈은 '체 게바라 따라하기' 정도 되려나 보다. 광활한 남미대륙을 엘리트 청년이었던 체 게바라가 가녀린 오토바이 하나에 의지해 남미의 대자연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는 여행이 한 인간의 세계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로 인해 삶의 궤적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인문학적으로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고 작은 이륜구동으로 굴러가는 이동수단에 의지해 대자연을 몸으로 느끼는 여행은 아드레날린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러하기에 여행에 많은 가치를 많이 두는 여행 마니아라면 어쩌면 모두 다 한 번쯤은 갈망하고 여행이 모터바이크 여행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는 한번 도전해봐야지”, 아니 “일생에 한번 도전할 기회는 있을까?” 했던 의구심만 가득했던 그런 모터바이크 여행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올 추석 연휴, 12박 13일간의 하노이 베트남 여행에서 경험해 볼 것이라고는 여행을 준비할 때에도, 하물며 하노이 현지에 도착해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벤트였다. 내 여행은 일정의 가변성이 매우 큰 특징은 있지만, 여행과 관광 현상을 의미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여행에서의 테마와 반드시 방문해서 직접 눈으로 보고 평가해야 할 곳과 주제는 미리 정해놓는다. 그래서 짧은 여행 일정은 대부분 그 테마와 관련되거나 가변성이라고 해야 그 안에서의 현지 사정 변화에 따른 조그만 일정의 변화이다. 즉, 테마와 관련해서 반드시 보아야 할 몇 군데와 나머지 일정이란 포맷에서 크게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이번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 여행은 하노이 올드 쿼터와 싸파(sapa) 등 최근 관광으로 인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역에서의 관광 영향, 구체적으로 말하면 관광으로 인한 투어리스피케이션과 젠트리케이션, 오버투어리즘과 관련한 개발도상국에서 양상과 관련되어 있다. 논문과 책에서 읽던 지역을 방문하여 익혔던 내용을 참고해서 현지에서 투영해본다는 것은 관광 연구자에게 여행의 또 다른 재미이기 때문이다.


이런 고착화된 내 여행패턴을 벗어나 사파보다 하장 모터바이크 여행을 해보자는 여행 일정의 즉흥적인 큰 변경을 가지게 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모터바이크 여행에 대한 잊고 지냈던 내 로망을 자극했기 때문일 것이다. 꿈에 그리던 오지에서의 바이크 여행이라니~!! 그리고 이 여행의 구체적인 그림은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베트남 북부를 여행하고 있던 제주에서 알고 지내던 동생과의 통화에서였다. 사파 바로 밑 동네인 라캉차이를 여행하던 동생으로부터의 정보. 베트남 북부여행의 백미는 하장에 있다는 말을 듣고 하노이 호텔에서 열심히 구글링 해본 결과인 것이다. 하노이와 사파, 두 곳에서 여유롭게 보내려던 계획이 급학하게 변하면서 내 심장도 같이 뛰었다.


하노이 여행의 랜드마크, 구시가 성요셉 성당과 인근 호안끼엠 호수는 하노이 여행의 핵심지역이다.


하장, 베트남의 차마고도


공간과 장소는 절대적인 백지의 어떤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으로 구성된다는 것이 사회지리학계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지도를 보면 확대와 축소가 마음대로 가능한 최근의 구글맵과 같은 웹상의 지도를 보면 그 안에는 다양한 층위의 인공물들도 보이지만 지역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궤적과 관련된 사회적, 역사적 맥락은 보이지 않는다.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여행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여행이 주는 매력이다.


중국과 국경을 닿아 있는 하장(HaGiang) 지역은 국내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베트남의 차마고도'로 불렸던 베트남의 지붕과 같은 지역이다. 비록 하장은 아니지만 바로 옆 사파(sapa)에 베트남 최고봉 있는 것에서 보듯이 지역의 대부분은 산악지형이다. 최근 사파가 관광지화로 예전의 전통적 모습을 많이 잊어버린 곳이라면 하장은 예전 관광화가 덜된 사파의 모습을 지녔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곳이라 전형적인 백패커나 모험심 가득한 여행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국내에서도 몇몇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하장 바이크 투어나 사이클 투어의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하장의 산악 속에는 예로부터 흐멍족을 비롯한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중국과 국경이 인위적으로 그어지기 전부터 척박한 산악지대에 의지해 삶을 지탱해 왔다. 지금도 국경을 마주하고 산악 소수민족들끼리는 예전 방식 그대로 비교적 자유로운 교류가 이루어진다고 전해 듣는다. 이 지역은 평지가 많지 않은 산악지역의 특성상 계단식 농사 방식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 자체가 하장, 사파를 비롯한 베트남 북부를 대표하는 관광경관 중 하나로 마케팅되고 있지만 말이다.


