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은 못 간다(개 돌봄 서비스)
개를 키우면 기본적으로 '이동' 자체에 불편함이 생긴다.
물론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집을 비우는 문제에 대한 쪽이 훨씬 크다.
우선, 개는 밥 주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우리 개들은 소형견인 데다가 늙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소화를 잘 못하기 때문에
하루 세 번씩 챙겨줘야 한다.
개들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먼저 부엌에 가서 앉아있거나
밥을 달라고 낑낑거리며 사람을 마구 긁는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음)
밥을 먹으면 뭐다? 화장실이다.
우리 집은 두 마리가 번갈아 싸기 때문에
화장실 치워놓기 무섭게 다른 한 마리가 또 볼일을 본다.
특히 모모는 엄청 깔끔을 떨어서
신문지가 조금이라도 젖어있으면
앞에서 끙끙거리다가 결국 다른 데 싼다.
모모의 결벽증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쓰도록 하겠다.
이어 오는 문제가 바로 산책이다.
너무 덥고 추운 날, 비 오고 눈이 오는 날을 제하면
어지간해서 나가려고 한다.
하루 잠깐의 시간이 강아지에게는
유일한 활동 시간일 테니까.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 자잘한 문제가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개를 두고 집을 비울 수 없는 사유가 된다.
그 탓에 우리 가족들은 오랫동안 함께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개를 데리고 펜션 같은 곳에 놀러 간 적도 있지만,
기차나 비행기를 타야 할 경우에는 데려가기도 애매하다.
요즘에는 이동형 캐리어를 타면 탑승이 안 되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을 좁은 캐리어 안에 몸을 구겨 넣은 채 있으라고 하기엔
너무 미안한 게 솔직한 심정이다.
개를 키우는 가족들이 여행을 가려면 개를 돌보는 역할이 한 명쯤 있어야 한다.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가족이 여행을 가느라고 우리 집에 개를 맡겼기 때문.
지금 이불 위에서 새근새근 잘 자고 있다, 요놈들.
먹이 대령하고 화장실 치우고 산책시켜주고 하는 일들이 귀찮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만큼 녀석들의 사랑과 귀여움을 독차지할 수 있는 건 행복하다.
(토실토실한 궁둥이 만질 수 있어서 좋은 건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