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의 냉장고 파먹기

다이어트와는 거리가 먼 미니멀 라이프

by 중년의 모험가

물건을 낱개 구매할 때보다 한 번에 여러 개를 묶음으로 사면 물건의 가격이 저렴해지는 경우는 종종 있다. 대부분은 크게 가격 차이가 나지 않지만 1+1이나 2+1처럼 할인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때 별 생각 없이 필요 이상으로 물건을 사들이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반적인 물건들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는데, 음식이라면 어쩔 수 없이 냉장고나 냉동실로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냉장고에서 먹을 것을 찾아 뒤적거리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몇 가지 발견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생각으로 샀으나 끝내 유통기한 내에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꼴이 되었으니, 오히려 낭비를 한 셈이 된 것이다. 그래서 꼭 필요한 기본 식재료 이외에는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다 먹을 때까지는 사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냉장고 파먹기를 시작하였다. 얼린 고기들, 빵들, 과일들을 하나씩 소진해 나가면서 냉장고가 어느 정도 비어 가고, 조금씩 조금씩 여유 공간이 커지고 있다.


매일 냉장고 속에 모셔 두었던 똑같은 음식을 여러 번 먹다 보니 조금 지겨워져서 무심코 또 다른 음식을 사서 냉장고를 채우는 실수를 하게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머리를 짜내어 나름의 방법을 찾게 되었다.


내가 머리를 짜낸 방법은 매일 퇴근길에 동네 식자재 마트에 들러 냉장고 음식에 어울리는 간단한 채소나 소스 등을 그날 먹을 양만큼만 사 간단히 요리를 해 먹는 것이다. 한동안 퇴근길에 규칙적으로

동네 마트를 들르다 보니 마트 캐셔 분이

“매일 오시네요”

하고 아는 척을 해주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가능한 한 냉장고에 추가 보관이 생기지 않게 그날 먹을 음식을 그날 퇴근길에 집 근처 식자재 마트에서 사서 먹다 보니, 대형마트나 온라인 매장에서 대량으로 장을 볼 때와 달리 신선한 제철 식재료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신선한 음식을 먹게 되어 좀 더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게 되는 장점이 생긴 것 같다.


사실 음식은 매일 먹는 거라 여러 개 사 두면 이득인 장점이 있으면서도, 계절에 상관없이 냉동식품을 먹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은 면도 있다. 매일 소량의 신선한 식재료를 사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신선한 재료를 건강하게 먹는다는 점에서는 분명 장점이 있으니 어떤 방법이 더 좋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날 먹을 음식을 그날 집 근처 식자재 마트에서 장 보는 습관을 기르려다 보니, 대형마트와 달리 신선한 제철 식재료들을 접할 수 있게 되어 좀 더 건강한 식습관이 생기는 것이 더 큰 효용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유통기한이 지나 낭비되는 음식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덤인 것 같다.


냉장고 속에 대량으로 장기 보관된 음식을 줄이고, 제철의 신선한 식재료를 즐기는 것도 일종의 미니멀 라이프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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