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기를 맞은 선홍색, 노란빛의 물고기들이
바람이 미는 푸른 물결을 따라 떼 지어 흐르면
생의 폭포줄기를 다 본 것이나 다름이 없구나
앙상해져 가는 가지에 달려 오들오들 떨다가도
서늘한 바람 때에 맞추어 몸을 맡겨오는 것은
지니고 있던 태고의 선한 본능일 것이며
나무와 이별하였으나 이별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
저마다 수천 빛깔의 다른 생으로 이어가리
나무의 죽음 속에서 시가 탄생한 자리의 이정표가 되고,
어미젖을 막 떼낸 어린 들짐승의 이불이 되어,
후에는 숲의 생을 돕는 밀알이 되리라
소각장으로 밀려난 물고기들아 슬퍼 말아라
너 또한 향긋한 흙이 되어 돌아가리
그저 이 계절에 달려, 환했다가 저물었다가
아름답게 바람으로 흘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