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집중하고 있나요?
호주에 살고 있을 때, 종종 사운드 힐링하는 곳을 다니곤 했어요. 이곳은 소리 전문가이자 에너지 힐러가 여러 가지 악기와 목소리를 활용해 소리의 높낮이와 다채로움으로 몸과 마음에 힐링을 주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형형색색의 매트 중 그날 마음에 드는 곳에 누워서 소리의 파동을 느끼는 것, 온몸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음을 통해 90분간 명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죠. 이 날도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사운드 힐링을 즐기고 있었는데, 그날은 조금 다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저의 대각선 위에 자리 잡은 남자분이 많이 피곤하셨는지 시작한 지 10분도 안돼서 코를 우렁차게 고시기 시작했어요. 그 코골이 소리와 함께 저의 힐링 시간도 그 시점에서 끝났습니다. 그분이 깨길 바라며 기침도 해보고 혼자 안절부절못하면서 당연히 진정한 힐링을 경험하지 못했고 그대로 세션은 끝이 났습니다. 90분의 세션이 끝난 후, Ami (힐러)가 개별적으로 다가와 그날의 세션에 대해 묻고 컨디션을 물어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에게도 물어봤죠.
"오늘 세션에서 무엇을 얻었나요?"
저는 솔직하게 대답합니다.
"너무 좋았는데 옆에서 자꾸 코를 골아서 망쳤어요!"
그러자 Ami는 고개를 끄덕이며 궁금한 표정으로 내가 코골이에 집중한 이유를 물어보셨어요. 저는 당연히 코골이로 즐기지 못한 나의 속상함을 알아주고 함께 아쉬워해 줄 줄 기대했었는데 그렇게 묻는 질문에 순간 머리가 하얘졌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피곤해서 코를 곤 그분이 내 시간을 망친게 아니라, 그 시간의 아름다운 소리와 연주에 집중하지 못하고 코골이에 집중해 힐링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이라는 것을요.
함께 간 친구 캣에게도 물어봤어요. "너는 어땠어? 너도 그 코골이가 거슬렸지?" 그러자 캣은 "처음에는 나도 코골이가 들리긴 했는데 금방 무시하고 음악에 집중하려고 했어! 그러니까 나중에는 그냥 그 시간을 즐긴 것 같아"
본의 아니게 저의 힐링시간을 망치신 분은 당연히 의도적으로 코를 곤 것도 아니었고, 설사 의도적으로 했다고 하더라도 사실 어떤 것에 집중하느냐는 결국 나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너무나 큰 발견이었습니다.
이 경험이 내 삶에 다른 영역에도 적용되는 중요한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가?"
삶의 아름다운 선율인지 아니면 삶의 코골이인지,
늘 그렇듯 다채로운 감정과 여러 가지의 상황이 동시에 일어나는 삶을 살면서 무엇에 집중하고 그 집중의 선택은 나의 몫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중 하나는 "나는 지금 어디에 집중하고 있지?"입니다. 의도한 집중과 선택이 삶에 미치는 힘을 생각하는 한 주가 되시길 바랍니다 :)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됩니다. 당신의 생각이 당신의 말이 되고, 당신의 말이 당신의 행동이 됩니다. 당신의 행동이 당신의 습관이 되고, 당신의 습관이 당신의 가치가 됩니다. 당신의 가치가 당신의 운명이 됩니다." - 마하트마 간디 (Mahatma Gand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