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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I 로스팅

AI 시대 생존 전략

3가지 방향성

by 경영로스팅 강정구

AI는 GPT-4.5, Claude 3.7, Gemini 2.0, DeepSeek-R1 같은 최신 모델들의 등장을 계기로 이미 중요한 변곡점을 지났습니다. 지금은 'AI가 어디까지 발전할까'보다는 '이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범용 인공지능(AGI)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 자체보다 전략적 위치 선정이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AI는 컴퓨팅(연산), 알고리즘(모델), 서비스(응용) 세 층으로 나뉘어 발전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에 많은 연구가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매출과 수익은 컴퓨팅과 서비스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Nvidia가 반도체 하드웨어에서, Tesla가 AI 응용 서비스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AI 에이전트 모델이 발달하면서 앞으로는 서비스 영역의 고도화가 더 본격화될 것입니다.

기업 관점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1) 첫 번째는 LLM 모델을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OpenAI, Anthropic 등이 만든 AI 모델을 API 형태로 활용해 빠르게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입니다. 이 전략에서는 기술력보다 실행력이 중요합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일수록, 누가 더 빠르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경쟁력의 본질이 됩니다. 빠른 실행과 명확한 고객 타깃이 핵심입니다.

이 전략은 기존 작업을 AI로 자동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원래 10명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리뷰 업무를 AI 적용으로 1~2명이 처리하거나, 3일 걸리던 구매내역 검토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핵심은 AI를 통해 기존 프로세스를 어떻게 재설계하느냐에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적용 방식이 경쟁력을 결정합니다.

앞으로는 AI 에이전트 모델이 고도화되면서, 단일 모델 호출을 넘어 다양한 태스크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에이전트 기반 구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Devin, AutoGPT, OpenAI GPTs, Google Gemini Assistant 등은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넘어서, 다단계 실행 흐름을 조율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HTTP가 웹페이지 간 소통의 표준이 된 것처럼, LLM과 LLM 간 연결을 책임지는 에이전트 프로토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Anthropic의 MCP, LangChain, AutoGen, CrewAI 등 다양한 프레임워크가 이 경쟁을 주도하고 있으며, 현재로선 MCP가 가장 앞서가고 있습니다.

(2) 그럼에도 소버린 AI라는 화두는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영어 기반 데이터가 여전히 AI 성능을 좌우하는 현실 속에서, 각국 고유 언어와 문화·역사적 맥락을 반영한 로컬 특화 모델에 대한 수요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아랍어권, 동남아 지역처럼 독자적인 언어 생태계를 가진 국가들에서는 범용 LLM보다 지역화된 모델이 실용적 대안이 됩니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의미를 넘어서, AI의 다양성과 문화적 포용성을 확보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3) 세 번째는 버티컬 AI 전략, 즉 특정 산업을 깊이 파고드는 방식입니다. 법률, 의료, 교육 등은 특유의 문맥과 복잡한 데이터 구조를 갖고 있어, 범용 LLM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Harvey(법률), Hippocratic AI(의료), EvenUp(보험 합의), Phind(개발자 검색) 등은 도메인 특화 모델을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모델 성능보다, 해당 산업의 흐름에 얼마나 정밀하게 통합되었는가입니다. 하지만, 아륙대주-변협 갈등에서 보듯, 기존 산업계의 반발은 넘어야 할 산입니다.

LLM 모델 대비 차별화는 손쉬운 보상 함수 구현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보상 함수는 에이전트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의 결과가 얼마나 좋은지를 수치로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 에이전트는 보상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학습하며, 점점 더 나은 행동 전략을 만들어갑니다. 결국 보상 함수는 강화학습에서 학습의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ChatGPT나 DeepSeek 같은 LLM은 이 구조에서 추론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작고 효율적인 모델로 압축합니다. 이 영역은 결국 대형 LLM의 입지가 더 강해질 것입니다.

반면, 정답이 불명확하고 해석과 맥락이 중요한 니치 영역은 기존 대형 AI 모델의 한계 지점입니다. 이른바 ‘비정형 데이터‘로 후발주자에게는 기회의 영역입니다. 예술 평가, 심리 상담, 스토리 내러티브 설계, 개인화된 교육 등 정형화가 어려운 분야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영역에서는 기술보다 구조 설계 역량이 중요해집니다. AI와 결합 가능한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 구조 설계의 핵심은 '폐쇄 루프 시스템(closed-loop system)'입니다. 특정 환경 안에서만 성공이나 실패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시스템은 자체적으로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가 갖춰져야 아마존의 성공 방정식인 플라이휠이 작동합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이 아닌 구조 설계에서 나올 것입니다. 누구나 LLM API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는 비정형 데이터 학습량과 데이터 구조, 실행 전략이 차별화 요소입니다. 기술을 활용하는 데 그칠 것인가, 아니면 문제 해결을 위한 구조를 설계할 것인가? 앞으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 개인이든 기업이든 승패가 갈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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