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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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7년 차 제주살이 하면서 '산자고'라는 식물이 토종 튤립이라는 사실을 안 건 딱 1년도 안됩니다. 이젠 언제 피고 어디에 가면 많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지요. 발 밑에 분명히 피고 지고 있었는데도 전혀 몰랐던 것은 관심이 없었던 거죠. 지금은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겼습니다. 가장 많이 들여다보는 책이 식물도감이 될 정도이니 변화를 실감합니다.

중독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꽤나 많은 시간을 야생화를 찾아다니는데 할애합니다. 야생화를 찾아다니면서 늘 하는 혼잣말이 하나 생겼습니다. "그래. 이번에 못 보면 내년에 보지 뭐." 원하던 꽃을 못 찾아내면 실패가 아니라 운이 없거나 경험의 부족으로 돌립니다. 예전엔 원하던 것을 못 얻었을 때는 바로 자책 모드로 돌변했거든요. 암튼 그것도 변화라면 변화입니다.

전에는 타인을 바꾸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고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도 아닌 남을 바꾸겠다는 무모함을 어떻게 그렇게 오래도록 견지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은 그저 나 자신의 변화를 즐겁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고개 숙여 땅을 보고 살 수 있게 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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