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孤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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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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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고립은 원치않는 강요에 의해 나타납니다. 아주 어렸을 때 두번씩이나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 했던 분리불안은 치유되지 않은 트라우마로 내 삶을 제약했지요. 그것은 지독한 고립감이었습니다. 제주로 이주한 어떤 이는 자신의 선택을 '자발적 유폐'라 표현하기도 했는데 그 선택의 이면엔 '어쩔 수 없슴'이 있을 듯도 합니다.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고립은 고통을 수반하죠.

물론 고통스럽지 않은 고립도 있어요. 은둔(隱遁)이 그런 경우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집착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제약이 있긴하답니다. 고통 속에서 무력하게 죽어가는 대신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있긴합니다. 그것은 독립(獨立). 그렇습니다. 홀로서기!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서정윤의 시 '홀로서기' 중에서)

시인이 말하듯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홀로서기>을 익혀야 고립에서 독립으로 인생을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원치않는 고립에 처했을 때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첫단추입니다. 죽을 힘을 다해 스스로를 사랑해 보는 것. 그러니 지금 고립감을 느끼는 것은 선물 같은 것일지도 몰라요. 자신을 사랑할 기회를 얻은~.

덧)그림은 제주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렸던 박주우 작가의 개인전 중 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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