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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Jul 26. 2023

② 지피지기라도 백전백승은 아니다

우리 팀은 공격수만 믿고 갑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모름지기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는 말인데, 모든 전략은 분석에서 나온다는 의미 아닐까 싶다. 축구 감독도 마찬가지다.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전략 전술을 짤 수 있다.


감독 선임 후 처음 한 일은 선수단 구성이다. 적은 매번 매칭을 잡기 때문에 분석할 수 없어서 '나'를 먼저 알아보고자 했다. 아마추어 팀 특성상 출석률이 중요하다(개인적으로는 실력보다 참석률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운동하러 자주 나오는 사람이 결국 아마추어 팀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석률이 높은 인원을 중심으로 전술을 짜고자 했고, 다음 4가지 기준에 맞춰 그룹을 나눠봤다.


- 참석률 높은 그룹

- 참석률은 높지 않지만, 주기적으로 참석하는 그룹

- 참석 독려가 필요한 그룹

- 참석 어려운 그룹(업무, 지방 및 해외 거주 등)


이 중에서 상위 2개 그룹(참석률이 높은 그룹, 참석률이 높지 않지만 주기적으로 참석하는 그룹)을 기반으로 스쿼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는 다음 3가지다.



<우리 팀 스쿼드 분석 결과>

우리 팀 에이스는 중앙 공격수다

게임을 풀어줄 중앙 미드필더가 부족하다

축구 경험이 부족하다(이전까지 풋살 위주로 했기 때문)



1, 2번을 종합해 공격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반대로 미드필드에서 주도적인 운영을 하기보다 단단한 블록을 쌓는 게 효과적이겠다고도 생각했다. 이를 위해 꺼낸 카드는 4-4-2 포메이션이다. 


 4-4-2 포메이션 대형


<4-4-2 포메이션으로 결정한 이유>

① 우리 팀 에이스는 중앙 공격수다 → 에이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투톱 배치

② 게임을 풀어줄 중앙 미드필더가 부족하다 → 미드필더 4명 배치해 상대 압박

③ 축구 경험이 부족하다(이전까지 풋살 위주로 했기 때문) → 축구 전술의 기본이자 가장 균형 잡힌 포메이션선택



4-4-2는 어떤 포메이션인가?

4-4-2 포메이션에도 다양한 배치가 있다. 미드필더를 어떻게 세우는가에 따라 다르다. 일자로 서면 '플랫', 마름모로 서면 '다이아몬드', 측면 미드필더를 2선으로 올리면 '박스' 등으로 구분한다. 여기서 말하는 포메이션은 '4-4-2 미드필드 플랫'으로 4명의 미드필더를 일자로 배치한 것이다.


4-4-2 포메이션은 경기장 전반에 선수를 균등하게 배치해 압박과 수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공격 - 미드 - 수비가 3개의 라인을 만들어 꽤 강력한 수비 블록을 만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공간을 점유하는 형태기 때문에 지역방어가 적합하다.


포지션별 역할을 살펴보면 공격수는 중앙 지역에서 수비 커버를 해줘야 한다. 중앙 미드필더가 2명뿐이라 상대 압박의 수가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 상황, 특히 역습 시에는 전방에 숫자가 부족해 2명의 공격수가 효율적으로 마무리지어야 한다.


측면 미드필더는 수비 시에는 측면 수비수를 돕고 공격 시에는 종적 돌파 후 크로스를 올리는 식으로 움직인다. 측면 돌파가 좋은 선수가 있다면 4-4-2 포메이션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 팀에는 꽤 빠른 측면 자원이 있어 기대를 하고 있다. 측면 수비수는 공격 가담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


중앙 미드필더는 상황 판단이 중요하다. 상대 미드필더를 막고, 공을 탈취한 다음에는 빠르게 전방 혹은 측면으로 공을 공급해줘야 한다. 직접 최전방으로 가담하기보다는 중앙에서 단단하게 버티면서 경기 운영에 신경 써야 한다.



약팀에게 좋은 전술

모두는 아니지만 4-4-2 포메이션은 대체적으로 역습 축구를 하려는 팀에서 많이 사용한다. 역습 축구는 대부분 상대적 약팀이 택하기 때문에 4-4-2 포메이션은 약팀에게 좋은 축구라는 인식이 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4-4-2 포메이션의 장점에서 이러한 점이 드러난다.



4-4-2 포메이션의 장점

4명의 미드필더, 4명의 수비수가 블록을 형성한다. 두 줄 수비가 가능하다. 수비 조직력 강화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 간 호흡이 중요하다.


빠른 역습으로 투톱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투톱의 수비 공헌도 그만큼 필요하다. 투톱이 영리하게 움직여야 한다.


측면에서 수적 우위를 만들기 쉽다. 상대 공격을 측면으로 몰고, 수적 우위를 활용해 공을 탈취한다. 그리고 역습한다. 이것이 4-4-2 포메이션의 축구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이드 미드필더가 강해야 한다.



포메이션을 정하고 처음으로 외부 팀과 게임을 해봤다. 코치 의견도 반영해 3-5-2와 섞어서 사용해 봤다. 첫 시도라 그런지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 포지션별 역할과 움직임이 어색했다. 당연히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을 것이다. 아쉽기는 했지만 계속 다듬어서 좋은 모습으로 변화시켜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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