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초라해진 나에게 한 잔,
바칠 노을은 지나오지 않았지만
이 무렵 후덥고 따뜻했던 계절이 오면
찬란했던 한 조각의 햇빛을 마신다
너는 그렇게 나의 한 조각 무언가가 되어선
여전히 무의식을 떠돌며,
먹먹한 편지가 된다
반가운 마음을 주고받았건만
징조도 없이 이어지지 않는 소식은
의식의 영역까지 물들이며
아련한 물안개로 피어오른다
더 이상 너를 전혀 영영 잊은 일상
더 이상 네가 아프게 읽히지 않는 일상
그런 일상이건만
이 무렵, 이 여름에는 여전히 너는
그리움의 한 조각이 되어 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