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ed Tzur – [My Prophet](ECM, 2024)
색소폰 연주자 오데드 추르의 세 번째 ECM 앨범이다. 현대 음악의 요소와 고대 음악의 요소를 오가면서 음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오데드 추르는 인도 음악을 서양 악기인 색소폰으로 연주하면서 기존의 주법에서 이탈하여 인도의 악기인 반수리의 멜로디를 자신만의 블로잉으로 번역하는 등 전례 없는 시도들을 이어왔다. 여기에는 인도 음악의 오랜 거장인 하리프라사드 차우라시아의 긴밀한 가르침이 있었다. 오데드 추르가 그에게 사사한 경험은 음악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영적인 부분에서도 깊은 영향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장르와 연대를 불문하고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멜로디의 세계는 오데드 추르가 만드는 음악의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2022년 앨범 [Isabela]의 ‘Noam’에서는 오데드 추르의 즉흥성과 멜로디의 확장, 니타이 허쉬코비츠의 명상적인 피아니즘 등이 얽히면서 어디에도 쉽게 속하지 않는 돌출적인 경향을 만들어냈다. 또한 엔자에서 2017년 발매한 [Translator’s Note]에 수록된 존 콜트레인의 ‘Lonnie's Lament’는 그간 이 곡을 연주한 케니 가렛, 조 로바노를 포함해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았다. 이 차이는 표면적으로 오데드 추르의 블로잉에서부터 출발하고, 그 안으로는 소리를 이해하는 방식의 차이에 근거하고 있다.
이처럼 소리의 방향성부터 확연히 다른 지점에서 접근하는 오데드 추르의 이번 앨범은 그의 ECM 데뷔작이었던 [Here Be Dragons]부터 전작 [Isabela]까지 함께 했던 퀄텟 멤버-니타이 허쉬코비츠, 페트로스 클람파니스, 조나단 블레이크-에서 드럼 연주자인 조나단 블레이크가 빠지고 시라노 알메이다가 합류했다. 더 깊은 명상과 즉흥의 영역에 들어선 앨범 [My Prophet]은 ‘Epilogue’에서 시작한다. 45초의 짧은 곡은 오데드 추르 특유의 블로잉으로 채워져있다. 어떤 의식처럼 느껴지는 이 호흡은 앨범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준다.
이어지는 ‘Child You’의 출발은 리드미컬하다. 구부러지고 휘어지는 음 사이사이에 시라노 알메이다의 드러밍이 자리한다. 인트로에서 소리들이 하나의 점으로 결합하는 에너지를 들려주고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멜로디를 쌓는다. 약한 세기의 블로잉에서 특히 반수리나 플루트처럼 느껴지는 오데드 추르의 소리는 강한 블로잉에서 또 다른 에너지를 만들어내며 퀄텟 멤버들과 호흡한다. 많은 음을 빽빽하게 배치하기보다는 필요한 음들을 물 흐르듯 흘려보내는 니타이 허쉬코비츠의 피아노 역시 색소폰과 함께 중요한 축을 이룬다. ‘My Child’의 중반부에 이어지는 허쉬코비츠의 솔로 연주가 그 예다. 대담하게 여러 음을 묶어 리듬에 실어보내는 힘 역시 탁월하다.
‘Through A Land Unsown’의 인트로에서는 페트로스 클람파니스가 멜로디의 마중물이 되고 이후 허쉬코비츠와 나란히 간다. 오데드 추르가 이어받는다. 전곡보다 정적이지만 멜로디의 흐름에 올라타는 유연함은 여전하다. 오히려 적은 힘으로 더 많은 공명을 불러일으킨다. 앨범과 같은 이름의 ‘My Prophet’는 퀄텟의 영적인 호흡을 만끽할 수 있는 곡이다. 혹자가 이들을 두고 ‘21세기의 콜트레인 퀄텟’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듣기 좋은 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새기고 있는 멜로디는 우리의 삶만큼이나, 어쩌면 그 이상으로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