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게 참 좋았다
장마 속에 방 안 의자에 앉자있자니, 습한 기운에 도저히 못 버티겠다. 이참에 저녁을 먹고 학교 앞 카페로 나섰다. 카페에 들어서자 다솜이는 날 반겼다. 여자친구가 일하는 카페다. 방학에 장마까지 겹쳐 손님이 없단다. 난 그게 좋았다. 편한 마음으로 시원한 공간을 맘껏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곧 나는 그녀에게 맛있는 과일이 들어간 무언가를 달라고 했다. 저녁을 먹은 후라 그런지, 새콤달콤한 것이 당겼다.
난 계산을 위해 카드를 꺼내려했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이 사준다며 그냥 자리에 앉으라 한다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꺼내 들어 잠시 기다리니, 잔잔한 노랫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이곳에 올 때마다 느꼈던 것. 음악이 듣기 참 좋다라는 것. 그래서 그녀에게 부탁했다.
나 카페에 나오는 음악 목록 좀 보내줄 수 있을까?
흔쾌히 알겠다고 대답하며 그녀는 딸기 위에 아이스크림이 얹힌 차가운 음료를 가져왔다. 그야말로 새콤함과 달콤함이다. 먹다 남은 쿠키는 서비스란다.
노트북을 바라보며 키보드에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을 검색했다. 내일 갈 예정이다. 갑자기 카페에 두 남자가 들어온다. 한 남자는 아메리카노 2잔을 주문하고, 다른 남자는 앉을 자리를 맡는다. 이어 주문한 남자도 자리에 향한다. 두 남자는 대화를 시작한다. 이상하게도 집중이 된다.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있으니, 듣고 싶지 않아도 듣게 된다. 마치 라디오처럼...
두 남자는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돈을 모으는 목적과 저축 방법 등에 대해서... 이거 생각보다 참 재미있다. 나도 카페에 종종 오는 것은 아니라서 그런지, 이런 경험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들의 대화 중간중간에 내게 큰 도움될만한 정보를 얻었다. 이곳에 가끔 앉아 있으면 다양한 사람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다양한 주젯거리들이 나오겠지. 오늘은 공짜로 재테크 공부해서 기분이 좋다. 차암 좋다.
카페엔 라디오가 있다
난 그게 참 좋다
글 그리고 사진. 박희재(제이어클락)
사진. 소니 A7
렌즈. 캐논 NFD 50mm F1.4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구독해주시면 감사합니다.
항상 웃을 일만 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