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빅테크 2분기 실적 vs. AI 버블론
수십조 원을 넘게 투입한 대규모 AI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을까.
투자자들은 그동안 빅테크의 AI 투자에 대해 ‘AI 버블론’을 언급하면서도 뚜렷한 판단을 유보해 왔다. 그런데 2025년 7월, (1) 메타와 (2) 구글, (3)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실적은 그 질문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답을 제시했다. AI가 매출과 이익을 끌어올리는 데 실제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숫자로 증명됐다.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1) 메타는 하루 만에 주가가 11%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2조 달러에 근접했다. (2)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장중 3%까지 상승했고, (3) 마이크로소프트는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600억 달러 늘어나며 4조 달러를 돌파했다. 세 회사 모두 AI 덕분에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1) 메타는 2분기 매출 475억 달러, 순이익 1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2%, 38%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에서 AI 기술이 단가를 9%, 노출량을 11%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생성형 광고 도구도 200만 명 넘는 광고주가 쓰고 있다.
메타는 AI 기술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자, 투자 규모도 늘리고 있다. 2025년 한 해 자본 지출은 최대 720억 달러까지 예상되고 있다. 2분기 동안만 170억 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에는 맨해튼 크기만 한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AI에 쓰일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2) 구글도 같은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번 분기 매출은 964억 달러였고, 클라우드 사업은 32% 증가해 136억 달러를 기록했다. AI 서비스인 Gemini는 이메일, 유튜브, 검색 등 여러 서비스에 적용돼 있다. 이 기능을 쓰는 월간 이용자 수는 4억 5천만 명이 넘는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 지출을 약 850억 달러로 올렸다. 투자 대상은 주로 데이터센터, 서버, 네트워크 장비다. 검색 기능에 AI 요약을 추가하고, 클라우드 고객에게는 AI 작업 처리 능력을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모든 기능은 하드웨어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3)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비슷한 경로를 걷고 있다. 2분기 매출은 764억 달러, 순이익은 272억 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18%, 24% 증가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467억 달러, 이 중 Azure는 39%나 성장했다. 기업 고객들은 업무용 도구에 AI 기능이 들어가는 것을 반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속도도 가장 빠르다. 분기당 300억 달러 이상, 연간으로는 약 8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대부분은 서버, 전력, 냉각 같은 데이터센터 설비에 들어간다. CEO 사티아 나델라는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공통점이 있다. AI 기술을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했고, 그 결과 실적이 좋아졌다. 이 세 회사와 아마존까지 포함하면, 2025년 한 해 동안 AI 관련 인프라에 3,50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4,000억 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모든 빅테크가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는 건 아니다. (4) 아마존은 2분기에만 314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AWS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률은 17.5%에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비해 낮은 수치다. 실적 발표 직후 아마존 주가는 약 7% 떨어졌다.
(5) 애플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2분기 매출은 10% 증가했지만, AI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속도는 느리다. Apple Intelligence 기능이 발표됐지만, 실제 아이폰이나 맥에 탑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높은 관세가 부활하며, 중국·대만·인도 등 공급망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이번 2분기 실적은 AI 버블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웠다.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적과 투자 모두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였고, 시장은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같은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며, 성과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승자와 패자의 경계선은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