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김치를 담그려 한다
고향을 잃은 손은 더 이상 시리지 않다
폐부를 깨우는 듯한 생공기를 마실 일이 없고
서리 녹은 찬 물로 배추를 헹굴 필요가 없다
해남 바닷물로 절여져 출하되는 배추에
딸애가 좋아하는 내 양념을 묻히기만 하면 된다
시리지 않은 손으로 만든 김치가
이상하게도 고향의 시린 맛을 낸다
어무이 손이랑 같이 입에 들어간 김치
입안을 간지럽히던 어무이 양념 맛
감칠맛에 침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