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제주의 야생화

출사지별 정리

by 신창범

총 82종의 야생화를 올려봅니다. 야생화 탐방은 총 19회를 나갔구요. 산과 바다 그리고 오름 등 거칠 것 없이 돌아다녔습니다. 아마 이후로도 이렇게 다닐 수는 없겠죠? 출사지별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가급적 중복되지 않게 정리한 것이며, 내년 야생화 탐방에 참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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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03, 선흘곶자왈)병꽃나무, 은난초


5월에 처음으로 만난 꽃은 인동과의 붉은병꽃나무입니다. 수형은 뿌리에서 줄기가 무더기로 올라와 위쪽이 둥그스름해지죠. 씨앗에 날개가 없어 주변에 떨어지기 때문에 병꽃나무보다 군락성이 강합니다. 그러니 울타리로 많이들 심었다고 해요. 폭풍같은 비가 훑고 간 곶자왈은 아직 이렇다할 꽃들이 보이진 않더군요. 상심해 있는데 은난초가 눈에 들어옵니다. 주로 사람 다니는 길가에 다소곳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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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04, 노로오름)참꽃나무, 큰구슬붕이, 으름덩굴꽃


5월은 참꽃나무의 계절이죠. 깊은 숲으로 들어가면 어디서나 붉게 타오르는 참꽃나무의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참꽃(진달래)와 구분해서 참꽃나무 또는 제주참꽃으로 달리 부르는데 진달래보다는 좀더 수형이 크게 자랍니다. 제주사람들은 박달래낭이라 부르기도 하더군요. 으름덩굴은 손바닥을 편 듯한 다섯 장의 잎모양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은은한 흰빛으로 피는 꽃도 보기에 좋고 가을에 바나나 모양으로 익는 열매도 인상적입니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약성분도 있죠. 큰구술붕이는 노로오름이 고지대라서 아직도 보이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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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05, 붉은오름)한라새우란, 풀솜대, 개찌버리사초


한라새우란은 뿌리가 마치 굽은 새우등 같아서 이름이 그리 지어진 것이고 금새우란과 새우란의 교잡종이랍니다.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깊은 숲에서 보입니다. 자주 만날 수는 없구요;; 풀솜대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산속 깊은 곳에 주로 서식합니다. 솜대, 솜죽대, 녹약, 지장보살, 이팝나물, 감죽, 담죽 등 풀솜대 이외에 이름도 많아요. 그 중 지장보살이라는 이름은 참 독특하지요? 춘궁기에 절에서 풀솜대나물과 곡식을 섞어 죽을 쑤어 인근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지요.

개찌버리사초는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수정하는 방식이라 곤충을 유인할 필요가 없어서인지 꽃잎이나 향기, 꿀을 만들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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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06, 높은오름)피뿌리풀, 등심붓꽃, 둥글레, 쥐오줌풀, 흰씀바퀴, 왕개쑥부쟁이, 각시붓꽃


피뿌리풀을 보기 위해 찾은 높은오름은 중산간 마을인 송당에 있죠. 높은 오름은 정말 야생화 천국같았답니다. 그렇게 원하던 피뿌리풀도 보았고 등심붓꽃이랑 흰씀바귀 그리고 이름모를 야생화들도 만났죠. 피뿌리풀은 정말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멋지더군요. 몽고에서는 잡초 취급일지는 몰라도 그래서 '풀'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지는 몰라도 제주의 오름 들판에서 만난 피뿌리풀은 '황홀' 그 자체였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멸종의 위기에 처할만큼 도채에 시달린다는 것.

그날도 어떤 사진작가들이 피뿌리풀을 둘러싸고 촬영에 여념없더군요. 꽃이 소담하게 핀 바로 그 옆에 어린 피뿌리풀이 두 개체가 자라고 있었는데 밟히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그래요. 높은오름에 피뿌리풀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이 포스팅으로 도채정보를 얻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도채하면 대를 이어져 내려오던 핏줄이 끊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몰래 캐내가는 사람에게도 그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저주'를 오늘 걸어놓고 왔습니다. 제발 있는 그대로 놔 두시기를;;;;

쥐오줌풀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신경안정제랍니다. 프랑스에서 한 해 50톤 이상의 쥐오줌풀이 소비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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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08, 돌오름) 줄딸기꽃, 풀솜다리, 덜꿩나무 꽃


'백작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달려간 돌오름에선 기대했던 꽃은 못보았지만 한라산 둘레길의 일부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사진은 안 올렸지만 참꽃나무를 참 많이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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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09, 조천대섬)전동싸리, 갯완두, 갯까치수염, 붉은장구채, 창질경이, 갯메꽃, 말똥비름, 멀구슬나무꽃


