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에 대한 ‘기’록
창업을 했다. 아주 비겁한 혹은 아주 감정적인 이유로 창업을 했다. 사실 창업에 대한 생각이나 결심은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다. 다만 행동에 옮기지 못했을 뿐이다. 나는 아주 고상하게 내면의 이유를 찾고 있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의 방향은 무엇일까?
나는 그래서 뭘 원하는 걸까?
만약 정말 내 이름을 걸고 사업을 하게 된다면, 그 타이밍은 외부가 아니라 나의 내면에 있다고 믿었다. 내 스스로 준비가 된 순간, 그 순간이 바로 내 사업을 시작할 순간이라고.
사실 나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지금의 삶도 나쁘지 않았고, 어쩌면 누군가가 보기엔 제일 좋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어느정도의 안정성과 편안함까지 누릴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이 모두를 버리는 것이 두려웠다. 만약 다른 길을 택했는데 그게 잘못된 답이었을 때, 나는 지금의 삶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종종했다.
실패하면 지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알 수 없다. 내 삶이기에 내가 직접 실행해보기 전엔 절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두려웠다. 그리고 이런 나의 고민이 너무나 우숩게도 나는 나에게 해를 끼치는 한 사람 덕분에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너무 쉽게도 말이다. 지난 10년간 방황하고 고민하며 찾은 나의 길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가 쓰는 사람을 보며 분노했다. 이것은 단순히 콘텐츠를 베끼는 수준을 넘어 삶을 베끼고 마치 자신의 것인냥 유세를 떨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 모든 일은 내가 ‘제대로’하지 않아서라고. (나는 원래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버릇이 있다. 내 탓을 잘한다. 아무래도 천주교의 ‘내 탓이오, 내 탓이오’라는 문구를 어릴 적 부터 듣고 자라서인 것 같다.)
진짜 제대로 해보기로 했다. 내가 지금 소속되어 있는 그룹에 해를 끼칠까봐 한 발 빼고 했던 활동들, 그리고 나의 기록들,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것들을 하나로 모아 응축할 때가 왔다는 확신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또 후회하기 전에, 하고 싶은 만큼 해내보기로 했다.
수 년 동안 고민하고 고민했던 일이 일주일 사이 빠르게 실행되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실행력 대박’이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창업을 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고 일주일 뒤에 사업자를 내고 그 일주일 뒤에 동업자를 만났다. 내가 생각해도 매우 빠른 전개다.
어쨌든 이제 더 이상 숨을 일도,
한 발 빼는 일도 없을 것이다.
나는,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을 했으니까.
Love yourself, Find your story.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는
나의 창업일기를 시작한다.
P.S
고군분투 창업일기. (이 일기는 퇴사일기처럼
회사에서 난리나지 않겠지?) 그냥 창업을 하며 느꼈던 이런 저런 생각과 감정을 여기에 풀어놓을 생각이다. 때론 자신감이 충만할 수도, 때론 세상 그 누구보다 루저에 찌질이가 될 수도 있으니...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