비록 지금은 관광객의 모습으로 하장을 방문했지만 한국의 대표 관광지 제주도에 사는 지역민이라 여행 중 이곳 소수민족의 삶에 유난히 제주에서의 나의 삶이 투영되고 감정 이입된 이유일 것이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 유난히도 거북한 마음이 들었던 것일까? 다녀와보니 생각해보니 이 마음이 그 많은 0과 1로 구성된 사진 데이터 속에서 이곳 베트남 북부여행 사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주민인 소수민족을 담은 사진을 찾기가 어려웠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장 지역의 대표적 관광경관, 계단식논


하노이에서 하장가기


하노이 미딩 버스터미널, 베트남 북부행 버스는 대부분 이곳에서 출발한다. 미딩 버스터미널은 하노이 시내에서 구글맵 경로 검색하면 우버택시, 대중교통으로 가는 법이 자세히 나와 있다. 이 버스터미널에서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노선은 하노이-사파 노선이다. 이 노선은 그나마 왕복으로 최신 고속도로가 건설되어 있어 편하지만 하장까지는 거리상으로 보면 얼마 되지 않지만 도로여건이 좋지 않고, 시외버스들이 택배도 겸비하기 때문에 갈만하면 쉬어가고 들렸다가고 해서 한국이라면 4-5시간에 도착할 거리가 거의 2배 걸린다. 그래서 가장 인기 있는 버스는 하장행 슬리핑 버스, 저녁 출발이 아닌 오후 출발이라 승객이라곤 네덜란드에서 온 한쌍과 그 뒤 나뿐이다. 이 커플은 바이크 여행 후 하장을 떠날 때도 우연히 같은 버스를 타 다시 만났다. 사전예약을 필수이다. 한국에서도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전예약 가능하다.



쫄깃 짜릿! 여행 아드레날린 폭발, 하장 2박 3일의 여정


하장 2박3일 여행루트(QL4C, DT182, DT174)와 주요거점, 보다 긴 여정을 위해서는 국도 QL4C와 QL34로 크게 한바퀴 도는 플랜B루트도 있다.


선행 여행자들의 다양한 하장 모터바이크 여행기를 구글링해 본 결과, 하장과 동반을 중심으로 루트가 짜여 있었다. 하장이 바이크 여행의 시작과 끝을 맺는 곳이라면 동반(Dong Van)은 이 여행의 핵심지역인 마피랭(Mapi reng) 협곡을 둘러보고 중국과의 국경을 접해있는 룽쿠(Lung Cu) 지역을 둘러보는 데 있어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 중간의 주요 거점이 석회암이 주연이 되어 자연과 시간이 빚어낸 카르스트 지형으로 하장 내에서 가장 유려한 경관을 가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구로 지정된 꽌바(Quan Ba)와 루트의 교차로인 옌민(Yen Minh)이 있다. 총거리는 아무리 봐도 300km는 넘어 500여 km는 되는 거리다.


