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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s Oct 10. 2023

세상엔 마음이 추운 사람이 많다

분노의 온기를 먹고사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사회

"마음이 추운 사람은 증오와 분노의 온기를 먹으며 산다"


무슨 괴기 영화나 호러 영화의 외계 생명체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나 혹은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사람들, 유독 화를 잘 내거나 화가 많은 사람들의 특징을 이렇게 표현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한으로 생산할 수 있는 증오와 분노라는 감정은 단어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다르게 온기처럼 보이는 차가운 냉기를 발산하는 것 같다. 뜨거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화"라는 행동을 통해서 증오와 분노라는 감정을 토해 내면서도 내 마음속 작은 감정의 조각하나 조차도 태울 수 없으니 말이다... 오히려 증오와 분노를 발산하면 할수록 내 마음과 삶은 더 차가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거짓된 이미지로 포장된 온기 그리고 증오와 분노. 


증오하면 분노하게 되고 그런 감정을 "화"라고 하는 행동으로 발산할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뜨겁고 불타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자세히 그런 감정을 들여다보면 그 속 안의 깊은 곳은 습기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메마른 건조함과 차가움으로 가득하다. 


마음이 추워진 사람은 증오와 분노의 차디 찬 붉은색으로 상대방이 다가올 수 없게 겁박을 주고 그 냉기로 내 마음속 감정의 상처를 꽁꽁 얼리고 "화"라는 거짓된 온기로 다시 한번 타인을 위협한다. 나는 우리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왜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살고 있으며 또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가...




만일 내가 만드는 분노와 증오라는 감정으로 모든 것을 태워버릴 정도의 온도를 만들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완전히 녹여버릴 수 있을 정도의 융점을 만들어 나와 그 대상을 완전연소 시켜버리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모두의 마음의 분노와 증오와 상처는 전부 사라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화"라는 것은 뜨겁지 않다.


마음에서 무한 증식이 가능한 증오와 분노는 매우 차갑다. 그래서 그런 감정을 만들면 만들수록 나와 내 주변을 차갑게 얼려서 딱딱하게 만들고 그 어떠한 냄새도 맛도 느낄 수 없게 만들고 그러한 감정들이 영원히 썩지 않게 만들어 버린다. 분노와 증오는 만들어 내면 낼수록 눈사람을 굴려 만드는 것처럼 더욱 크고 견고하게 내 마음을 얼려버린다.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음. 증오 그리고 그런 마음에서 느껴지는 분노 그리고 화라는 행동으로 연결되는 우리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엔 꽁꽁 얼어붙은 나 자신이 있다. 온기처럼 보이는 "화"라는 행동으로 상처받은 나를 녹일 수 있을 것 같아 분노와 증오를 이용하려고 하지만 실상은 얼어붙은 나를 더욱더 딱딱하고 견고하게 얼리고 있는 행동인 것이다. 


"화"를 내고 있는 나는 분노와 증오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상처받은 나 자신을 혹시나 모를 세상의 나쁜 사람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내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대신 계속해서 나를 더 단단하게 얼리려고 하는 행동이 아니었을까...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외투를 먼저 벗기는 내기에 대한 해와 바람의 우화처럼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지 않고 나를 사랑하기 위해선 받은 상처보다 더 강하게 공격하고 나를 더 강하게 보호하기 위해 나 자신을 꽁꽁 싸메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내 마음을 열고 나를 더 사랑하는 행동이 아닐까...  


사랑하는 마음은 항상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줄 때도 받을 때도 언제나 따스함이 느껴진다는 것을 잊지 말고 그 따뜻함의 온기를 더욱더 뜨겁게 올려 남은 내 마음속의 차가운 증오와 분노마저도 녹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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