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고, 깊은 애정을 가진 시선

피아니스트 신아람 [비움프로젝트 2: After BIUM]

by 조원용


피아노 연주자 신아람이 ‘비움’ 이후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쉽게 채우거나 비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다음에 대해서는 잘 말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행위 뒤에 오는 시간들일 텐데 말이다. 신아람은 비움을 통해 소중한 것들을 세세하게 고를 수 있었고,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가 꼼꼼히 고른 가치를 이번 앨범을 통해 보여준다. ‘To My Youth'의 인트로는 강한 저음부의 타건으로 출발한다. 김선빈의 넓고 섬세한 드러밍이 피아노를 감싼 채 천천하고 묵직하게 움직인다. 김기범의 색소폰이 낮게 깔리듯 펼쳐지며 멜로디를 만든다. 조심스럽게 상승하는 음들을 신아람이 되짚고 색소폰의 신중한 블로잉이 이어진다. 이 호흡은 깊고 높은 곳을 오가면서 소리의 빈틈을 넓힌다. 그렇게 확보된 공간을 피아노가 거닐면서 공명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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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전문지 <월간 재즈피플> 필자 &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재즈와 문학, 그 외 여러 글을 읽고 씁니다. 종종 영화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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