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로 떠나며

틀 속의 삶을 멈추고, 나와 아이를 위한 리셋

by Jaymom

나는 휴직 중인 공립학교 교사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늘 시스템 안에 잘 적응하려 애썼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믿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아이를 잘 키우는 데 집중했다.
아이뿐 아니라
남편도, 양가 부모님도
모두 내가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뭐든 잘해야만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특히 육아는, 정말 자신이 없었다.
아이에게 내 기준을 강요했고,
통제하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자율신경계도 무너졌다.
밤이면 숨이 막혔고,
낮에는 감정이 폭발했다.
자존감은 바닥까지 내려갔다.


그 무렵,
미국 서부에서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의 말을 들었다.

“여긴 아이가 1년 내내 빨간 나시티만 입고 다녀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요.
그게 그 아이의 개성이니까요.”

그 말을 듣고,

마치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그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내 틀에 맞추려 했던 내가 문제였다는 것을.

나는,

한국 공교육이 원하는 ‘모범생’의 모습을

내 아이에게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다.

내가 늘 추구했던 ‘틀에 맞춘 삶’,
그것이 나와 아이를 모두 망가뜨리고 있었다.


남편은 언젠가 연구년을 갈 계획이 있었지만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제안했다.

“조금 당기자.
동부 말고, 좀 더 자유로운 서부로 가자.
실리콘밸리에서, 우리 인생을 재설계해보자.”


이번 미국행은
남편의 커리어 때문만은 아니다.
나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고,
아이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지금 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리셋을 하기 위한 시간을 떠난다.


instagtam @jaymom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