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가랑¹【부사】: 신혼의 국그릇은...

5화. '그렁그렁' 보다는 낫겠지.

by 제II제이

가랑―가랑¹ 【부사】【~하다 → 형용사】

① 액체가 가장자리까지 찰 듯한 모양.

┈┈• 눈물이 ∼ 맺히다.

② 국물은 많고 건더기가 적어서 조화되지 않은 모양.

③ 물을 많이 마셔서 배 속이 가득 찬 모양.

【어감이 큰 말 앞에】그렁그렁.

【어감이 거센 말 앞에】카랑카랑.



두 번째 의미가 눈에 띄어 선택했습니다.


신혼 시절, 살림에 서툴 때 찌개를 끓이면

이런 모양이 나옵니다.

신혼, 아직은 어설픈 살림살이, 아쉬움.

그런 것과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살림을 막 시작하는 시기는

'콩나물 맛만 나는 콩나물 무침'이라든가

'미역볶음 같은 미역국' 같은 것을 만들어 먹는

그런 시기이기도 하지요.


저도 결혼한지 10년이 넘어가는 마당인데요.

국과 찌개 끓이는 일은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일입니다.

한두번은 재미있게 요리할 수도 있고,

또 가끔은 멋도 내보고 새 맛도 더해보고 그러지마는,

이틀 삼일에 한번씩 매번 계속,

물리지 않게, 적당히 맛있게,

매번 다른 종류의 국과 찌개를 끓여내는

주방 살림은 만만찮음을 넘어서

그야말로 어려운 일이지요.


게다가 아직 어린 아이가 있는 우리집은

국을 끓여 놓고 먹다보면

국물은 다 먹어가는데, 건더기가 많이 남아

때로 다 못먹고 남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랑가랑하다’의 반대의 상황이 일어나는 것인데요.

이 말의 반대 의미를 담은 말도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단어는 우리에게

‘그렁그렁’으로 더 익숙합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하다’와 같은 식으로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하니까요.

사실은 ‘가랑가랑’이 맞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눈물이 맺히는 모습은 어감이 그리 크지 않지요.

사전과 현실이 좀 안맞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하고요.

또 말을 하다보면 어느정도는

늘 과장하게 되는 습관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합니다.

‘눈물이 그렁그렁 하다’는 표현은

눈에 보일만큼 눈물이 흘러내리는

그런 슬픔의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다보니

아무래도 그 슬픔의 강도를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가랑가랑’보다는 ‘그렁그렁’을 사용하게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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