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횡단 로드 트립의 부산물 -다이어트
17000KM Girl Solo Cross America RoadTrip
17000KM Girl Solo Cross America RoadTrip
2023년 기준 미국의 다이어트 산업 규모는 720-760억 달러(현 환율로 100조 원이 훨씬 넘는다)에 달하고 세계적으로는 1600억에서 19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그만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근래에 테슬라의 수장인 엘론 머스크의 다이어트가 화제가 되었었다. 다이어트 주사와 간헐적 단식을 병행해 30파운드를 감소해서 홀쭉해졌다고 머스크 자신이 트위팅을 한 것이다. 그 이후 시중에서 이 다이어트 주사의 품절 현상까지 일어났다. 특히 여성의 경우 다이어트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어쩌다 보니 두 달간의 국립공원 로드 트립에서 20 파운드의 감소가 일어났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는데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보니 20파운드가 감소해 있었다. 판데믹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니, 여행을 떠나면 트레킹으로 인해 체중이 어느 정도 감소하리라는 생각을,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하긴 했었다. 그러나 여행하는 중에는 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그날그날 일정을 소화했을 뿐이었다.
두 달간의 로드 트립 동안에 나의 총 운전시간을 대략 유추하자면 240-250 시간이 될 것 같다. 보통 운전자가 1시간당 소모하는 열량은 150-250Kcal이다. 그러면 두 달간의 여행에서 운전으로 내가 소모한 총열량은 36000-50000 kcal 정도가 될 듯하다. 보통 1킬로그램의 지방을 연소하기 위해서는 약 7700Kcal이 요구된다고 알려져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운전만으로도 4-6kg의 감소가 가능하다. 게다가 두 달간 약 400킬로미터의 트레킹을 했으니 체중 감소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다.
트레킹을 위해 따로 고열량의 간식을 섭취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평소 집에 있으면 했을 뻔한 간식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군것질을 제한한 것이 아니라, 군것질할 마음이 전혀 들지 않으니 가게에 들러도 간식에 전혀 손이 가지 않았다. 더구나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드니 집에서처럼 야식을 하는 일도 없었다. 여행 중 음식은 프로틴 바, 과일, 견과류, 샐러드, 계란, 그릿, 그리고 샌드위치용 햄이나 turkey 등으로, 상대적으로 건강한 식품들을 섭취했다. 라면이 당길 것 같아 라면을 몇 개 가져갔었는데 딱 하나만 사용하고 다시 집으로 가져왔다. 그 하나조차도 잘 먹히지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마치 자연의 미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나의 신체가 junk food를 거부하는 것처럼, 신기하게 평소에 즐기던 달콤한 간식들에 대한 식욕이 생기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니 다이어트를 해도 젊었을 때처럼 체중 감소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 걸 경험한다. 20대에는 잠만 푹 자도 1kg 넘게 빠지곤 했었다. 내가 2-30대에 이런 여행을 했더라면 체중이 훨씬 더 많이 감소했을 것 같다. 집에 와서 생각하니 미국 국립공원 로드트립이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곳들을 여행하고 트레킹으로 몸도 건강해지고 2 달이라는 단기간에 9kg의 체중도 줄어들고. 그러면 일석삼조인가?
So why n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