체력이 왕성한 젊은 친구들은 하장-동반(1박), 동반-하장으로 이어지는 1박 2일의 여정으로 다녀오는 것이 일반적 루트인 것 같다. 하지만 나의 경우 일정에 여유가 있는 편이라 동반보다는 여정의 교차로에 위치한 옌민을 중간 거점으로 삼았다. 즉 하장-옌민(1박, QL4C), 옌민-마우듀에(Mau Due, DT182)-메오박(Meo Vac, DT174)-마피랭협곡-동반-옌민(1박, QL4C), 옌민-하장의 루트가 그것이다. 옌민에서는 동반, 메오박으로 이어지는 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가 일반적인 듯한데, 나의 경우에는 엔민의 교차지점에서 길을 잘못 든 관계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았다. 덕분에 반대방향으로 마주오는 모터바이크 여행객을 많이 접했으나 대부분의 일정은 홀로 달리는 여유를 가졌다. 행복인지 불행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중간 기착지인 몇몇 지역을 말해보자면, 동반은 하장 여행객들의 대부분이 중간 거점으로 삼는 곳이라 호텔이나 식당 하물며 커피숍까지 있어 여행객을 위한 시설이 다양한 편이다. 옌민은 전형적인 베트남 시골의 읍내와 같은 지역이다. 숙박시설 서너 개는 있지만 외지 방문객에게 익숙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은 찾기 힘든 곳이다. 메오박도 옌민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곳이고 마우듀에는 시골 속 시골의 번잡한 마을 같은 곳이다. 중간 거점이 마을들이 오토바이 여행에서 중요한 이유는 여행의 특성상 체력소모가 많기 때문에 중간중간 먹고 마실 음식과 음료를 보충하고, 오토바이 가솔린 연료를 보충하기 위한 주유소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워낙 변수가 많은 산길을 달리는 여정이라 중간에 연료가 떨어진다 할지라도 중간중간 들어서 있는 몇 가구 안 되는 마을에서도 잘 수소문하면 60-70년대 한국에서처럼 석유를 파는 마을 주유소 역할을 하는 기름 집이나 점방(옛날식 마트) 들이 있어 병에 든 휘발유를 살 수도 있다.


여러 말할 것 없이 일정을 사진과 같이 여정을 스케치해본다.


라이딩 1일 차, 하장에서 꽌빠, 그리고 옌민까지


하장을 막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면 멀리 앞으로 넘어가야 할 산들이 보인다. 긴장하며 긴장한 산길을 넘어 처음으로 찾은 여유 속에서 한컷. 비 올 때를 대비해 배낭 방수에도 철저를 기해야 한다.



한국 여행자에게 유명한 하장 안 안(Ahn Ahn) 모텔에서 빌린 수동 110cc 혼다 바이크 하나에 의지해 평균 해발 1000m 이상의 하장 산길, 3박 4일 동안 산바람을 맞으며  누비는 것은 즐거움과 짜릿함 그리고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어드벤처 여행이다. 안 안모텔&바이크 렌털 샵은 하장 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슬리핑 버스를 타고 와 새벽에 도착하는 여행자에게 접근성의 이점이 있다. 그 외 트립어드바이저를 검색해보면 영어도 되는 몇 군데 신뢰성 있는 대형 바이크 렌털업체들이 있다. 렌털 바이크의 유형은 오토메틱 자동 스쿠터형 바이크와 세미 오토, 그리고 매뉴얼(수동)이 있다. 예전에는 산길의 포장상태가 열악하여 우리나라 팔팔 오토바이에 해당하는 세미 오토나 수동 바이크가 유리했으나 현재는 산길이지만 대부분 울퉁불퉁한 곳이 있어도 포장이 된 상태라 오토매틱형 낮은 차고를 가진 스쿠터도 다니기에 그리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


바이크를 빌린 후 하장 시내를 벗어나기 전 마트에 들려 간식과 물, 그리고 비옷을 사는 것은 필수이다. 고산지대다 보니 날씨 변화가 심하고 쏟아지는 비 속에서 피할 데 없는 산속 길에서 맞는 비는 저체온증 등의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비옷을 사야 한다. 한국에서 가져온 사제비옷보다 이곳 비닐 비옷을 사기를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상, 하의 한벌로 되어 있어 바이크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바이크 여행에서 짐은 배낭여행자의 경우 바이크에 실어 가지고 다니면 되지만 캐리어라면 렌털 샵 등에 보관을 의뢰하고 1박 정도 할 필수적인 옷가지와 짐 몇 가지만 백팩에 담아 길을 나서는 편이 좋다. 나의 경우 40L 배낭이고 2박의 여정이라 짐 전체를 바이크에 실어 여정 내내 보냈다.

