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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시장, 솔직히 이대로 괜찮을까?

다른 나라는 어떤지 비교해 봤어요!

by 시소수

이번엔 한국 노동시장의 현실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보려 합니다.

최근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보면,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 참 어렵다는 얘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사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유독 경직되고 복잡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고용주의 입장으로써 뼈저리게 느끼고 있고요. 그래서 한국의 노동시장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어떻게 다른지,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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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시장, 왜 이렇게 빡빡한 걸까?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근로시간이 유독 긴 편입니다. OECD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평균 1904시간으로, 덴마크(1363시간)와 비교하면 약 3개월 정도 더 일하고 있는 것과 같아요. 게다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가 매우 큰 것도 문제입니다. 한국노동연구원(2023)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고,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는 거의 '50%'에 이릅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절반 밖에 받지 못하는 셈인데요. 이런 상황이 노사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세계 각국의 노동시장, 어디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노동시장만 유독 어려운 걸까요?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을 한번 짚어볼게요.


#북유럽의 '유연안정성' 모델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유연안정성(Flexicurity)'모델을 사용하고 있어요. 이 모델은 기업이 노동자를 비교적 쉽게 해고할 수 있지만, 실직한 노동자들에게는 충분한 실업급여와 재취업 교육을 제공합니다. 덕분에 청년 취업실업률이 낮고, 노동자들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독일의 직업 교육 시스템

독일은 학교와 기업이 함께 직업 교육을 실시하는 '이원화 교육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학생들은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어 청년 실업률이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2023년 기준 5.4%)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앵글로색슨 국가들은 노동시장 유연성은 높지만 사회적 안전망이 약해서 소득 불평등이 심한 편이고, 일본의 경우는 종신고용과 연공급 제도가 약화 되면서 오히려 사회적 갈등이 늘어나고 있죠.


한국 노동시장의 현실적인 문제, 사장님과 직원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고용주(사장님)의 입장: "인건비 부담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요."

최근 정부에서 근로기준법 적용을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하려고 하면서,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많아졌어요. 한국외식업중앙회(2023)에 따르면, 작은 식당이나 카페는 월평균 매출이 약 800만 원 내외인데, 여기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5%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다 보니 주휴수당과 추가근무수당을 피하려고 하루 2~3시간씩만 근무하는 초단기 알바를 고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죠. 앞서 작성했던 '쪼개기 알바'라는 글을 보면 현실이 확 와닿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장기적으로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고용주와 노동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칩니다.


#노동자(직원)의 입장: "이렇게 불안정한 자리로는 미래가 없어요."

반면 직원들 입장에선 근로기준법의 보호 범위가 넓어지는 걸 환영합니다만, 초단기 일자리나 '쪼개기 알바'가 늘어날수록 소득과 고용 안정성은 오히려 더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 체감 실업률(2024년 1월 기준 16.4%, 통계청)이 크게 오르면서, 양질의 일자리 부족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노동시장, 어떻게 바꿔가면 좋을까요?

우리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를 생각해 봤어요.


1. 고용 유연성을 높이되, 사회 안전망도 함께 강화하기

덴마크 모델처럼 기업이 필요한 상황에서 인력을 유연하게 운영하되, 실업급여와 재취업 교육 같은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면 노동자들도 덜 불안하고 기업도 경제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겁니다.


2.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줄이기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강화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차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노사 간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죠.


3.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 확대

특히 인건비 부담이 큰 소상공인들에게는 세금 감면이나 인건비 보조금 지원을 통해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키오스크 같은 무인화 장치 도입을 적극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노사 간 소통과 협력 강화하기

노동자와 고용주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립이 아닌 상생을 추구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지만, 서로에게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거예요.


마무리

한국 노동시장에는 분명히 여러 문제들이 있지만, 다른 나라 사례에서 배울 점도 많습니다. 또한 외국이라고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니고요. 한 예로 노동시장이 안정되어 있다고 하는 국가들의 경우 소득세의 비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번 돈의 40% 이상씩 세금으로 납부해야 합니다. 그래서 근로소득으로 부자 되기는 쉽지 않죠. 대신 안정감을 원하면 좋을 수도 있겠네요.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기업과 노동자 모두 윈윈 하는 방향으로 제도나 환경 등의 개선책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 모두 좀 더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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