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제주의 야생화

야생화도 자원이다.

by 신창범

제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곤 줄곧 육지에서만 살다가 5년 전 다시 제주로 귀향해 살면서 올해처럼 야생화를 주목해보기는 처음입니다. 사람이 나이 들면 꽃에 빠진다더니 저도 영락없이 그 전철을 밟는 셈인가 보죠. 암튼 올 4월부터 미친 듯 야생화에 몰입해 보았습니다. 꽃 이름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다음 답사할 장소를 물색하고 그렇게 한 달여를 보냈습니다. 사진에는 다 올리지 못한 수많은 야생화를 만났고 그 꽃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드는 생각은 야생화도 훌륭한 제주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채나 벚꽃은 겨우 한 두 달이지만 야생화는 달마다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고 거의 일년 열 두 달 내내 볼 수 있지요. 오름마다 그 오름을 대표하는 야생화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남은 기간이 2년 반 정도라 그 이후에 삶의 대안을 야생화에서 찾아보고픈 개인적인 바람도 있습니다. 일단 사진 위주로 올리고 자세한 야생화 정보는 차차 다듬어 올려보겠습니다. 일단 꽃들을 보실까요?




세복수초(절물오름, 160408)


남도현호색(절물오름, 160407)


개별꽃(봉개민오름, 160408)


노루귀(봉개민오름, 160408)


뚜껑별꽃(지미봉, 160409)


살갈퀴(도두봉, 160410)


큰구술붕이(거친오름, 160411)


남산제비꽃(거친오름, 160411)



제비꽃(거친오름, 160411)



개감수(장생의숲길, 160412)


할미꽃(노꼬메오름, 160415)


꿩의바람꽃(노꼬매오름, 160415)



분홍노루귀(노꼬매오름, 160415)



홍노도라지(노꼬매오름, 160415)

4월 중순을 전후해서 노꼬메오름과 족은노꼬매오름으로 가서 야생화를 탐방해 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노루귀와 꿩의바람꽃, 홍노도라지 뿐만 아니라 세복수초와 개족도리풀, 줄딸기꽃, 개별꽃 등 제주의 봄을 리는 봄 야생화들을 일시에 대면할 수 있죠.


노랑제비꽃(물영아리오름, 160416)


솜방망이(비치미오름, 160420)


금창초(원당봉, 160421)


광대수염(원당봉, 160421)



뱀딸기(좌보미오름, 160422)


분홍 갯장구채(관곶, 160423)
창질경이(관곶, 160423)


애기달맞이꽃(관곶, 160423)



옥녀꽃대(함덕 서우봉, 160424)



뽀리뱅이(함덕 서우봉, 160424)



실거리나무(관곶, 160425)


갯완두(관곶, 160425)



제비꽃(아부오름, 160426)



세바람꽃(어승생악, 160429)



금새우란(교래곶자왈, 160430)



한라새우란(교래곶자왈, 160430)



풀솜대(교래곶자왈, 160430)



원래부터 제주의 토종으로 자라나던 것들도 있는 반면에 외래종들도 상당수가 보입니다. 이주민들이 몰려드는 지금 제주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죠. 서양 금혼초라고도 불리는 개민들레는 환경파괴종이라고 지탄을 받는 식물이죠. 1990년대 중반에 제주도로 목초 씨앗에 묻어들어온 이 녀석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무서운 번식력을 자랑합니다. 외래종이 토종을 밀어낸다고 구박하는데 이 녀석은 그냥 이 땅이 자신의 생존에 잘 맞는 귀화식물인 거죠. 제주조릿대는 제주 토종이면서도 급속히 세력을 확장해 그야말로 한라산 허리부터 목덜미까지 다 잠식해버렸죠. 그게 조릿대 잘못인가요?
인간의 기준이 아니라 자연의 기준에는 그것도 어느 한 때일 뿐 아닐까요? 제주에 이주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꽃도 사람도 원래 살던 곳이 아닌 곳에서 뿌리내려 살기에는 많은 도전과 응전이 필요합니다. 나는 어떤 삶이든 응원하겠습니다.



*이쁜 야생화라고 자신의 화단에 두고 감상하려고 몰래 캐가는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5월 야생화로 소개할 피뿌리풀이 대표적인 케이스인데요. 거의 멸종 직전입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그 아름다운 꽃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피뿌리풀을 팔고 산다는 사람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이 살고 있는 거처도 뿌리째 뽑혀서 원하지 않는 곳에 가서 살게 된다면 과연 좋아라 할까요? 제발 그대로 살던 곳에 살게 놔 두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