본격적으로 험한 산길로 접어들기 전 새 바이크에 익숙해지는 시간도 가질 겸 바이크의 특성도 파악할 겸해서 조금은 스트롤을 급하게 당기지는 않으며 주변 경관도 둘러보면서 20여 분가면 본격적인 산골마을, 산악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리고 고래를 올라 본격적인 산악길로 접어들면 바로 유네스코 유산마을인 꽌빠를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가 나타난다. 바이크를 세우고 커피 한잔과 라이딩의 흥분을 진정 시키고 싶지만 내려다 보이는 전경이 오히려 흥분을 배가시키면서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기대를 상승시킨다. 지도상으로 보면 옌민까지의 여정의 약 1/2 지점이다.



하장에서 탐손(Tan son)을 지나서 꽌빠로 넘어가기 위해 다시 산악길을 달리면 꽌바로 접어들기 전 고갯길, 이곳은 꽌빠를 내려다보는 뷰포인트인 일명 해븐 게이트가 나타난다. 이 허름한 집 바로 맞은편에 근사한 조망을 갖춘 현대식 휴게소가 있다. 여기에 오기 전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만난 오토바이 여행자들이 잠시 피하려 집결했다.


뷰포인트에서 앞뒤쪽에 바라본 풍경, 왼쪽은 비가 와서 스킵해 지나온 곳, 중앙과 오른쪽은 꽌빠지구를 내려다  본 모습. 비를 뿌렸던 구름이 발밑에...


마을로 내려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햇볕과 파란 하늘이 반겨준다. 2박 3일 라이딩 중 이 비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어서 여행 내내 비교적 쾌청한 날씨 속 라이딩을 할 수 있었던 건 축복


꽌빠에서 옌민가는 길, 동반까지 거리와 도로명을 말해주는 이정표는 달리는 내내 큰 힘이 된다. 옌 민전경


꽌빠 마을을 벗어나면 계곡 사잇길 비교적 평지로 이어진 길로 접어들고 이 길이 끝나는 지점에 다시 옌민으로 넘어가기 위한 산악길로 접어든다. 평지길, 산악길의 교차는 일정 내내 라이딩의 주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악길, 산악 사이 마을 평지길 그리고 다른 마을로 이어지는 산악길 말이다. 굳이 뷰포인트가 아니라도 라이딩 도중에 보이는 하장의 풍경은 눈길 머무는 곳 하나하나가 그림이다. 첫날 사진도 찍고 하장 라이딩 길의 특성도 파악하느라 느릿느릿 시속 40km 이하로 오다 보니 10시경 하장에서 떠난 길이 옌민에 들어서는 오후 4시다. 생각보다 일찍 들어왔지만 산악은 날씨 변덕도 심하고 해도 빨리 떨어지기에 옌민에서 숙박하기로 한다. 이 호텔에서는 돌아오는 여정에서도 묵게 되어 결과적으로 같은 호텔, 같은 방에서 2일을 지내게 된 셈이다. 호텔 앞 노천카페 여 쥔장은 돌아올 때 다시 들리니 너무 달지 않게 베트남 커피를 타 줄 정도로 그 하루 사이에 내 취향까지 파악해 커피를 내주었다. 한번 경혐했다고, 서로 익숙하고 편해졌다는 증거일 것이다.



옌민은 짧은 일정의 라이딩 투어족들에게는 그냥 경유지이다. 대부분 첫째 날 동반까지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일정은 조금은 여유가 있는 편이라 호텔에서 몸을 누이고 따뜻한 물에 먼지를 씻고 나오니 출출한 저녁시간이 되었다. 호텔 앞 베트남 현지식 식당에서 늦은 저녁 후 노천카페 그리고 달착지근한 베트남식 커피로 후식을 하고 하루 일정을 마감한다. 강촌 산골짝 시골 호텔이지만 생각보다 깨끗하고 방도 크다. 물론 와이파이는 기본이다. 우리나라 모텔에 해당하는 이런 호텔의 기본 객실료는 20만 동으로 거의 베트남 시골에서는 동일한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는 듯하다.


라이딩 2일 차 옌민에서 동반, 그리고 옌민


이번 하장 바이크 여행의 하이라트 구간이 되겠다. 특히 마피랭협곡구간은 이 중에서도 절정인 구간이다.