제주 시내 동쪽에 신촌과 조천를 가르는 대섬이 있습니다. 말이 섬이지 차로 들어갈 수도 있죠. 예전엔 물론 섬이었겠지만 바다로 툭 튀어나간 지금의 모양 때문에 주변은 독특한 지형을 만들어 냈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야생화들이 자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지난 4월 야생화에 소개한 관곶과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암튼 새로운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양장구채 뿐만아니라 이번엔 화려한 색깔의 붉은양장구채꽃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갯메꽃이랑 갯까치수영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구요. 말똥비름 꽃도 이쁘고 멀구슬나무 꽃은 왜 이렇게 멋진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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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1, 알뜨르) 백양더부살이, 국화잎아욱, 가시엉겅퀴, 수염패랭이, 벌노랑이


알뜨르는 가기전에 생각했던데로 미나리아재비가 군락을 이루어 들판을 덮고 있었고, 등심붓꽃은 생각만큼 세력을 확장하진 못하고 있었습니다. 엉겅퀴벌판을 노랑게 물들인다고 해서 벌노랑이라 이름 지어진 꽃은 군데군데 노란 카페트처럼 깔려 있더군요. 철이른 국화잎아욱이랑 수염패랭이꽃도 보이고 그렇게 원했던 '백양더부살이'도 찾아내었지요. 쑥의 뿌리에만 기생해서 산다는 백양더부살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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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2, 사라봉+별도봉) 각시갈퀴나물, 자주황기, 염주괴불주머니, 인동초, 개망초, 실거리나무, 나도마름아재비, 벼룩나물, 왜당귀


제주시 원도심 동쪽에 있는 사라봉과 별도봉의 야생화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어렸을적에 놀이터였던 곳이죠. 출발점은 산지등대가 있는 곳. 거기서 별도봉과 사라봉이 이어지는 곳으로 가서 사라봉 정상으로 올라가고, 계단을 타고 내려와서 모충사를 끼고 돌아서 다시 별도봉 정상으로 간 다음에 곤을동으로 내려갔다가 산책로를 따라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 걸음으로는 대략 11,000보. 익숙해진 야생화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야생화를 발견하는 기쁨도 누렸지요.

암튼 별도봉에서 이른 봄에 '산자고'를 보지 않았다면 야생화탐방은 시작도 안했을 겁니다. 갈 곳 몰라 헤맬 때마다 찾아나서면 또 길을 보여주는, 저에게는 고마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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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3, 문석이오름+동검은이오름)점나도나물, 풀솜나물, 애기노랑토끼풀, 골무꽃, 질경이, 떡쑥, 이질풀


문석이오름과 동검은이오름은 연이어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한 곳입니다. 백약이오름 밑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가면 됩니다. 제주의 오름들은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이죠. 오름 능선에서 또는 숲 사이에서 그리고 오름 밑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꽃들이 다 다릅니다. 골무꽃과 이질풀을 처음 만났는데 너무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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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7, 한라산 영실코스) 산철쭉, 세바람꽃, 흰그늘용담, 노랑제비꽃, 설앵초


설앵초는 말로만 듣다가 직접보니 정말 멋지더라구요. 만개한 철쭉을 못 본 것 정도는 한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등산로 초입부터 나타난 세바람꽃은 구상나무 군락까지 절정의 꽃시위를 하고 있었고 1300고지 이상부터는 노랑제비꽃이 그리고 흰그늘용담도 보이더군요. 흰그늘용담은 그야말로 왁자지껄하게 피어 있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 그러다가 윗세오름 근처에서부터 설앵초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라구요. 5월 말이라 하더라도 철쭉은 만개할 것 같지는 않고 5월을 넘기면 설앵초는 끝일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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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8, 봉개 민오름) 박새 꽃, 쪽동백, 흰여로, 바위수국


민오름은 매번 갈 때마다 실망을 안시키는 오름입니다. 산수국이 나타나기 전에 보인다는 바위수국도 보이고 쪽동백도 보았네요. 박새는 이제 꽃망울을 마음껏 터트리고 있었구요. 민오름 하산길에 새우란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으니 4월말에 정도에 가 보시면 다양한 새우란을 감상할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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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9, 물메오름) 배암차즈기, 뱀딸기, 덩이괭이밥, 수련, 광대나물.


제주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수산봉이 있습니다. 물메오름이라고도 부르지요. 엉겅퀴, 덩이괭이밥, 애기노랑토끼풀, 개망초, 인동초, 수련, 말똥비름, 각시갈퀴나물, 광대나물, 갯장구채꽃 그리고 곰보배추(배암차즈기)꽃. 생각보다 다양한 야생화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암튼 5월 중순이 넘어서면서 점점 더워져서 탐방이 쉽지 않네요. 얼굴은 새카맣게 익어버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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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0, 비자림+월정리 해안) 좀가지풀, 바위채송화, 때죽나무꽃


