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른들은 하는데 우리는 못하게 하나요?

AI 시대에 교내 스마트폰 금지를 논의해야 하는 이유

by 경영로스팅


“왜 어른들은 하는데 우리는 못하게 하나요?”


청소년들은 교내 스마트폰 금지 논의를 접할 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하지만, 어느 사회든 술, 담배, 총, 대마초, 결혼 등은 일정 나이까지 금지된다. 이는 성장 과정에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가 쌓아온 약속이며, 학교는 그 약속을 실현하는 공간이다.

국제 사회는 이미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다뤄왔다. 2023년 7월 유네스코는 ‘세계교육 현황 보고서’를 통해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권고했다. 스마트폰이 학습 방해, 주의력 저하, 교내 폭력의 매개가 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권고는 한국에서도 스마트폰 과의존과 학습권 침해 문제를 다시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불안세대》의 저자이자 뉴욕대 교수인 조너선 하이트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스마트폰 금지도 중요하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소셜 미디어를 금지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미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너무 일찍 허락한 것을 후회하며, 틱톡, 트위터(X), 스냅챗,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를 술과 담배, 총보다도 더 해로운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 교수는 같은 글에서 2025년 6월 해리스 폴의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미성년 자녀를 둔 1,013명의 부모 중 73%는 소셜 미디어 접근을 16세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답했고, 67%는 스마트폰 사용도 고등학교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소셜 미디어에 대한 거부감이 뚜렷했으며, 부모들은 기술의 편리함보다 자녀의 정신 건강과 안전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여러 나라는 이미 교내 스마트폰 금지와 소셜 미디어 접근 제한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호주, 프랑스, 브라질은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거나 강력히 제한한다. 미국도 10개 주에서 관련 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14개 주와 워싱턴 DC는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자유 놀이, 독서, 창의적 활동을 병행하며 교육 환경을 새롭게 구성하고 있다.

한국도 2024년 8월,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되며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해당 법안은 교육 목적과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같은 해 10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중·고교에서 학생의 스마트폰을 일괄 수거하는 것은 인권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스마트폰이 교내에서 사이버 폭력과 불법 촬영의 통로가 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결정은 학교가 보다 강력한 규제를 추진하는 데 명분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규정과 실행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은 81%의 학교가 학생의 스마트폰 소지를 허용하며, 70%는 사용도 허용한다. 지방과 소규모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가 합의해 수업 중 완전 수거제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전국적 기준과 법적 기반은 부족하다.

2025년 4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스마트폰 규제 부재와 교실 질서 붕괴의 경고음을 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3 학생이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제지하고 압수하려던 교사를 폭행한 것이다. 이 사건은 스마트폰이 단순한 기기를 넘어 교권 붕괴와 긴장을 증폭시키는 위험 요소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스마트폰 없는 교실은 단순한 선언 이상이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없는 교실 논의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주의 깊게 배우고 건강한 관계를 맺도록 돕는 공동체의 결단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의 편리함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을 지켜낼 책임 있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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