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글라이더 Vol.1

글라이더 Writing Rider

by 진우


라이더 Rider [미국] 말, 자전거,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 [한국] 배달하는 사람

글라이더 Writing Rider [한국] 글을 배달하는 사람


토라진 여자 친구의 마음처럼 전혀 종잡을 수 없는 것이 브런치의 추천 알고리즘이다. 작문 의도가 무엇인지 좀처럼 알기 어려운 잡문雜文조차 추천 작품으로 소개되는 지금, 진짜 좋은 글을 읽기 위해 브런치 나우를 헤매는 독자들의 클릭질은 오늘도 헛헛하기만 하다.


맛있는 음식은 나눠 먹어야 제 맛이고, 좋은 글은 다 함께 읽어야 제 맛이다. 많이 읽어주고 공감하는 것이야말로 혼신을 다해 글을 쓰는 작가에 대한 최고의 격려이자 응원이다. 브런치 운영팀의 성은聖恩과 간택揀擇을 언제까지 마냥 기다리기만 할 텐가? 그래서 이제 내 마음대로 선정한 좋은 작가님을 배달해 보려고 한다.


물론 배달 착오가 라이더의 잘못이듯, 추천 불만은 오롯이 나의 책임이다. 작가와는 전혀 무관한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덧붙여 주간은 주간週刊이 아니라 주간主刊인 것임도.




대필작가


1926년생이라고 하면 선뜻 와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가 2021년이니 5년 후, 즉 2026년에 우리 나이로 백 살이 된다고 하면 이해가 조금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올해 95세인 열정적인 1926년 생生 할아버지의 인생 구술口述을 손녀딸이 대필代筆하는 브런치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기억되지 않는다고 했다. 글의 원래 목적이 '기록'에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 작품은 글의 원초적 목적에 가장 충실한 것이라 하겠다.


구술과 대필이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서 발행 주기 또한 길다. 그래서 노출 빈도도 낮다. 하지만 명품名品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 이 브런치를 함께 읽는다는 것은 할아버지 인생에 대한 응원일 것이며, 손녀딸 대필작가님의 노고에 대한 최상의 격려일 것이다. 강력 추천한다.


https://brunch.co.kr/@bravo-our-life




한상언


어린 시절, 빠바바밤 밤바밤 웅장한 배경 음악과 함께, ‘이번 영화를 놓치시면 후회하실 겁니다’라는 멘트로 주말의 영화를 소개하시던 분이 계셨다. 검은 뿔테의 신사, 영화평론가 故 정영일 선생님이다. 정 선생님과 함께 1세대 영화 평론가로 활동하셨고 지금도 현역에 계신 김종원 선생님의 일대기를 기록한 브런치다. 김종원이 누구지? 하실 수도 있겠으나 글 속에 실린 사진을 보면 김종원 선생님이 어떤 분이신지 금방 알 수 있다.


한상언 영화연구소 소장인 한상언 작가님이 김종원 선생님의 개인 회고록을 브런치에 연재 중이다. 또한 이 글들은 올여름에 출판 예정이라 하니, 책으로 나오기 전에 날것의 원고를 먼저 접한다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충무로 키즈, 남포동 시네마 보이를 자칭하는 영화광들을 포함해서, 한 사람의 올곧은 인생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분명 깊은 감동을 느낄 것이다. 역시 강력 추천한다.


https://brunch.co.kr/@sangeonhan




포토그래퍼 이우영


이우영 작가의 강점은 소박함과 진실됨에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잔잔하게 적어 내려 간 작가의 에세이가 그야말로 봄날의 댓잎차와 같다. ‘아버지’라는 이름 앞에 당당할 사람이 우리 중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럴듯한 수사와 격앙된 감정 표현 하나 없이도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우영 작가의 브런치 북 ‘아버지 이야기 – 자식 놈일 때 몰랐던’은 반드시 읽어보자. 참고로, 나는 이것을 읽고 반나절 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소감을 남기더라도 또 오세요 하며 호들갑 떠는 댓글은 돌아오지 않으니 특별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이 이우영 작가의 찐매력이다.


https://brunch.co.kr/@bakilhong66uhji


어디까지나 구독은 여러분의 선택이다. 다른 취향을 존중한다. 식당 입구까지 함께 왔으니 살짝 맛을 본 다음, 제대로 먹을지 말지는 각자 판단하시길.


앞서 말했듯 주간은, 주간週刊이 아니라 주간主刊이다. 내 마음대로라는 뜻이다. 물론 반응 좋으면 계속한다, 쭈우욱.



Image by Herbert Aust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