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가시, 가운데톨, 가장귀, 가풀막, 간종그리다.
점점 스스로 정해놓은 마감을 지키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딱히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본업이 바쁘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겠지요.
지나간 단어들 모음 3편입니다.
가방 【명사】
물건을 넣어 들거나 메고 다니는 휴대 용구《가죽·천이나 비닐 따위로 만듦》.
┈┈• 여행 ∼
┈┈• ∼을 들다
┈┈• ∼을 어깨에 메다
┈┈• 서류를 ∼에 넣다.
한자로 된 말일 것 같지만
한자어가 아니라는 점이
왠지 특별해 보여서 담았습니다.
‘가방’이라는 말을
우리가 언제부터 썼을지가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궁금해서 찾아보니
‘가방’이라는 말은
‘구두’와 같은 말처럼
일본어를 차용한 단어라고 합니다.
네덜란드어가 일본에 유입되고,
유입된 채 일본어가 된 말이
우리나라로 전달된 순서가 아닐까 합니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 보니,
고종시대의 실록 해설에 이르러서야
‘가방’이라는 단어가 찾아집니다.
역시 늦게 수입된 말인듯합니다.
가방이 없던 시절에는 무엇에다
책이며 다른 짐을 넣어 다녔을까요?
보자기?
그러고 보니 보자기로 책을 싸서 다니는 모습을
시대극에서 봤습니다.
책보라고 합니다.
‘보자기와 가방’을 검색어로 넣고 함께 검색을 하니,
이를 주제로 고 이어령 박사가 쓴 글이 결과로 나옵니다.
<<우리 문화 박물지>>라는 제목으로
단행본이 2022년 3월에 나왔습니다.
흥미가 생기네요.
읽어봐야겠습니다.라고 쓰고는..
아직 못 읽어봤습니다.
가시² 【명사】
음식물에 생긴 구더기.
┈┈• 된장에 ∼가 생기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더기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에
‘가시’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기생충 중에서 과거에 영화화되기도 했던
‘연가시’란 벌레가 있는데요,
‘연가시’의 ‘가시’가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래서 담아봤습니다.)
‘연가시’라는 이름은
연가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곤충인
사마귀의 옛 명칭인 ‘어영가시’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가시’라는 단어의 뜻을 보면
‘음식물에 생긴 구더기’라는 뜻이니
‘연가시’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긴 합니다.
요즘에는 음식물에 구더기가 생길 때까지
방치하거나 놓아두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구더기를 본 적이 언제였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만큼 오래된 일인 것 같습니다.
가운데―톨
【명사】
세톨박이 밤의 중간에 있는 밤톨. ↔ 가톨.
귀여운 어감의 단어라서 보관해 둡니다.
가운데톨.
삼 형제나 삼 남매의 둘째를 가리키는 말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 같고요.
반대말로 나온 ‘가톨’이라는 말도
귀엽긴 마찬가지입니다.
‘톨’이라는 말도 어감이 귀여운데,
최근 한동안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톨’은 밤이나 곡식을 세는 단위입니다.
좋은 어감의 말을 살려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장귀 【명사】
나뭇가지의 갈라진 부분.
‘가장귀’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되기도 했지만,
이 단어는 뭔가 나중에
비유적인 표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담아놨습니다.
나뭇가지의 갈라진 부분은
갈림길과도 비슷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갈림길이 이미 있는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면
‘가장귀’는 앞으로 발생하며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곁가지'라는 단어도
같이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귀 사이에
난 제3의 길이라는 비유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풀―막 【명사】 〔←가팔막〕 가파르게 비탈진 곳.
┈┈• ∼을 기어오르다.
가풀막, 오르막, 내리막.
‘-막’ 이라는 말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하는 단어라서 담아두었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막’은
'그렇게 된 곳이라는 뜻을 더하고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사전에서 뜻은 찾았지만
의미에 대한 갈증은 해소가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그저 해석을 해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막’에 대해서 생각을 더 해봤습니다.
일단 ‘사막’이 떠오릅니다.
사막의 ‘막’은 ‘漠’입니다.
옥편의 뜻풀이를 보면 ‘사막 막’입니다.
글자 자체에 사막이라는 뜻이 담겨 있긴 하지만,
모래로 가득 찬 곳이라는 의미로도
연결을 억지로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오두막’이 떠오릅니다.
오두막의 ‘막’은 ‘幕’으로 나옵니다.
장막, 칸막이 정도의 의미를 가진 한자입니다.
역시 한자어라 ‘가풀막’의 ‘막’과는 다르겠지요.
또 떠올린 단어는 ‘윗목, 아랫목’에
사용된 ‘목’입니다.
‘목은 ‘막’과는 다른 단어입니다.
‘목’도 장소와 관련된 단어이긴 하지만,
신체부위인 ‘목’의 의미에서 파생된 단어로 보입니다.
뜻은 ‘자리가 좋아 장사가 잘되는 곳이나 길 따위,
통로 가운데 다른 곳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중요하고 좁은 곳’ 정도의 의미입니다.
뜻을 찾다 보니 아랫목의 ‘목’과는 의미가 달라 보입니다.
생각할수록 미궁에 빠지는 느낌입니다.
‘막’의 의미에 대해서는 탐구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간종―그리다 【타동사】
흐트러진 것을 가닥가닥 골라서 가지런하게 하다. 간종이다.
┈┈• 책상 위의 서류를 ∼.
【어감이 큰 말 앞에】건중그리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만났을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우리말 동사입니다.
‘간종이다’가 더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말이네요.
여러 장으로 되어 있는
하나의 서류 뭉치를 정리할 때
세워서 엉성하게 잡고
책상 위에서 툭툭 쳐서 가지런히 만드는 일은
사무직이라면 누구나 해 봤을 것 같은데요.
그 일이 바로 ‘간종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