2일 차의 전체적인 일정은  옌민을 출발해  DT182 도로를 타고 마 우듀에(Mau Due,)까지 가서 이곳에서 DT174 도로를 타고 메오박(Meo Vac, ), 마피랭협곡, 동반을 거쳐 메인인 QL4C도로를 타고 옌민으로 오는 라운드 코스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내 여행코스와 반대로 여정을 짜는데 반해 청개구리같이 일반적인 여행자와는 다른 시각에서 사진을 볼 수도 있겠다 싶어 시계 반대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다.


DT182와 DT174는 메인도로인 QL4C의 사잇길이고 더욱 깊숙한 하장으로 들어가는 길이라서 인지 옌민에서 DT182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또 어제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풍경은 본격적으로 차마고도에 들어왔다는 묘한 긴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어제와 같다면 지나는 다른 라이딩 여행객들도 마주칠 만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들로 없고 반대편에서 오지도 않아 오전 내내 한적하게 낯선 길을 여유롭게 달렸다.


 DT182와 DT174도로로 접어드니 또 다른 세상이


동반에서 마피랭에 접어드는 구간. 바이크 짐싸기도 첫째 날보다 세련되게 앞 짐받이 칸으                                                                           로 배낭을 옮겼다


전설의 마피랭 협곡. 광각렌즈 아닌 게 후회되기는 처음


다양한 라이딩 길. 협곡 사이는 평지길이지만 협곡 산악길은 곳곳 작은 산사태로 돌더미가 내려와 있거나 도로   가 파여 있어 한 순간에도 방심하면 안된다. 특히 비 온 뒤 비 포장길은 매우 미끄러워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동반 시내와 여행자 거리


라이딩 3일 차 옌민에서 하장까지, 이제 익숙한 길


옌민에서 하장까지는 첫째 날과 같은 길로 귀향하는 길이라 그새 하장 산악 바이크 길이 익숙하다. 어제와는 달리 이 길은 하장-동반으로 왔다 갔다 하는 미니버스, 만물트럭, 건설자재를 실어 나르는 미니 트럭 등으로 상대적으로 북적이는 구간이 많은 산악도로다. 오전에 길을 떠나면 반나절이면 도착하는 길. 1시 다름 여정지인 라오까이까지 가는 마지막 산악 미니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길을 달렸지만,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버스를 놓쳐버렸다. 바이크를 반납 후 하루를 더 하장에서 묵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볼 것인지를 생각하다가 하장 버스터미널에 시간표를 보니 옌바이행이 보인다. 라오까지 바로 밑의 도시라 그곳으로 가면 하노이에서 오는 야간 버스를 타고 라오까이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무작정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하장 안녕..


여기서 잠시 착각한 것은 하노이의 도로 사정이다. 구글맵상 3-4시간 추정 거리는 미니버스를 타니 그 두배인 약 7시간 걸렸고, 옌바이 도착 후 그곳 시외버스 정류장을 가니 정류장 정문은 굳게 닫힌 시간이었다. 할 수 없이 옌바이에서 하루 숙박. 버스에서 시간을 시간대로 보내고 숙박은 숙박대로 하고. 하장에서 그냥 하루 더 편히 머물고 오전 버스를 탈 것이라는 후회를 하며 2박 3일 하장 라이딩 여행을 마무리했다. 진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말이다.


전반적으로 매우 익사이팅한 여행이었다. 날로 발전하는 베트남 경제의 발전으로 이곳 하장도 도로가 정비되어감에 따라 여행자들의 발길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하장보다 먼저 뜬 이웃 여행지 사파가 지나친 상업화와 대중관광지화가 됨에 따라 이에 염증을 느낀 배낭여행자들의 발길이 하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5년 내 이 산길은 더욱 넓어지고 다니는 차량은 더욱 많아지면서 순박하게 살던 산악 소수민족 마을 곳곳에도 관광화로 인해 그들의 문화를 팔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남아 있는 순순한 북베트남을 모습을 느끼려면 관광지화 되기 전 서둘러 이 지역을 가보 기를 권장한다. 아니면 호젓한 바이크 여행이 되기보다 바이크와 인파로 넘실대는 산악길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지금의 사파와 같이...


여행 내내 보이는 곳은 그림이다. 산골마을을 이어주는 자랑스러운 현대 미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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