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기업의 실적이나 현재 가치에 매몰되지 않고 여러분이 스스로 그린 미래 시나리오에 맞춰가는 투자를 권장해 왔다. 그러나 이 방식에도 분명 한 가지 약점이 존재한다. ‘믿음’은 언제나 흔들린다는 것이다.
투자를 시작할 때 우리는 늘 확신을 품는다. “이 시나리오는 완벽해. 여기에 맞춰 투자하면 반드시 성공할 거야.” 그러나 시장은 그 믿음을 수없이 시험한다. 폭락과 조정, 불확실성과 불안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처음의 확신은 점점 침식되고, 결국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찾아온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에는 완벽하다고 믿었던 시나리오가, 시장의 폭락 한 번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뉴스 한 줄, 금리 인상 소식, 주변의 부정적인 말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혹시 내가 틀린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올라왔다. 그 불안은 논리가 아니라 감정이었지만, 그 감정이 모든 결정을 집어삼키려 했다.
그래서 나는 한 가지 기준을 정했다. 감정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점이었다. 그것은 복잡한 전략이나 여러 개의 지표가 아니라, ‘내가 세운 시나리오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 줄 단 하나의 지표’를 정해두는 것이었다. 이 지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단순함과 일관성이었다. 여러 지표를 동시에 보게 되면,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져 오히려 판단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투자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믿는 요소와 직결된 지표 하나를 골랐다. 그리고 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계좌 수익률이 급락했을 때마다, 먼저 그 지표부터 확인했다. 수치가 여전히 시나리오와 일치한다면, 다른 모든 불안 요인을 무시했다. 반대로 그 지표가 시나리오와 어긋난다면, 그때는 냉정하게 전략을 수정했다. 이렇게 하니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줄었고, 결정의 기준이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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