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혼자가 되어버린 보호자
응급실 환자이송, 벤틸환자.
의식 Unresponsive.
이송 전 짧게 받은 정보
사무실에서 간이 인공호흡기를 챙겨 병원으로 향한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벤틸환자
벤틸세팅값을 확인하고 이동식 인공호흡기 세팅을 마친다.
병원 간 이송으로 이송 갈 병원에 연락이 되어있었다
보호자가 수납을 하고 소견서와 CD를 챙겨 오는 모습
젊은 보호자가 보이지 않는다.
"보호자분 자녀분들은 안 계시나요?"
70대로 보이는 보호자가 대답한다.
"나밖에 없어 어떡해.. 왜 이렇게 된 거야.. 어떡해"
어떡해라는 말의 반복과 서 있는 것조차도 불안해 보이는 보호자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의식 없는 환자가 눈에 들어온다.
"보호자분 병원을 옮길 거예요.
여기서는 입원치료가 안되니 가능한 병원으로 가는 거예요.
구급차 같이 타고 가셔야 해요."
라는 간호사의 설명에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그 사이 환자의 정보를 인계받았다.
환자는 공중화장실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모습을 119에 신고해 상급병원으로 이송된 상황과 환자.
입원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이 결정되어 설명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이송을 시작했다.
'환자' 옆에 서 있는 또 다른 환자
응급환자를 이송할 때 우리는 환자만 이송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늘 보호자도 함께 옮기고 있다.
벤틸 돌아가는 소리,
모니터의 소리,
사이렌 소리,
"인공호흡기 달고 있는 환자입니다. 비켜주세요"
무전기를 통해 길을 비켜달라는 기사님의 목소리
분주하게 환자에게 처치하는 의료진
그 과정에 보호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질문을 해도 명확한 답을 들을 수도 없고,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은 갑작스럽게 온다.
"평소 드시는 약이나 수술 크게 하신 적 있나요?"
그 질문에 나이 든 보호자는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한다.
"고지혈증 약만 먹어. 아침에 전화해서 머리가 아프다더니 갑자기 이렇게 되면 나는 어떡하라는 거야."
오전에 등산을 다녀온다는 남편의 말과
점심때 두통이 있다는 전화 한 통
그리고 공중화장실에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는 전화
집에 있다 홀로 병원으로 급하게 왔을 보호자
어떠한 설명도 확실하게 해 줄 수 없다.
불안함과 초조함이 보이는 보호자
소생환자의 이송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된다.
그렇게 잠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사이 도착한 병원
환자는 중환자실로 올라가고
의료진은 인계를 시작한다.
인계를 마치고 보호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현재 보호자는 젊은 보호자가 없어요. 할머니 혼자 계십니다."
앞으로 이 보호자는 혼자 많은 결정을 해야 한다.
중환자실 면회,
연명치료에 대한 설명,
동의서와 서류,
그리고 ‘만약’에 대한 질문들.
그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 사람이
평생을 함께 했던 사람이라니..
그 무게는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할 것이다.
자녀들이 곁에 있었다면
아니 누군가 옆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더라면
남편이 쓰러졌다는 전화를 받는 순간
시작된 이 하루가
조금 덜 잔인했을지도 모른다.
구급차는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누군가의 하루는 그때부터 멈춰 선다.
환자는 병원으로 인계되었고
보호자는 현실에 인계되었다.
현장에는 늘 비슷한 하루들이 흐르지만,
가끔은 이렇게 마음에 오래 남는 안타까운 순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