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지는 음과 음 사이로 유연하게

Michael Mayo - [Fly](Mack Avenue, 2024)

by 조원용

재즈와 리듬앤블루스, 네오 소울을 유영하면서 자유로운 보컬을 들려주고 있는 마이클 메이요가 2021년 데뷔 앨범 [Bones] 이후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그는 첫 앨범으로 ‘저먼 재즈 프라이즈’에서 ‘올해의 국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렇듯 여러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마이클 메이요는 이번 앨범에서 재즈 스탠더드에 대한 참신한 해석과 친숙한 멜로디의 오리지널 곡을 들려준다. 리드미컬하게 시작하는 ‘Bag of Bones’의 리듬은 메이요의 목소리가 등장하면서 잠시 뒤로 물러난다. 곡의 진행에 따라 드럼은 다시 펼쳐지고 포스트 밥의 어법과 네오 소울의 정서가 어우러지며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애드리브가 빛을 발한다.

재즈 스탠더드 ‘Just Friend’는 여태껏 들어본 여러 연주자의 버전 중에서도 가장 멜로우한 편곡이 아닌가 싶다. 메이요의 나풀거리는 리듬 카운트로 시작하는 곡은 묵직한 베이스 라인 위에서 가볍게 노닌다. 샤이 마에스트로의 전자 건반 연주도 차분한 컴핑으로 곡에 그루브를 더한다. 건반의 몽환적인 솔로 라인은 따뜻하게 진행되고, 여기에 어떤 관악기로도 구현할 수 없을 메이요 만의 매끄럽고 통통 튀는 보컬리즈가 이어진다. 중간마다 백킹 보컬과의 화음을 이루며 상쾌한 아카펠라를 들려주는 구성은 이 곡의 백미다. ​

마일스 데이비스의 ‘Four’에서는 메이요가 베이스, 피아노의 터치 위에서 박자를 뒤로 밀면서 가창하는데, 어느덧 같은 박자에 올라타면서 리듬을 이끈다. 짧은 헤드 멜로디 이후 이어지는 보컬리즈는 테마를 기점으로 확장되면서 기분 좋은 기시감과 예상치 못한 짜릿함을 고루 안겨준다. 린다 메이 한 오의 베이스 솔로 역시 이 기조를 유려하게 이어 받는다. 드럼의 네이트 스미스가 비트를 잘게, 그리고 의도적으로 어긋나게 쪼개면서 그 균열의 문양을 고스란히 곡의 긴장감으로 녹여낸다. 그러면서 마이클 메이요의 ‘Four’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르고 새로운 곡이 된다.

짧은 아카펠라 곡 ‘I Didn’t Know What Time It Was’는 빠른 템포 위에서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보컬리즈와 함께 등장하는 화음은 유쾌하게 곡을 장악한다. 아카펠라 그룹 ‘Take 6’의 동시대적 진화로 볼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네오소울의 세련된 라인이 곳곳에 드러나는데, 어떤 종류의 첨예함을 들려주기도 한다.


전통적인 진행의 ‘It Could Happen to You’는 원곡보다 빠른 템포로 진행되면서 곡의 화성에 변화를 준다. 기존에 샤이 마에스트로가 선보이던 진중한 연주와는 또 다른 산뜻한 측면을 발견하게 된 것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Speak No Evil’은 드럼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백킹 보컬의 활용, 리듬의 변주와 그 위에서 프리스타일을 하듯 자유로운 메이요의 목소리는 그간 재즈 보컬에서 기대했지만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유연함을 들려준다. 마이클 메이요는 진짜 비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