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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펫 Aug 12. 2022

원플러스원 인생

대학병원 인턴 수의사 다이어리 #1


아픈 동물들을 위한 대학병원이 있습니다.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내과, 외과, 정형외과, 안과, 피부과로 분과도 잘 나눠져 있습니다. 그 중 환자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으며, 중환자를 많이 보고 바쁘게 돌아가는 과를 꼽자면 제가 속한 "내과"입니다.



저는 올해 2022년 3월, 내과 대학원 진학과 동시에 내과 인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수의대는 의대처럼 대학원 과정과 전문의 과정이 나뉘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내과를 전공하기 위해서는 내과 대학원에 진학해야 합니다. ‘인턴’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특유의 고된 느낌에 더해 누구에게나 측은한 눈빛을 받는 '대학원생'이라는 타이틀까지 1+1…



6년이라는 수의대 과정을 마침내 졸업했을 때, 제가 다시 대학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워라밸이 보장된 삶을 포기하고 대학병원에 들어가게 된건 더 잘 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입니다. 대학원 입학관련하여 지도교수님과 처음 면담했던 날의 첫 대화가 기억납니다.


첫 면담의 기억


들어오니 정말로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워크만 남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머리 감고 말릴 시간을 아껴 잠을 좀 더 자기 위해 칼단발로 머리도 잘랐지만… 그래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건 조금 핑계처럼 보인다는 걸 알지만…! 정말 너무 바쁘고 또 바쁩니다.



인턴 수의사의 역할은 주로 처치실에서 진료를 서포트하는 것 입니다. 보호자들을 직접 만나기보다는 환자의 신체검사를 하거나 입원환자를 돌보는 일을 합니다. 새벽까지도 중환자들을 케어하면서 이러다 내가 먼저 쓰러지겠다 싶다가도 건강해져서 퇴원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얻는 뿌듯함에 생활의 균형을 맞춰갑니다. 그 순간의 보람 덕분에 병원에 들어온 이래로 아직까지 한 번도 입학을 후회해본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 월간 자유펫에 대학병원 인턴 생활의 업앤다운들과 그 감정을 오프 더 레코드로 담아볼까 합니다. '대학병원 인턴 수의사는 이런 삶을 사는구나-' 하고 다큐 3일 보듯이 편하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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