혹시 비자림에서 석곡을 볼 수 있을까해서 갔는데 아직은 보이지 않더군요. 대신 초입부터 골무꽃을 만났고 때죽나무의 아름다운 꽃들을 보았지요. 민오름에서 만났던 좀가지풀도 다시 재회하고 내친김에 바다로 달렸죠. 월정리 바닷가에는 갯까치수영이랑 갯완두도 아직 만발이로군요. 숲에서 다시 바다로 순간이동 할 수 있는 제주는 그야말로 요즘이 최고죠. 바람만 덜 분다면 바다에서 수영도 가능할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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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2, 낭끼오름+수산한못) 노랑붓꽃, 찔레꽃, 송이고랭이


2010년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된 수산리의 자연생태탐방로 중에 2코스를 가 보았습니다. 일전에 한 페이스북 친구의 사진과 글에서 좋은 인상을 받아서 내심 기대가 컸죠. 암튼 낭끼오름을 올랐고 수산 한못을 보았습니다. 애초 계획은 1, 2코스를 다 돌 계획(5시간)이었으나 반도 제대로 못하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코스를 제대로 찾을 수가 없어서 갔던 길을 되돌아 나오기를 수차례;;;

탐방안내센터(비어있슴) 근처에 배모양의 구조물로 만들어진 전망대와 그 근처에만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정작 탐방로에는 얼씬거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안내표시도 제대로된 것이 하나 없으니;; 심지어 낭끼오름에 올랐더니 수산 한못으로 가는 방향 표지판은 없고 내려가면 팬션이 나온다는 안내판만 보이더군요. 어떻게 우수마을로 지정된 거죠? 아직 10년도 안 지났는데 어떻게 안내표식 하나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거죠? 마을 사업이라고 예산만 따내고 제대로 일은 안한거 같습니다. 생태트레일 코스라고 외국인들을 데려갔다가 망신만 살 뻔 했습니다;;; 역사, 문화, 생태자원이 아무리 우수해도 이런 식으로는 안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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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5, 효명사) 붉은바위취, 나도수정초, 노루발


제주시에서 5.16도로 타고 넘어가면 한라산 끝자락에 효명사로 들어가는 길이 있죠. 작은 사찰 효명사절 뒤로 물이 흐르는 계곡과 깊은 숲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인상적이죠. 난생처음으로 붉은바위취와 '나도수정초'를 보았습니다. 나도수정초는 아쉽게도 아직 꽃대가 주욱 올라와 있지는 않았고 노루발풀은 꽃망울만 잡혀 있어 조금 아쉬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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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7, 보롬왓+성읍민속마을) 붉은메밀꽃, 약모밀, 석곡


성읍 가는 길에 들린 보롬왓엔 메밀꽃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죠. 메밀축제가 5월말에는 늘 열린다더군요, 성읍민속마을에서는 보고 싶었던 꽃인 석곡을 둘이나 찾아냈지요. 석곡은 이제 끝물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야생화 탐방은 아니지만 민속마을 안을 돌며 집마당에 심어놓은 형형색색의 꽃들을 보는 재미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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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9, 신촌 남생이못+닭머르) 어리연, 수련, 모래지치


남생이못이 예전보다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수련이랑 어리연이 반겨주더군요. 여길보니 하가리의 연못이 보고 싶어지네요. 거기 연꽃도 이제 무성해졌겠지요? 남생이 못에서 바다쪽으로 조금만 나가면 '닭머르(독모르)'란 곳이 나옵니다. '머르'는 오름 중에서도 규모가 작아 약간 솟아오른 일종의 언덕같은 지형을 말하는 것이지요. 갯까치수염과 갯메꽃 그리고 모래지치, 땅채송화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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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0, 산천단+소산오름) 산딸나무, 쥐똥나무, 산수국


산천단을 끼고 있는 소산오름(宵産峰)은 고려 예종 때 송나라 호종단이 와서 제주에 있는 모든 명산의 혈을 잘라버리고 떠난 날 밤에 갑자기 솟아나 한라산의 맥이 다 죽지 않았슴을 과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산천단에서 삼의악으로 가는 길이나 관음사로 가는 두가지 트레킹 코스가 있더군요. 중간 정도인 진지동굴까지만 다녀왔습니다. 산딸나무와 때죽나무가 인상적이었고 수국 오솔길은 6월부터는 정말 수국수국할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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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1, 말미오름) 홍노도라지, 송엽국, 이름모를 풀;;;


땅 끝에 위치하고 있다하여 말 미(尾)라는 이름을 붙여 말미오름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생긴 모양이 됫박 같이 생겼다하여 말 두(斗)를 써서 말산봉(말선봉),두산봉(斗山峰)이라 부르기도 한다는 군요. 환경부가 특정 야생 식물로 지정한 왕초피,개상사화가 식생하고 있으며 참억새와 야고 등도 집단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고 있다는데 아직 철이 아니라서 볼 수가 없었구요. 암튼 내려오는 길에 마지막으로 만난 송엽국을 보며 '귀화'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언젠가는 송엽국도 더 이상 외래종이란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 때가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