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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알바' 안 쓰면 바보로 통해요"

뉴스로 알아보는 요즘 고용시장의 현실

by 시소수

[샷!] "'쪼개기 알바' 안 쓰면 바보로 통해요" | 연합뉴스


"쪼개기 알바" 열풍, 진짜 현실은 어떨까?

최근 편의점이나 카페 같은 소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장님들 사이에서 ‘쪼개기 알바’가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 들어보셨나요? 하루 2~3시간씩만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여러 명을 고용해서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식인데요. 이런 초단기 근로자가 최근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저 역시 자영업을 하며 사람을 고용하고 있고, 글을 쓰며 다양한 자료를 살펴보고 양측 입장을 정리해 봤습니다.


� 쪼개기 알바의 등장, 어쩔 수 없는 현실인가?

최근 자영업자들이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 국내 자영업자는 55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0만 명 감소했습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죠. 특히 편의점이나 카페, 음식점 등 소규모 사업장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지급 의무로 인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선택한 생존 전략이 바로 ‘쪼개기 알바’입니다. 주 15시간 미만으로 고용하면 법적으로 주휴수당이나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기 때문인데요. 편의점 운영자 중에는 24시간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최대 8명까지 고용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풀타임 근로자 1명(주 40시간 기준)을 고용하면, 2024년 최저시급 9,860원을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포함해 월급이 약 230만 원 이상 들어갑니다.(2025년 올해의 최저시급은 10,030원으로 인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초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여럿 고용하면 같은 근무시간이라도 주휴수당 없이 약 20~30%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사장님들 입장: "우리도 힘듭니다."

많은 사장님들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어려운 현실을 토로합니다. 임대료, 원재료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크게 늘어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겁니다. 특히 최저임금이 2024년까지 시간당 1만 원대로 오른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실제로 서울에서 소규모 식당을 운영하는 김 사장님은 “과거엔 2~3명의 아르바이트생이면 충분했지만, 최저임금이 계속 올라가면서 인건비가 부담돼 지금은 5~6명씩 나눠서 쓸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현실적 생존을 위한 고육책으로 쪼개기 알바를 선택하는 사업자가 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 입장: "생활이 너무 불안정해요."

반대로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는 상황이 더 어렵습니다. 쪼개기 알바가 확산되면 안정된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기 때문이죠. 풀타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하루에도 여러 곳에서 초단기 알바를 뛰어야 생활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20대 아르바이트생 최 씨는 “하루 3시간씩 편의점에서 일한 뒤 카페에서 다시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엔 단기 알바 앱을 통해 당일 근무를 찾아 생계를 유지한다”며 힘든 현실을 전했습니다.

또한 초단기 알바는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같은 사회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일을 해도 사회적 안전망의 보호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은 늘려야

노동자와 고용주 간 갈등이 계속 심해지고 있습니다. 고용주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고, 아르바이트생은 더욱 불안한 일자리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법을 강화하거나 규제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선, 정부가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위한 인건비 지원을 확대하거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인건비 지원금이나 키오스크 같은 무인 운영 시스템 도입 지원 등 구체적 정책이 필요합니다. 현재 있는 지원방식으로는 주먹구구식인 데다,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자도 굉장히 적습니다. 예를 들어, 일자리 안정자금은 30인 미만 사업장만 지원하고, 신청 절차도 복잡해 많은 영세 사업자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지원 금액도 1인당 월 3만 원 정도로, 실질적인 인건비 부담 완화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한 초단기 근로자들도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가입 기준을 더 유연하게 바꾸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여러 곳에서 짧게 일하는 사람들도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개선해야 합니다. 물론 이 부분도 쉽지 않은 것이 노동자와 고용주가 부담을 지도록 한다면, 양쪽 다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아직까지도 서로가 협의하에 사회보험의 미가입을 더 원하기 때문이죠.


결론: 결국 함께 살아남아야 합니다

쪼개기 알바는 사장님이나 아르바이트생 모두에게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지금 같은 구조가 지속되면 결국 노동자와 고용주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서로 충분히 많은 피해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급격한 최저시급 인상과 주휴수당 등의 제도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이 지금 노동시장의 현실입니다. 정부가 이제껏 했던 것처럼 최저시급과 전혀 관련 없는 자들의 탁상공론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책 개선과 현장에서 정책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노사 간 협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쪼개기 알바의 현실에 대해 경험해 보시거나 그렇게 하고 있는 고용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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