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캠프 & 오리엔테이션
나의 미국 데이터 사이언스 석사과정이 7월 1일 드디어 시작됐다. 이 전에 썼던 '나의 데이터 사이언스 석사 과정' 포스트에서 밝혔듯이 University of Virginia(UVA)의 Data Science Institute(DSI)에서 운영하는 1년짜리 professional 석사 과정이다. 다만, 나는 Darden School of Business에서 MBA를 복수학위로 이수할 예정이기 때문에 데이터 사이언스 석사과정도 앞으로 2년간 이수하게 됐다.
7월 1일과 2일에는 Bootcamp라고 해서 R과 Python에 대한 기초 지식과, 기타 석사과정을 이수하는 데 기본이 될만한 지식들을 이틀간 축약해서 배우는 시간이 있었다. 사실 이런 테크니컬한 지식을 배우는 데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은 하나도 없었다. 그저 늘 그렇듯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설렘과 두려움이 있었을 뿐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건 안 그래도 에너지가 드는 일인데, 그것도 외국인들과 영어로 소통해야 하니까.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지식적으로 크게 배울 건 없었다. 아예 R과 Python 코딩을 처음 해보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커리큘럼이라 조금 지겨웠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주변 테이블에 앉은 동기들과 인사도 나누고 자기소개도 했지만 충분하지 못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Bootcamp 2일 차인 7월 2일에는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앞으로 1~2년 간 보게 될 동기들을 단 하루라도 미리 만나볼 수 있어서 안심이 됐다.
7월 3일에 드디어 모든 동기들과 교수진이 참석하는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바로 어제였는데, 아침 9시 반부터 저녁 6시까지 자기소개하고 small talk 하느라 진이 다 빠진 하루였다. 그래도 전체 60여 명 동기들 중 20명 정도 이름과 얼굴은 외우고 돌아와서 뿌듯했다. 미국 문화에 적응하고 또 앞으로 일하고 싶은 내겐 공부 자체보다, 친구를 사귀고 문화를 이해하고 영여 실력을 더 키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천적인 introvert인 나지만, 앞으로 2년 간은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만날 생각이다.
동기들의 인구 구성을 보니 대략 유럽계(백인) 미국인이 50%, 동양인이 50% 정도 돼 보였다. 동양인의 60%는 인도, 30%는 중국, 10%는 한국계였다. 이 동양인 그룹 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인이기 때문에 나처럼 막 외국에서 날아온 완전(?) 외국인은 10%도 안 된다. 나 말고 3명의 한국 동기들이 더 있는데, 이 3명도 모두 학부를 미국에서 졸업한 친구들이다. 한마디로 지난 15년 동안 한국에서 한국인들과 한국말만 써온 내겐 아직은 참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오리엔테이션 일정은 50%가 학교 및 학부, 과정 소개였고 나머지 50%가 동기들과 socializing 하는 시간이었다. 처음엔 굳이 이런 학교 소개와 자기소개 시간을 뭐하러 하루 종일 잡아놨는지 의아했는데, 비록 기 빨리는 일이긴 했어도 동기들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돼 감사했다. 개인 프로필 사진과 학부 단체사진도 찍었는데, 사진 작업이 곧 끝나고 나면 모든 동기들의 사진들이 여기에 개인 프로필과 함께 업로드될 예정이다.
7월 8일 월요일부터는 드디어 정규 수업이 시작한다. 여름학기는 길이가 1달밖에 되지 않아서, 월~금 매일 두 개씩 수업이 잡혀있다. 과목은 Linear Models와 Programming and Systems for Data Science다. 어쩌면 이번 주말이, 앞으로 2년간 내게 주어질 마지막 휴식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