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논술은 이러한 것이다.
1. 대입 논술이 뭐냐?
대학 입학을 위해 치르는 시험을 ‘대학 수학 능력 평가(이하 수능)’라 한다. 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아닌지를 가늠해보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학생의 절반 이상이 대학을 가려 한다. 따라서 수학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 이상으로, 순위를 가르는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많은 수의 학생이 특정 ‘명문’대학으로 몰리는 현상 때문에 순위를 매겨 줄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각 대학에서는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여러 전형들을 마련해왔으며, 논술 또한 이에 해당한다.
저자가 논술을 강의하며, 입시 컨설팅을 진행하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다들 너무 늦게 준비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느긋한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미리 준비한 사람을 이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크게 준비하지 않아도 합격에 성공한 학생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준비하지 않고 결과만을 바라는 것은 복권을 긁는 것보다 리스크가 크다.
모든 일이 비슷하겠지만, 대입을 준비하는 과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 아니다. 모르는 것을 줄여가고, 내 손으로 대학으로 들어가는 문을 조금씩 더 크게 여는 과정이다. 대학 입시는 스포츠나 게임과 비슷하다. 내가 승리할 확률을 조금씩 더 올리는 과정을 누가 더 잘 소화했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확률을 올리고 리스크를 줄이는 것. 그것이 입시로 가는 왕도라 하겠다.
논술은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을 뜻하는데, 최근 대학 입시 논술의 경우, 제시문을 주어 이를 분석하게 한 후, 문제를 통해 짧게는 300자에서 길게는 1500자 정도의 답변을 작성하도록 유도한다.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글을 읽고 질문에 다시 글로 답하는 시험이 논술이다.
이 답안으로 대학에서는 학생의 언어를 읽고,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그 내용은 중등교육, 즉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수준으로 출제된다. 제시문으로는 일반적인 교과과정 내의 내용이나, 수능 독해 수준의 문학과 비문학이 주를 이룬다. 제시되는 자료의 경우, 간소화된 표나 그래프 등의 통계자료 혹은 일반적인 표어나 포스터의 비중이 높다. 그리고 문제에서는 제시문에 등장하지 않는 지식이나 개념이 들어간 답변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논술은, 고등학교 과정을 정상적으로 마친 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 만한 전형이다.
다만, 논술 전형을 ‘로또’ 혹은 ‘복불복’이라 오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술은 운을 시험하는 전형이 아니다. 합격자는 각 학교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했으며, 글에 감점 요인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잘 이해하고 잘 적었다는 것이다.
20~21학년도 기준, 수능 최저를 요구하지 않는 학교에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수능도 내신도 준비되지 않은 학생이 대학은 잘 가고 싶다는 가정하에 남은 방법은 논술 외에 없다. 그렇다면, 최저등급을 맞출 자신이 없는 학생들은 연세(논술 100)나 한양(논술 80 + 교과 20) 등의 학교로 몰릴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많은 학교에서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고 있지만, 위의 두 학교가 논술이라는 ‘로또’의 반영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바보 같은 짓이다. 연세대학교의 논술 유형을 분석하며 이것이 왜 바보 같은 짓인지 알아보자.
연세대학교의 경우,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가 유형에 분명히 드러난다. 바로 국어, 영어, 수학, 탐구의 모든 영역이 논술 시험지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찍어서 맞출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제시문 분석, 영어 제시문 번역, 수학적 풀이,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이해가 종합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각각을 이해만 해서는 답안을 제출할 수 없다. 하나의 대주제와 밀접하게, 그리고 그에 대한 일관성 있는 답변이 중요하다. 따라서 수능을 잘 볼 수 있는 능력이 최저 요건이라는 소리다. 어차피 학교 자체 시험에서 모든 능력을 평가할 수 있으니, 수능에 최저등급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한양대의 경우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순수하게 인문 논술만 적용된다. 영어 능력도 필요 없고 수학적 계산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험자가 써 놓은 글만 보아도 이 학생이 가지고 있는 이해능력, 어휘구사력, 글 구성력 등을 판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해도 잘하고 표현도 잘하는데 짜임새 있게 쓸 수 있는 학생은 공부도 잘할 것이다.’라는 공감 가능한 예측이다.
저자 본인은 글만 잘 쓰고 공부를 못할 확률은 거의 0에 수렴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학교에서의 성적에 대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대학에서의 성과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이해, 정리, 표현 능력이 모두 준수하고, 그 균형이 잘 잡혔다는 것이다. 따라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재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입시라는 중압감과 시험의 시간제한 속에서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 그 재능을 증명한 것이다.
따라서 논술은 내 수능 등급을 최대한 커버해주는 도구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로또’를 노리면 안 된다.
저자 본인은 쉽게 가는 것을 좋아하는 동시에, 정공법의 필요성도 강조하는 편이다. 쉽게 간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곳의 문을 크게 열어둔다는 것이다. 정공법은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치이다.
앞서 말했듯, 수능으로 소위 ‘커트 라인’ 안쪽에 들어가는 것이 우선이고 논술로 갈 수 있는 확률을 올리는 것이 정공법으로 쉽게 가는 것이다. 수능점수를 올리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하지만 실행하기 어렵다. 그 방법을 알려주고 어려운 부분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저자가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