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기록하는 일과 함께
놀랍도록 돈이 없는 와중에 창원에 다녀왔다. 템포라는 공간에서 음악 틀고 인터뷰를 했다. 두 달 전 즈음에도 비슷하게 돈이 없는 상태에서 창원에 다녀왔는데, 그때는 템포 하나만 보고 창원에 내려갔다. 오픈 시간에 맞춰 공간에 갔을 때 어리둥절한 채로 사장님이 맞이해 주셨던 게 기억난다. 그 시간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는 듯한, 손님이 낯선 느낌으로... 공간이 주는 느낌이 좋았다. 단정하지만 이미 완결된 공간은 아닌, 매끄럽지만 미끄러지는 공간이 아닌 곳. 가장 좋았던 건 사장님의 차분함이었고, 그 속에서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태도가 보였다. 그게 어떻게 보이냐고? 메뉴판을 보면 알 수 있다. 메뉴판에는 위스키 메뉴가 있지만 위스키를 잘 모른다고 적혀있고, 맥주는 좋아해서 다양하게 소개하고 싶다고 적혀있었다. 짧은 글이었지만 사장님의 글맛이 좋았다. 어정쩡하게 인사와 통성명을 나눌 때 사장님에게서 느껴진 편안함과 비슷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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