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

by Jasviah

걸으라 걸어가라.

만근 같은 발걸음을
초라하게 내디뎠으나
사막의 좁은 길 위엔
낡은 나그네 하나 남아
바위 옆으로 스러져
눈 위로 끝없는 밤의
이슬을 떨구었습니다

빛으로 지은 사닥다리,
빵 한 덩이 보지 못했으나

불구한 몸뚱이 위로
처절한 울음으로 모래폭풍 막는
형(形) 없는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홀로 걸어간 길 위로
다른 모습으로 앞서 가신
당신의 발 언저리에
머리를 내려 통곡합니다

일어날 리 없는 몸을 일으켜
닿을 곳을 알 수 없는 곳을 향해
빈 몸 되어 다시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