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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성 Aug 07. 2023

어느 순간 이직할 것인가?

이직을 고민하는 순간. 성장

이직.

정말 많은 직장인들의 고민이 아닐까?

맞다. 이 주제는 내가 정답을 알려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개개인의 상황 때문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직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할 때 기준점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쓴다.


넥스트스텝을 통해 재직자 교육을 하면서 수강생들과 네트워킹 데이를 통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다. 네트워킹 데이를 진행할 때 자주 등장하는 이직 관련한 질문 몇 개를 살펴보자.

공공기관 외주사업(sm) 4년 차 개발자입니다. 많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직준비 중에 좋은 강의 소개를 받아 듣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sm 사업이다 보니, 개발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이직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걸 알고 있습니다.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개발자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어떤 공부를 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회사에서 다른 누군가가 앞으로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일을 할 때 많이 부럽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런 일만을 따 올 수도 없을 것이고 그건 속 보이는 행동 같은데 내게 맡겨지는 일만을 묵묵히 하는 게 좋은 걸까요?
회사에서 돈은 많이 주는 것 같은데 스트레스만 받고 성장할 수 있는 것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요새 퇴사를 할지 고민 중인데 그래도 최대한 이직까지 참아봐야 하는 걸까요..? 이직은 적어도 3달이나 6달 이상이 걸릴 것 같습니다..
현재 java 개발자로 일하고 있지만  현재 회사는 자체 프레임워크 와 jsp 등 을사용하고 있어 개발자로서 경력을 쌓고 성장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퇴근하고 따로 이직 준비를 하려 공부를 하고 있지만 점점 같은 연차에 비해서 실력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어 아예 퇴사 후 준비를 해 이직을 할까도 고민이 듭니다 현재 취업시장이나 경기도 많이 안 좋아 무작정 퇴사하기는 걱정이 많은데 포비님이 생각하시기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하는 게 나을지 퇴사를 한다면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 질문들의 공통점은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 팀, 개발 환경 등이 성장하기 힘든 환경이라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내가 성장하기 힘든 환경이고,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환경이라면 빠르게 이직하는 것이 좋을까? 맞다. 이직이 답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환경 속에서 일하다 이직을 하면 내가 원하는 더 좋은 환경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 지금 일하고 있는 곳과 비슷한 환경으로 이직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직을 하기 전에 어떤 시도와 도전을 해보고 어느 순간에 이직을 결정하는 것이 좋을까?


의미 있는 경험을 먼저 만들어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자에게 성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장하기 힘든 환경이거나, 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정체되는 느낌이 들 때 이직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무작정, 아무런 준비 없이 이직을 결정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네트워킹 데이 질문을 보면 이직은 하고 싶은데 이력서에 쓸 내용이 없다는 질문도 많다.

이직을 하고 싶은데 포트폴리오가 너무 처참합니다.. 서류에서 보이는 프로젝트가 중요한 거 같은데 없을 경우에는 당장 시작해서 열심히 만들어야 하나요? 프로젝트가 없어도 괜찮을까요?

맞다. 이직을 결정하기 전에 이력서에 쓸만한 의미 있는 성장 경험, 문제 해결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뭐라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직을 하려고 하는데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라니.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이해한다. 나 또한 지치고, 힘들고,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이직을 고민했다. 그런데 생각을 한번 바꿔보면 어떨까? 앞의 고민들 대부분은 성장에 대한 책임을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럼 성장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회사는 임금을 주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개발자를 채용했다. 성장에 대한 책임은 회사가 아닌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나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성장에 대한 책임은 개발자인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성장을 지원하고, 프로젝트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보너스를 받았다고 생각해라.


변화를 만들기 위한 시작은 현재 상황을 인식하고, 상황에 대한 관점을 달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위와 같이 성장에 대한 책임을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지 않고, 나에게 있다는 생각으로 바꾸는 순간 내가 시도하고 도전할 거리들이 보일 것이다.


사용하는 기술이 너무 오래된 기술이더라도 지금 상태에서 유지하기 좋은 코드를 어떻게 구현할지 도전한다.
현재 기술로 해결하기 정말 힘들다면 그 근거를 찾아 새로운 기술 도입을 제안한다. 
개발 프로세스 상의 비효율적인 부분의 개선점을 찾아 제안한다. 
SM 환경이라 새로운 요구사항이 많지 않고, 도전거리가 많지 않다면 기존의 레거시 코드를 리팩터링해 유지보수하기 좋은 구조로 개선해 보는 경험을 한다.


이와 같이 외부의 환경에 의해 성장을 요구받는 것이 아니라 나의 주도하에 성장을 만들 수 있는 도전거리를 찾고, 시도한다.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한다면 실패 원인을 찾아 개선점을 모색한 후 다시 도전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다 작은 성공을 맛보면 그렇게 싫었던 회사 생활이 재밌어지고, 프로젝트에 관심이 생기고, 프로그래밍 활동이 즐거워진다.


어느 순간 이직할 것인가?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와 보자. 그럼 어느 순간 이직을 하는 것이 좋을까? 


성장에 대한 책임을 외부 환경이 아닌 나로 관점을 바꾼 후 다양한 도전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회사 생활도 재미있고, 이직에 대한 생각이 사라질 수 있다. 어쩌면 이런 주도적인 모습을 인정받아 더 좋은 처우와 더 난도가 있는 업무를 맡을 수도 있다.


그럼 이직을 하지 말라는 의미인가? 물론 아니다. 위와 같이 자기 주도적으로 변화를 만들고, 효율화하고, 개선하다 보면 점점 더 큰 변화를 만들고,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지 않은가? 특히 성장의 맛을 본 개발자라면 다음 단계의 성장을 위해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단계를 높여가다 더 이상 지금 회사, 팀, 프로젝트에서 성장하기 힘든 순간에 다다른다. 이때가 이직을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런데 이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나는 이미 다양한, 의미 있는 경험을 충분히 쌓은 상태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기반으로 이직서에 작성할 내용도 충분하다. 이력서와 면접도 알맹이가 있어야 글이 잘 써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경험은 부족한 상태에서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하는 것만으로 본인이 원하는 회사로 이직하기 힘들다.


이직을 결정하기 전에 이력서에 쓸, 면접에서 말할 알맹이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그 시작은 성장에 대한 책임이 외부 환경이 아닌 내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는 관점의 전환이다. 문제의 원인을 나로부터 찾는 관점의 전환은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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